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가 좌편향적이기 때문에..."

역사는 기억의 전쟁이다. 역사가는 어떠한 사실이 기억되길 원하며 텍스트를 기록한다.  이 과정에서 역사가의 견해에 따라 사실은 '편향'될 수 밖에 없다. 사실만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때문에 여러 기록물,재현물을 가지고 사실을 탐구하는 것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며, 이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역사의식 함양의 출발점일 것이다.


 그들이 '좌편향'되었다고 말하는 교과서는 이러한 사실을 탐구해온 한국사학계의 연구 결과물 중 일부일 것이다.(거기에 교육부 압박이 매우 가미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기억의 독점이다. 이는 전근대사회에서 하던 방식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의무교육을 통해 독점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편향되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만을 기술하겠다고 하지만, ('객관적 사실'의 서술여부가 가능한지를 떠나) 국가가 기억을 독점하는 한 이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이는 역사가 말해주고있지 않는가

 정부가 원하는 것이 정말 편향되지 않고 건강한 역사의식이라면 교과서를 국정화하고 기억을 독점할 것이 아니라, 현 검정제에서도 상당히 침해되고있는 교과서 제작 자율을 더 허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