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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매거진 2580] 황금박쥐에 대한 진실
게시물ID : docu_23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견인차
추천 : 34
조회수 : 566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10/01 11:35:01

http://www.ddanzi.com/ddanziNews/1528685


2013. 09. 30. 월요일

견인차






지난 기사



[상어편]

[돌고래편]

[하이에나편]

[까마귀편]

[방울뱀편]

[견공편]


 


황금박쥐에 대한 진실!


어릴 적에 이솝우화의 박쥐이야기를 읽은 분들이던 안 읽은 분들이던, '야이 박쥐 같은 새끼야!!'가 대충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흔히 줏대 없는 사람이나, 정치인들에게 종종 쓰죠. “저 색히, 저거 박쥐 같은 색히... 이쪽 저쪽 붙어서 피 빨아 먹는 저 색히...”

 

자! 그럼 박쥐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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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금박쥐의 본명은 붉은박쥐입니다

 

헐큉?


황금박쥐는 이 일본인 아저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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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황금박쥐인 붉은 박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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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눈이 매력 포인트

 

맨날 뉴스에서 '황금박쥐 발견!', '황금박쥐 서식지 위기!', '황금박쥐 동면!', 황금바ㄱ쥐이이이!!!! 하고 나와서 저도 황금박쥐 본명이 황금박쥐 인줄 알았는데, 본명은 붉은박쥐입니다.

 

뉴스 한테 제 평생 훼이크 당한 것 중에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는 게 훼이크였다는거 다음으로 쇼킹합니다. 뭐 붉은박쥐 별명이 황금박쥐이다. 정도로 합의 보기로 합니다.

 


2. 박쥐는 날아다니는 유일한 포유류 입니다

 

날다람쥐나 날다람쥐라던가 날다람쥐는 날지 않냐고요? 걔네들은 글라이딩 하는 겁니다. 천천히 떨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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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ㅋ 지구노 중력와 강려크 데스

 

하지만 박쥐는 진짜로 펄럭 펄럭 날아 다닙니다. 박쥐는 이런 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가장 성공적으로 진화한 케이스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포유류의 장점인 새끼를 낳아서 육아을 하고(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지능적으로 다른 종에 비해 우위에 있을 뿐 아니라 조류의 장점인 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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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엄마 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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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펄럭

 

사기캐인 것이죠. 예를 들어 게임하고 있는데 쪼랩 같아 보이는 기사캐가 다가오더니 갑자기 메테오 같은 대마법 쓴다고 생각해 보세요. 먹히는 입장인 벌레들이나 양서류들이나 물고기들 입장에서는 멍멍이 황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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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촤아!


 

3. 지구상에는 약 1240종의 박쥐가 있습니다

 

박쥐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Megachiropetera와 Microchiropetera로 나뉘는데 한국어로 바꾸려고 네이년을 찾아봤더니 '검색결과가 없음'으로 나오기에 상큼하게 제가 해석해 드리자면, 박쥐는 '짱큰박쥐'랑 '쪼매난박쥐'로 나뉩니다. 짱큰박쥐들은 보통 개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귀엽다는 소립니다) 쪼매난박쥐들은 삶에 불만이 많은 치와와 같이 생겼습니다. 버뜨, 이름과 관계 없이 짱큰박쥐가 짱 작을 때도 있습니다. 


짱큰박쥐: 6cm~170cm (네, 그렇습니다. 저 보다 큽니다) 

쪼매난박쥐: 4cm~1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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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놔라 닝겐!! - 쪼매난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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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 - 짱큰박쥐(새끼)

 

 지구상에는 약 1240종의 박쥐가 있습니다. 전체 포유류 종 종류(개체수 말고!) 중에 20%나 차지합니다. 그 1240종 중에 70퍼센트가 벌레를 먹는 식충동물입니다. 그니까 1240 X (70/100) 하면 대강 868종이 벌레를 먹고 나머지가 피를 먹기는커녕 과일을 먹습니다. 피 마시는 박쥐는 단 3종(흡혈박쥐, 털다리흡혈박쥐, 흰날개흡혈박쥐)이지요. 비율로 치자면 0.25%도 안됩니다.



