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혼자서 스마트폰에 끄적거리며 일기는 자주 쓰는 편입니다.
오유에도 몇번 글을 남기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문뜩 글올리는게 부끄러워졌습니다
저 혼자의 괴로움이고 별 볼일없는 감성 팔이로 여러분들께 응원을 구걸 한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전에 썼던 일기들과 회원분들의 응원 댓글을 곱씹으며 열심히 1년정도 살았습니다.
항상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근황을 알리지 않는것이 더 죄송하기에 긴글을 또 씁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은 잘하고 왔습니다.
딸아이에게 좋은 추억 만들어주고 싶었기에 아이를 안고 같이 뛰고 싶다고 주체측에 말했지만
성화 봉송로에는 주자외에 들어올수 없다고 거절 되었습니다.
대신 성화봉을 오십만원 주고 사왔습니다.
누군가가 성화봉을 몇십년 보관하다가 팔면 돈이 된다고 했습니다.
딸아이가 커서 시집갈때즈음 되서 꺼내 보여주고 혼수로 보네려합니다.
좋은 기념품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5살 딸아이는 부쩍 자랐습니다.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게 아쉬울정도로 쑥쑥 큽니다.
매년 감기를 달고 살던 아이였는데 작년부터 지금까지는 병치레 한번 없이 잘 자라주었습니다.
아프지 않아서 너무 고맙습니다.
하루는 차를 타고 큰길가를 지나고 있을때 아이가 말합니다.
'아빠! 나 애기였을때 저기 갔었지?'
아이가 가르키는곳을 보니 큰 대학 병원입니다.
'음.. 그랬던가?'
하고 생각해보니
두돌 조금 지났을즈음 아이가 뜨거운 국물에 손을 빠뜨려 응급실을 갔었습니다.
조금 수포가 생기는 정도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아빠에게는 큰일난것처럼
허둥거리게 만드는 사건이었습니다.
'나 아기였을때 저기가서 손에 붕대 감고 막 그랬자나~ 아빠 기억안나?'
아이의 말에 저는 당황합니다.
아이는 우리가 아는것보다 어릴적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리니까 모르겠지.. 기억 못할거야.. 라는 생각은 참으로 바보 같았습니다.
아이는 모든것을 보고 듣고 기억합니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합니다.
아이에게 아빠와 둘이 사는 지금이 슬픈 기억으로 남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어른으로서 아빠로서 미안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행복한 기억만 줄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주말만 되면 쉬지 않고 어딘가에 갑니다.
'더우니까 아이들도 힘들잖아..'
는 쉬고 싶은 어른들의 핑계 입니다.
아이의 체력은 무제한이기에 어디든 나가면 좋아하고 뛰어다닙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는 배터리 떨어진듯 골아 떨어집니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행복을 느낍니다.
오늘 하루도 아이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물합니다.
딸아이가 아빠와 함께한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라고 기억되길 바랍니다.
딸아이를 빼면 제 하루하루는 크게 의미 없음을 느낍니다.
아이가 아이 엄마와의 1박 만남을 위해 제곁에 없으면
전 그저 눈떠지는 대로 일어나서 할일 없이 눈만 껌뻑이다 하루를 보넵니다.
주변에선 아이가 없을때 여행을 가든 누굴 만나든 머든지 하라하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어디든 가면 엄마 아빠 손잡고 나들이하는 가족들이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 평범한 것 조차도 저에겐 너무도 부러운 일이니까요.
누군가 제게
''네가 틀렸어!''
라고 말해주길 바랬는지 모릅니다.
아내의 외도가 너의 잘못이기에 네가 빌어서라도 아내를 다시 데려와
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평범한게 너무 부럽습니다.
곁에 있을때 소중히 하지 못했던 제 잘못이 너무도 큽니다.
배우자 그리고 아이에게 눈을 마주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사랑한다는 말은 천번 만번을 해도 아까운 말이 아닌것 같습니다.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540일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