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베는 디즈니와 통했을까?
최근 '일간베스트 저장소'의 한 누리꾼이 < 겨울왕국 > 의 주인공 엘사와 박근혜 대통령이 닮았다는 글을 올려 주목을 끌었다. 그는 < 겨울왕국의 여왕 엘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너무 닮았다 > 는 글에서 "이 에니('애니'의 오타인 듯)를 보면 노무노무(일베식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는 점을 양해 바란다) 레이디 가카(박근혜) 생각이 난다. 공주로 태어난 엘사는 어머니 아버지로부터 늘 착한 아이로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가르침을 받는다'가 맞다). 이는 원조 가카(박정희)의 엄한 가르침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엘사의 어머니 아버지는 자식들만 남겨놓은 체(오타다. '채')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 역시 같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쫓겨나고 세상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건 뭐 레이디 가카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동생과 그의 남친은 온갖 역경 속에 엘자('엘사'다)를 찾아가 돌아갈 것을 권한다. 레이디 가카의 정계 입문을 의미한다"는 기상천외한 해석을 덧붙였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엘자('엘사'라니까!)마저 사라져버리니 세상은 온통 얼어붙는다. 이는 좌빨들이 점령한 세상을 의미한다. 레이디 가카는 그저 원칙을 지켰을 뿐인데, 왜 종북좌빨들이 비명들을 지르는 거노?"라고 통탄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은 '애국보수의 아이콘'이라는 변희재씨도 트위터로 인용할 만큼 일베의 세계에서는 화제가 되었다.
물론 디즈니는 '레이디 가카'를 염두에 두고 < 겨울왕국 > 을 제작하지 않았다. 엘사에게 '레이디 가카'의 향기를 느끼는 것은 지구상에 오직 일베인들 뿐이다. < 겨울왕국 > 의 '레이디 가카'는 일베인들의 지독한 이념편향과 가카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빚어낸 정치적 환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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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극우보수주의자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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