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모쏠남인 저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정말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핸드폰의 쇼트로 인해 모든 데이터를 날리게 됐죠 ^^ 핸드폰은 산 지 2주도 되지 않은 채 운명을 달리하셨기에 백업한 데이터가 없어서 메인보드만 교체했고... 컴퓨터는 데이터 완전삭제 ^^ 다행히 올해 7월에 백업해 놓은 게 있었는데 그 하드디스크도 문제가 있어서 복구비용 6만원을 지불하고 살렸습니다 ㅠㅠ 2011년 7월부터 크리스마스 직전까지의 모든 데이터 완전삭제 ^^ 깊은 빡침 속에 오유에서 그날밤의흥분 님의 달다구리 고구마케이크 게시글을 봤습니다. 제가 평소에 고구마케이크 정말 좋아하는데 비싸서 못 사먹었거든요... 왠지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었습니다. 계속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오늘 결국 실행... 베이킹에는 손도 대지 않았던 왕초보라 만드는 데 정말 힘들었어요 ㅠㅠ 재료 : 케익시트, 생크림 500ml, 우유 100ml, 고구마 400g, 설탕 50g, 케이크시럽
사실 그날밤의흥분 님의 게시글을 보고 제일 끌렸던 게 케잌시트였거든요. 제가 빵을 만드는 데는 재주가 없어서 여러 번 망한 기억이... 게다가 지금 집에 오븐이 고장나서 빵을 못 만드는데 케잌시트만 있으면 금방 만들겠다 싶었죠. 근데 일단 저희 집 주변에 베이킹재료를 파는 상점이 없고 브랜드 빵집은 케잌시트를 안 팔더군요. 동네빵집에서 케잌시트를 구했는데 1호가 5천원, 2호가 6천원, 3호가 7천원입니다. 3호 달라고 했고 4등분 요청했습니다. 3장은 케잌으로 쓰고 한 장은 카스테라 가루만들기 용입니다. 고구마는 저 정도가 400g 입니다. 저희 집앞 마트에서 약 2천원 가량 합니다. 휘핑크림 250ml는 마트에서 2660원인데요. 그냥 저는 1000ml 6600원 주고 샀습니다(왜 그랬을까 ㅠㅠ) 케이크를 4~5개 만드실 분이나 남겨서 나중에 까르보나라를 만들거나 하실 분은 이렇게 사시구요... 저는 지금 후회막급... 처치곤란... 재료는 대체적으로 그날밤의흥분 님 레시피 2배 가량 됩니다. 아참, 케이크 시럽은 집에 원래 있던 핫케잌용 시럽이 있어서 그걸 썼습니다.
고구마를 삶습니다. 제가 볼 때 다른 과정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게 고구마 삶기입니다. 금방 식기는 하지만 일단 삶는 데 시간 좀 걸리고 식히는데도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호박고구마... ㅎㅎㅎ
으깨고 우유 100ml 넣어서 쉐끼쉐끼
문제의 휘핑크림입니다. 저 정도가 500ml 정도 되고 무게로는 475g 나오더라구요. 제가 산 휘핑크림이 무가당인지 가당인지 알 수 없어서 -_-;; 검색결과 생크림은 휘핑크림과 설탕의 비율이 10:1이라는 조언에 따라 설탕을 47g 넣었습니다. 결론은 엄청 답니다. 적당히 넣으시길... 20g만 넣어도 될 거 같네요. 휘핑크림이 가당인가...;;
거품기로 한 방향으로 1시간 정도 저은 결과입니다. GG. 스킬이 없어서 진전이 없습니다. 어머니께 하소연했더니 갑자기 등장하는 기계...
믹서기인 줄 알았는데 거품기도 된다고... ㅠㅠ
넣고 돌려서 3분만에 나온 생크림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1시간동안 삽질.... 생크림을 데코용으로 1그릇 정도 덜어놓고 아까 재워놓은 고구마를 저기에 다시 투하해서 3분 돌렸습니다. (이걸 사진을 못 찍었네요 ;;) 색은 아주 약간 누르스름하게 나왔고 진한 고구마맛이 나네요.
구입한 케잌시트를 큰 접시에 올렸습니다. 저희 가족이 먹을 거라서 그냥 큰 접시에...
고구마 생크림 쳐발쳐발...
위에 덮어줄 카스테라를 갈아봅니다. 잘 갈리는 듯 하더니 빵이 부서지면서 주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한데 뭉쳐서 숟가락으로 문데주면 갈기 쉽습니다.
시트 4장 중 1장이라서 가만 보면 적은 양입니다. 하지만 이걸로도 충분히 덮더군요.
카스테라 가루를 다 덮었습니다. 위는 덮기 쉬운데 옆은 안 덮어집니다. 그럴 땐 접시를 약간 기울이고 그 위에 뿌린 다음에, 다시 바로 세워서 떨어지는 가루들은 칼로 케이크 옆쪽으로 밀어서 묻혀주면 좀 잘 묻습니다.
3시간 만에 완성! (그 중 1시간은 삽질 ㅠㅠ) 데코레이션 진짜 쉽지 않던데요... 글씨를 못 쓰겠습니다.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생크림 처음 시작부분이 케이크에 붙으면서 시작하니깐 글씨가 뭉그러지더라구요. 하다보니 스킬이 늘긴 늘던데 노하우라면 튜브를 서둘러 짜서 휙휙 글씨를 써 주면 됩니다. 저는 생초보라 글씨크기 엄청 큼... 생애 처음으로 케이크를 다 만들어봤네요 ㅋㅋㅋㅋ 그날밤의흥분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케이크는 오늘도 내일도 솔로이실 오유 여러분께 바칩니다. 내일이 말일이라 내일 가족들끼리 모여서 커팅식을 갖기로 했습니다. 저도 맛이 참 궁금하지만 오늘은 참으렵니다. 생크림만 너무 많이 먹어서 느끼해 죽겠습니다 ㅠㅠ
남은 생크림들입니다. 왼쪽 두 그릇이 고구마생크림, 오른쪽 한 그릇이 그냥 생크림입니다. 이제 집에 있는 빵에 쳐발쳐발해서 쳐묵쳐묵하는 데 써야죠 ㅋㅋㅋㅋ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