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는 물건 중 한번도 쉽게 받아오는 법이 없고. 세번 네번 거절 후에도 꼭 가져가라 하시면 받아오는 편 .. 금전 또한 먼저 주신다 하여도 안주셔도 된다고 늘 두번 세번 말하고 난뒤에 더이상의 사양도 잘못이다 싶을때만 받아왔다.
얼마전 작은 아이가 아파 입원을 하게되어 큰 아이가 할머니 집에 보내졌다. 딱히 마트를 가도 , 백화점을 데리고 가도 충분히 시간을 두고 설득을 하면 잘 알아듣는 아이인데..
할머니와 같이 나선 쇼핑에서 할머니 말씀으로는 아이가 예쁜것을 보면 멈춰서서 "사달라고 징징거리고 안된다 하면 삐- 울어버리고 , 야시(여우)도 보통 야시가 아니다. 아 밑에 꾸미는게 뭐 이래 비싸고 많노. "
구두며 가방이며 원피스에 티셔츠 치마까지. 엄마 눈에는 안 차지만 , 나름 비싼 돈 주고 사셨다는 옷 한보따리... 기십만원어치를 받아든 내게 꽂히는 말이었다.
"어머 정말요? 잘 안그러는데.. 네 ;; " 하고 웃어보려고 하지만 왠지 애한테 옷 한벌 제대로 안 사입힌 애미가 된것도 같고. 애한테 염치나 사양같은걸 가르치지 못한 애미인것도 같아서 괜히 뿔이 났다.
집에와서 보니 디자인은 아이가 좋아하는 반짝이와 핑크핑크 , .. 이보다 나은걸 인터넷이나 내가 직접 사러 다녔다면 그에 반값으로 샀을것인데... 이런걸 몇만원씩 주셨다니 ... 싶어 또 한숨이었다.
잘 봤다고 정리해서 넣어두었다고 전화 드리니 , 내가 돈을 얼마를 썼는지 아느냐. 아이가 사치가 좀 있더라 애 옷 헌거 다 버리고 내가 사보낸 옷 입혀라 비싼 옷이다 등 또 우다다 말씀이 길어지신다.
나의 어릴적 모습을 생각해본다면 나는 썩 무언가를 욕망하는 아이가 아니어서, 그 흔한 인형도 말 못하는 시절에 받은 몇개를 제외하면 없었다. 취학 후에는 가끔 야구선수 카드 정도나 모았을까. ..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옷을 안사주진 않는데. 고가의 명품 브랜드 옷은 물려받아 입히고, 인터넷과 마트, 아울렛이나 직구를 통해 계절별로 서너벌 이상은 사서 입혔다. 가끔 선물로 옷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서 우리집에서 옷이.제일 많은 순서라면 큰아이 >작은아이 > 아빠 >엄마 순이다.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 아쉬워하고 있는데 정말 엄마취향은 아닌 (;) 유치찬란한 옷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나왔다.
아이에게, 앞으로 남에게 (특히 친가 할머니 할아버지) 절대 뭘 사달라 하면 안된다고 일러두긴 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