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을 상징하는 이 반의 아이들은 항상 일관된 선택을 합니다. 강한 편에 붙는 거지요.
그래서 한병태와 엄석대가 갈등을 벌일 때 엄석대의 편에 섭니다.
심지어는 5학년 담임선생님과 엄석대가 갈등을 벌일 때에도 엄석대의 편에 섭니다.
5학년 담임선생님이 보호해 주겠다고 아무리 말해도 엄석대가 더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에서 주목할 표현은 36페이지의 '별로 비겁한 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 없이'라는 부분입니다.
이처럼 작가는 비겁한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한병태의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급함을 못 견디고 한병태가 선을 넘게 되자 그 동안 방관만 하던 엄석대도 마침내 태도를 바꾸어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병태는 '그때까지는 짐작일 뿐인 석대의 잘못'까지도 사실인양 5학년 담임선생님께 일러 바칩니다.
이는 후반부에서 6학년 담임선생님이 석대의 잘못을 아는 것이 있으면 고발하라고 했을 때 혼자서 끝까지 모른다고 잡아 때는 모습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한병태는 아이들이 엄석대의 지배 아래서 고통스러워하고 있고, 누군가 그들을 해방시켜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한병태에게 반을 이끌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엄석대가 계속 급장을 하고, 반도 전교 일등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병태가 모처럼 개혁의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치단결해서 개혁을 좌절시킵니다.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는 한병태를 응징하죠.
아마도 이것이 작가가 바랬던 6월항쟁의 결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내용은 다음 회에서 계속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38페이지에서 엄석대가 윤병조에게 라이터를 돌려주며 '애들은 그런 거 가지고 노는 게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같은 학년끼리 말이죠.
여기서 엄석대가 자신을 다른 아이들보다 얼마나 우월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