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 적어봅니다
남규리 씨를 비판하기 위한 글이 아닌
단순하게 무릎선수의 실력이 낮게 취급받는게 안타까운
일개 철권유저의 글이라고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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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남규리는 연예인이라 시선을 주목받는데 익숙하다해도
게임무대에 서본 것이 처음이라 많이 주눅들어있다고치고
무릎은 선수인만큼 그런 패널티가 없다고 봅시다
또 남코측에서 남규리의 연습을 위해 기기를 대여해줬었고
선수측에도 대여해줬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대회 중 냉면성인 선수가 남규리와 같은 캐릭터를 사용하였는데 운영에 있어 꽤 능숙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보통 신캐릭터는 불익숙해서 잘 다루지못했을 것이다라는 얘기가 있지만
사실 철권은 거의 모든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운영체계는 유사하며
커맨드 구조 또한 비슷하기때문에(간류,카포 등등의 이질적인 캐릭터는 제외)
몇몇 캐릭터에 익숙하다면 다른 캐릭터를 익히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원투,왼어퍼의 프레임구조
풍신류의 풍신스탭
컷킷 or 오른어퍼
등등 어느정도의 차이점이 있는 한도 안에서
조작체계가 유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철권은 타 격투게임처럼 캐릭터마다 조작체계가 완전히 다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실전에서 써먹을정도로 다루려면(콤보 넣다가 당황해서 커맨드를 까먹지 않는 정도라면)
한두시간의 연습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매뉴얼이 있다면 더더욱 시간은 단축되기때문에
신캐릭터이기때문에 잘 다루지못했다 라는 이야기는 그다지 변명이되지않는 말입니다
왜냐면 무릎선수는
동급의 선수가 아니라면 어느정도 수준의 일반 유저들은 전부 원투만으로도 피 반도 안깎이고 떡실신 시킬만한 실력이 되기때문입니다
필자가 6BR시절 노랑단이였는데( 보통 중수수준) 냉면성인님에게 짤짤이만으로 뼛속까지 능욕당한 적이 있어서 장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철권은 1프레임(60분의 1초) 단위로 숫자싸움이 오가는 게임인데
경기중에서 무릎 선수는 경기도중
딜캐 (상대방이 내민 공격을 가드했을때 후딜레이 시간 안에 공격을 확정으로 집어넣는 행위)를 거의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무리 신캐릭터라고 해도 이상한 행동방식이였거든요
무릎선수는 원래 저 몇 안되는 프레임 사이에
탈 인간급 반응속도로 기술 쑤셔넣는걸로 유명한 선수였고
대놓고 허술한 상황을 그냥 보내준다는건 기존의 철권유저들 입장에서는 매우 말도안되는 행동이였습니다
철권의 최상위 난이도의 테크닉인 도젯을 무릎선수가 실전에서 다루는 영상입니다
위 캐릭터인 브라이언은 도발(모션)으로 상대방의 가드를 부실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렇게 가드를 부실경우 16프레임의 이득이 벌리며
그 안에서 단 1프레임의 오차도 없이 64RP를 입력할시 가드를 무시하고 제트어퍼(상대를 뛰우는 기술)을 맞출 수 있습니다
보통 이 영상을 보고있는 비 철권유저들 대다수가 수십번을 따라해도 단 한번을 성공시키기 어려울거라고 장담할 수 있으며
실전에서도 이를 벽앞에서라도 제대로 다루는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면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실패했을경우 패널티가 크기 때문입니다
실전에서 저게 하고싶다고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필드에서 도젯을 성공시키는건 모든 브라이언 유저들의 로망입니다
(모 LOL 유저의 대회에서 보여줬던 리신의 신들린 와드타기 이상으로 다루기 어렵습니다, 그건 연습하면 되지만 이건 연습해도 안되거든요 )
근데 무릎선수는 필드에서의 도젯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어쩌면 유일한 사람입니다
무릎선수는 프레임을 날카롭게 다루는 것에 있어서는 철권에서 최고의 선수라고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상을 보면
압박을 들어가야하는 상황에 앞뒤로 스탭만 밟으며 (무릎선수의 플레이스타일은 철저한 압박플레이입니다, 당해보면 멘탈 제대로 부셔져요.. )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것이 보이며
뭔가 기술을 내놓을라치면 귀신같이 레버를 앞으로 당겨서 실수로 맞은 척 배려해줍니다
또한 기술을 맞춰서 프레임을 이득 본 상황에서 계속해서 압박을 이어갈 수 있음에도
