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너무 속상해서 쓰는 속풀이 글이에요.
얼집 다닌지 1년인데 세번의 상담때 계속 같은 문제로 지적받았어요.
아이가 산만하고 기다리는걸 못하고 일년동안 얼집 스케줄에 적응하지 못한대요.
놀다가도 일정 시간되면 치우고 밥 먹고 해야하는데 활동을 전환할때마다 떼쓰며 거부하고 무시한대요.
호명반응도 약했고 눈맞춤도 잘 안됐는데 그건 조금 좋아졌지만 여전히 불러도 잘 안보고 대답도 잘 안하고요.
선생님이 지나가거나 부르면 일단 도망간대요.
사실 집에서도 그래서 아이와 소통이 되는 느낌이 전혀 없어요.
친구들에게도 선생님에게도 많이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심리상담을 권하셨는데 그 말 듣고 참 많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얼집에서 같은 반 아이들 중 세번째로 개월수는 느려서 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어요.
그래서 선생님과 상담하고 나서도 괜히 선생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아이게게 못해준게 후회도 되고 자책도 많이 했고요.
어제 센터가서 아이 심리상담을 했고, 센터에서는 치료를 권하셨어요.
33갤인데 언어도 24갤 수준이고 발음도 부정확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말도 많이 한다고요.
그리고 혼자 하는 놀이도 너무 많고 놀잇감에 관심은 많지만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모르는것 같아 보인대요.
그래서 집중하지 못하고 장난감을 늘어놓고 흥미를 쉽게 잃어버린다고요.
같이 놀아야 하는법도 모르고 관심은 받고 싶어서 눈치를 본대요.
활동성도 많고 호기심도 많은데 이런것들이 그동안 충족되지 않아서 좌절감도 쌓여있다고 하셨구요.
관찰한 바로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하셨어요.
아이는 누구에게도 무조건적으로 사랑받았던 기억이 없고 아이 속에도 화가 쌓여있대요.
그래서 거부하고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난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잘때도 먹을때도 놀때도 엄마 손에 집착하는게 불안정한 심리때문이래요.
엄마 손을 만지면서 안정감을 찾는 거라고요.
그래서 놀이치료로 그때의 기억들과 화를 풀어줘야 좋아진다고 치료 하는걸 생각해보라시네요.
근데 돌아보면 다 제탓이네요.
아이 아빠는 바쁘고 피곤해서 아이와 놀아주지 못했다고 하지만 제가 잘 돌봤다면 이러지 않았겠죠.
저는 회사 그만두고 임신해서 집에 있으면서 원래도 없던 자존감이 바닥을 쳤어요.
아이 낳고도 아이에게 잘해줘야지 하다가도 아이가 떼쓰고 투정부릴때 잘 받아주질 못했어요.
몇번을 참다가 폭발해서 아이에게 화내고 손을 뿌리치고 아이를 밀어냈었네요.
매번 아이에게 하지말라고 안됀다고 수십번 얘기하다 지쳐버렸어요.
제 그런 불안정한 감정과 행동들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상처로 남았어요.
그런 제 최악같은 모습을 다른사람에게 들으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구요.
내가 왜 결혼을 했을까. 왜 아이를 낳았을까. 차라리 어렸을때 하던 말처럼 결혼하지 말고 혼자서 살걸.
그냥 모든게 후회스럽고 고통스럽네요.
아이 아빠와 상의하고 놀이치료를 하려는데 최소 1년 이상 몇년이 걸릴지 알 수 없대요.
이제 막 둘째 임신한거 확인했는데 중간에 치료를 중단해서 아이가 또 안좋아질까봐 걱정되기도 하고
두 아이 모두 잘 키울 자신도 없어져버렸어요.
어제 하루종일 맘카페를 이리저리 검색하면서 알아보면서도 할지말지 고민 많이 했구요.
아예 얼집을 관두고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치료하는게 나을까 고민도 되네요.
아이 치료와 함께 저도 상담 받으려고 마음을 정하면서도 너무 괴롭네요.
긴 시간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내가 더 단단하고 편안해질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