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생소하실지 모르겠으나, 사실은 여러분도 다 알고 계시는 내용입니다. '길이 끊겨서 속절없이 기다릴 뿐이다'는 의미로, 비록 훌륭하고 잘난 분도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힘을 쓰지 못한다는 속뜻이 담겨있습니다. 헌데 이 고사가 생긴 일화가 재미있습니다.
옛날 조선시대 경기 지방에 백성을 겸손하게 섬기는 암행어사가 있었습니다. 이 어사님은 평소에 응급한 환자를 의원에 데려다주는 체계가 미흡하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이 직접 응급환자를 수송하는 수레를 타고다니면서 치적을 쌓았다고 합니다.
헌데 어느 날, 암행어사님이 남양주 고을에 순시를 갑니다. 아마 그날도 어사님이 애용하시는 응급환자 수송용 수레를 타고 가셨겠죠. 헌데 그만 그 고을 입구를 지키는 말단 파수꾼이 암행어사를 알아보지 못하고 고을 안에 들여보내주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공무수행에 급한 마음에 통관증이나 신분을 나타낼 표찰을 미처 가져오지 못한 것이죠.
그 암행어사는 무척이나 화가 나서 일곱 번이나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여보세요. 지금 내가 암행어산데, 거기 관등성명이 뭐야?" 하면서 파수꾼에게 으름장을 놓지만 결국 입장을 거절당합니다.
결국 고을 입구를 우회해서 들어갈 갈 길을 찾아보았지만 가시밭길을 지나니 길은 끊기고 흩어져서 강물만 도도할 뿐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서 그 암행어사는 강물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며 "감히 말단 관리주제에!! 내가 도지산대(道止散待)!! 도지산대!!" 를 외치며 분통을 터트리다가 결국 제 울화를 참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그리고 후에 어사대에 귀대해서 그 파수꾼을 다른 고을로 파천하도록 으름장을 놓습니다.
여기에서, 아무리 능력있는 사람도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바보가 될 수 있다는 고사가 나온 것입니다.
비슷한 의미를 지닌 말로 김문순대(禁門巡待)라고 하기도 합니다. 고을의 문이 막혀있어서 결국 순시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기다릴 뿐이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