신사답게 뒤로 물러납니다
원래 자신보다 하수인 상대와 싸울 때
다른 사람이 못알아체게끔 봐주는게 정말 어려운 일인데 무릎선수는 그걸 할 능력이 됩니다
또한 1라운드를 보면
레이지아츠(필살기)를 막은 후 한방에 끝낼 수 있는 상황을
굳이 끝내지않고 짤짤이로 두번으로 나누는 것 또한 보여줍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배려입니다 (하수층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지만 프로들 앞에서 저런 실수 한번은 체력 절반 날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2라운드 초반을 보면 흘리기(상대방 하단 기술에 맞춰 레버를 중하단으로 밀면 상대를 넘어트릴 수 있는 기능)
를 한 후에
훨씬 아프게 때려넣을 수 있음에도
정말 미세한 데미지만 주는 배려를 볼 수 있습니다
기존 시리즈의 철권이라면 모를까
철권7에서는 흘리기가 대폭 강화됬기 때문에 위 데미지의 2배는 때려박을 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멀리서 주춤거리기만 하다가
남규리의 캐릭터가 큰 기술을 날리기 전에
꿈틀거리는 타이밍을 귀신같이 포착해서 일부러 앞대쉬를 하며 맞아주는 것 또한 볼 수 있습니다
또 무려 잡기를 풀지 않습니다
철권7에서는 잡기를 풀기가 기존 시리즈보다 훨씬 쉬워졌는데
잡기 한 번 걸리는걸 참 보기 힘들던 무릎선수가 잡기를 풀지않고 잡혀줍니다
신캐릭터라서 모션이 신선해 적응되지 않았다고 쳐도
멀리서 달려오지만 앞에서 스탭만 밟는다 - 안닿을 거리에서 견제를 하는 척 하다가 잡혀준다 - 풀지 않는다
라는 것은 무릎선수의 평상시 경기진행과는 완전히 다른 플레이입니다
또 대놓고 보이는 필살기(레이지아츠X)를 굳이 일부러 맞아주기까지 합니다
철권 내에서 필살기를 넣는 경우는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벽에서 심리전을 통해 상황을 만들고 도박으로 넣는 경우 외에는
필드에서, 그것도 꽤 멀리있는 상황에 필살기를 쓰는 상황은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걸 뒤로 레버 툭 하면 피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앞으로 와서 맞아주기까지 합니다
여튼 이런 방식으로
3:2 상황까지 가도록 끈임없이 계속해서 배려를 해줬습니다
또한 그냥저냥 봐주면서 하다가 마지막에 당황에서 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이는 전혀 말도안되는 이야기입니다
2:2 마지막 상황에 남규리 선수가 필살기를 쓴 후에 레이지아츠를 사용하는데
1차적으로
무릎선수는 필살기를 피한 후에 제대로 된 딜캐를 넣지 않았고
2차적으로
무릎선수는 뻔히 보이는 레이지아츠를 막지않고 맞아줬습니다
레이지아츠는 카운터로 화면이 클로즈업되며 시간이 느려지기때문에
카운터로 사용한다면 모를까
일반적인 상황에 사용한다면 그냥 보고 레버 뒤로 땡기면 막아집니다
하지만 무릎선수는 고의로 막지 않았습니다
그냥 저거 막고 한대만 때려도 이기는 상황에
일부러 아슬아슬하게 계속해서 체력바를 비등비등하게 만든 뒤
남규리가 이기도록 마지막 공격을 맞아줘
고의적인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냈습니다
대강 이런 배려가 경기에 전체적으로 깔려있었는데
남규리선수가 무릎선수에 필적할 정도로 잘했다는 이야기에 조금 서글프네요...
객관적으로 보면 남규리의 플레이는 녹단급은 커녕 문자단이나 될까싶은 실력이였으며
(문자단도 뛰우기넣고 콤보를 두번이나 실패하지는 않습니다)
테이와 비교할만한 실력은 절대 아닙니다(테이는 어쨋든 동네잘하는 형 수준 이상이 됩니다)
대회라서 긴장했다고쳐도
철권에 익숙한 유저라면 그다지 사용하지 않았을 운영방식을 보여줬었습니다
이는 대회를 위한 쇼맨십이였든 어느것이였든 실력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입니다
물론 남규리를 깎아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연예인이 처음나가는 대회현장에서 저정도의 운영을 보인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며
어느정도 견제를 했다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열심히 준비를(연습을) 했다는 증거입니다
보통의 쇼맨쉽과는 다른, 평상시에도 철권을 해오지 않았다면 절대 할 수 없는
"한 명의 유저" 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단지 무릎선수에 필적할 수준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남규리의 실력과는 별도로 무릎선수를 과소평가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혹 기분이 나쁘셨을 남규리씨의 팬분들에게는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평상시 무릎선수가 집중했을 때의 플레이 영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