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미 토목기사 왓킨스 잡지에 29가지 미래상 제시 모기·파리 멸종은 빗나가 “100년 뒤 중국에서 전쟁이 나면 몇 시간 뒤 생생한 현장 사진이 해외 신문에 실릴 것이다. 총천연색 사진도 등장할 것이다. 무선 전화와 통신망이 전 세계로 깔린다. 대서양 한가운데 있는 남편이 시카고의 아내와 통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900년 12월 미국의 여성잡지 레이디스 홈 저널(Ladies’ Home Journal)에 실린 ‘향후 100년간 일어날 일들’이다. 존 엘프레스 왓킨스라는 이름의 미국인 토목기사가 쓴 이 글은 21세기 우리 삶을 족집게처럼 맞혔다. 100년 이상 묻혀 있던 이 글이 최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소름 끼치는 예언’이라며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31일 이 잡지의 자매지인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SEP)가 “29가지 예언 중 상당수가 들어맞았다”며 소개하면서다. 영국 BBC는 11일 인터넷판에서 왓킨스의 100년 전 예언 가운데 오늘날 실현된 것 10가지와 들어맞지 않은 것 4가지를 추려 소개했다.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전화는 ‘디지털’이나 ‘모바일’이라는 명칭만 없을 뿐 장거리와 무선이라는 핵심 개념으로 제시됐다. 덕분에 중국에서 찍은 사진을 몇 시간 만에 서구 신문에 싣게 된다는 것이다. 일주일 이상 걸리던 당시로선 담대한 상상력이다. TV도 마찬가지다. 왓킨스는 “한쪽엔 스크린, 다른 한쪽엔 카메라가 연결돼 세계 현장을 즉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 다.
더러는 엇나갔다. “알파벳 가운데 C, X, Q는 쓸모 없어서 안 쓰일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통용된다. “모든 사람이 매일 10마일(약 16㎞)을 걸을 것”이라는 예상은 교통 발달과 보조운송수단(무빙 워크 등)으로 인해 빗나갔다. “시내의 모든 차가 지하나 고가로 다닐 것”이라고 한 것도 대부분 도로로 다닌다는 점에서 예측 실패다. 모기와 파리가 없어질 거라 했지만, BBC는 “그런 일은 2100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