때는 2013년 2월 겨울,
한파에 폭설까지 내려 한창 추운 시기에 사건은 일어났습니다.
애인없는 인생 = 살아온 시간의 자랑스런 친구 A는 추워죽겠는데 뭐가좋은지 꺆꺆거리는 연인들 때문에
빡쳐서 몹시 심통이 난 나머지 전화를 걸어 다음과 같은 요청을 합니다.
"야, 뭐 좀 달달한 애니메이션 없냐?"
"따끈따끈 베이커리."
"아 진짜. 그런거 말고, 거 다른 의미로 달달한 거 있잖아."
"다른 의미 뭐?"
"아 그니까, 그 뭐 있잖아. 좀 왜 여자랑 남자랑 좀 그러면서 달달한거."
"…야애니는 나도 잘 모르는데."
"…아니 그런거 말고, 그냥 좀 서정적인걸로."
"그니까 소나기 같은 그런 내용?"
"어, 그런거."
"건담 MS08소대, 그거 괜찮던데."
"아니 메카닉 나오는거 말고."
메카닉이 안들어가면 역시 학원물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저 역시 학원물, 연애물은 잘 안보는지라 한참을 생각하다가
"좀 오래 된거긴 한데,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뭐? UFG의 여름?"
"아니 식빵 그건 훈련이고."
그렇습니다.
저도 책으로 밖에 본 적은 없지만, 애니메이션도 나왔다는 말을 들었기에 이거라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추천했던 것이
바로 이 비극적인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그렇게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준지 몇일 뒤
제목이 길고, 오래 된 애니메이션이었기에
"뭐였더라, 무슨 하늘이었는데."
제대로 된 명칭이 기억이 나지 않았던 친구는 당시 들었던 단어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로
비슷한 애니메이션을 찾아보게 됩니다.
요스가노소라(인연의 하늘)을.
아아니 어떻게 6화 짜리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줬는데 12화 짜리를 찾은건지
거기다 난 분명히 이리야라고 말까지 해 줬는데
그게 어떻게 요스가로 바뀌었는지
그리고 분명 검색하는 과정에서 19세 인증이 떴을텐데 왜 그건 무시했는지
그건 친구가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한껏 기대에 부풀어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했지만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는지, 아니면 애니메이션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약간 지루했던 친구는 2화까지 보다가 잠들고 말았고
거실에서 각종 기괴한 소리가 나던 것을 이상하게 여긴 어머니가 돌아와 11화의 마지막을 감상하신 후
다 큰놈이 주책이라며 죽지 않을만큼 얻어맞고 잔소리를 들었다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상한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줬다는 이유로
근 한달이상 친구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답니다.
다 큰놈이 주책이라며 죽지 않을만큼 얻어맞고 잔소리를 들었다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상한 애니메이션을 추천해 줬다는 이유로
근 한달이상 친구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답니다.
끝.
PS. 11화 스샷을 올릴려고 했더니 너무 선정적이라-_ - 올리기가 좀 그렇군요
확인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구글 이미지 검색을 활용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