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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베오베 글 보고적는 현실적인 이야기.txt
게시물ID : soda_23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본학박사
추천 : 14
조회수 : 3330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5/12/16 00: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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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입니다. 

외국가서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 문제의 글들을 보고 저도 적습니다.

벌써 4, 5년 쯤 전 이야기입니다, 저는 당시에 일본에 있었는데 어느 일본 기업이 부품을 조달할 일이 있어서 한국의 부품업체가 참가한 컨벤션에 참가를 합니다. 저는 그 일본 기업의 통역사로 고용되어서 같이 갔었죠.

당시에 몇 군데 업체를 돌아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 몇몇 관심이 가던 업체와 다시 협의를 위해서 컨벤션장에 마련이 된 상담실 같은 곳에서 업체들과 심층 토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 하나의 회사가 일본 업체가 원하는 제품을 딱 만들고 있었고 그 회사에서는 견적을 뽑아서 내일 주겠다고 해서, 이튿날에는 한국 회사의 사장이 일본 회사의 사무실에 찾아와서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국 회사의 사장이 이런 말을 웃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하더군요.

"야 씨발, 대충 그냥 이대로 계약하자 이 쪽X아" 

저는 저한테 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눈은 일본 회사측 사장을 쳐다보고 있었더라구요.

저는 물론 그 말을 통역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 귀를 의심하면서 얼어붙어 버렸거든요.

문제는 일본 업체쪽 사람 중에 재일교포 3세가 한 명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는 한국계 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사는 한국국적자인 재일교포의 경우, 일본의 사회적 여건 상 "통명(通名)"을 사용하는게 허용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이 "김"이면 "金村"라던가 "金本” 등의 성을 사용합니다. 그런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그 분이 노발대발하고 사장한테 말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뭐 그 후 결과는 뻔했죠. 바로 한국 회사 사람들은 쫓겨났습니다. 좋은 거래가 될 뻔한 걸 그 자리에서 망쳤죠.


그 후 일본 업체에는 그 쫓겨난 한국 회사의 경쟁사의 제품이 납품되었습니다. 조건도 훨씬 좋아졌구요. 그 쪽 업체는 이 업체와의 거래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일본 진출을 위해서 일본어 전공자 직원도 뽑았다고 합니다(그래서 제 일이 없어진 건 사이다 아님...ㅠㅠ)

일본 업체의 신년회나 송년회 때 오라고 해서 가는데 아직도 그 직원분과 그 때 이야기합니다.

어디를 가도 말 조심해야 합니다.... 정말 현실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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