4. 박쥐는 피를 빨지 않습니다

 

근데 호기 넘치게 흡혈(Vampire)이라는, 피를 빨아 마신다는 느낌이 강하게 담긴 이름을 지어 줬지만, 실제로 피를 빨아 마시진 안습니다. 소나 말 같은 겁나 크고 물어도 별로 신경 안 쓰는 애들한테 살며시 접근해서 슬쩍 문 다음에 흘러나오는 피를 할짝할짝 마시는 거죠. 피를 빨도록 진화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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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귀여움

 

실제로 뱀파이어가 있었고 동물로 변신한 모습이 흡혈박쥐였다면 뱀파이어는 목을 물어서 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누가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으면 살며시 의자 밑으로 기어가서 주사바늘 같은 날카로운 걸로 뾱! 찌른 다음에 방울방울 나오는 피를 에헤헷♥ 하면서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할짝할짝 먹었어야 하는 거죠. 그닥... 모양새 나진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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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마시고 씐난 뱀파이어 1人

 

레알 피를 쪽쪽 빨아먹는 동물은 많지만, 그 중 가장 쑈킹한 동물을 말씀드리자면

 


두둥!!(약간혐오주의)

나비가 실제로 도마뱀을 사냥해서 피를 빨아먹는 장면(은 훼이크고 그냥 피가 있길래 마시는 것임)

 

피가 사실 상당히 좋은 영양 + 수분 공급원이기 때문에 지금은 제 점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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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나는 ㅇㅇ 눈동자를 향해 선짓국을 건배♥)

 


5. 박쥐는 발에 힘을 빼면 자연스럽게 쥐게 되는 구조라 힘 안들이고 편하게 매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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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갸갸갸갸갸갸갸!!!

 

일단 박쥐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 이유는 다리가 너무 약해서 똑바로 앉아 있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거꾸로 매달려 있을 때 목에 특별한 혈관이 있어서 뇌로 과다한 피가 올라가지 않도록 방지한다고 합니다. 손가락 사이사이에 피부 늘려서 날개 만들고, 그 날개 펄럭이면서 날아다니는 것에 올빵 하느라 다리 운동을 못했습니다. 뛰는 데 올빵 하느라 다른 능력 다 밥 말아먹은 치타나, 국영수에 올빵 했다가 사탐 말아먹은 수험생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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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이런 느낌이랄까...

 

박쥐가 쥐랑 같은 설치류에서 진화 된 동물이었다면 똑바로 서는 게 가능 했을 지도 모르지만, 박쥐는 사실 설치류가 아닙니다. 로라시아상목으로 고래나, 기린이나 개랑 같은 상목에 있습니다. 두둥!!

 

 

12.jpg13.jpg 

쥐 보다는 고래랑 더 가까운 친척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쪼매난박쥐들은 눈이 아닌 소리로 주변 공간, 상황, 본인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과일을 주로 먹는 짱큰박쥐들이 귀여운 이유는 강아지 눈 때문이죠. 과일은 가마니처럼 가만히 있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해서 먹이를 먹는 짱큰박쥐들은 딱히 에코로케이션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쪼매난박쥐들은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벌레들에게 초음파를 쏴서 반사되는 소리를 듣고 위치를 확인한 후 쫓아가서 잡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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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귀가 접시마냥 크고 얼굴이 험악해 보이고 눈이 쫍쌀 만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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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보면 나름 매력적입니다.



실제 사냥 장면

 

그냥 생각해 보면 별볼일 없어 보이지만, 사실 엄청나게 고도로 발달된 기관으로, 인간이 흉내 내려면 초음파 발생기 &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장비 & 도플러 효과 계산 장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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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고 세상 다 산 것 마냥 있어야 합니다.

 

 7. 박쥐 없어지면 모기들 씡남

 

작은 갈색박쥐가 하루도 아니고 한 시간에 약 1000마리 모기를 잡아 먹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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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홈키퍼 100개 보다 강력함

 

박쥐가 정치인이랑 비교당하는 건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나쁜 놈들 잡아주던 배트맨이 나쁜 놈으로 몰리는 상황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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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ㅜ

 

영어로 Politician(정치인)이 poly-tic-ian(여러 마리의 진드기 인간)로 너무 자연스럽게 해석된다는 것을 봤을 때 정치인에게 어울리는 명칭은 역시 진드기나, 모기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욕이 아님, 둘 다 진화적으로 성공한 케이스임). “아, 저 진드기 같은 색히.”, 혹은 “아놔, 저 모기 같은 색히!” 입에 촥촥 감기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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쩝쩝, 난 열심히 모기를 잡았을 뿐이고….ㅠ

 

세상엔 나쁜 짓하고 다음날 맹장 터지는 것 같이 천벌 받는 어떤 사람도 있지만(맹장 터지는 게 천벌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었다 하면서 남의 피 빨아 먹는 바람둥이 같은 사람이나, 이쪽 파 붙었다 저쪽 파 붙었다 하는 정치인을 박쥐 같은 놈이라고 하는 것 보다는 모기 같은 놈이라고 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긔요미 박쥐들로 마무리^o^

 

좋은 한 주 되세요.


5번.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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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animal.discovery.com/mammals/question668.htm

http://batcon.org/index.php/media-and-info/bats-archives.html?task=viewArticle&magArticleID=1048

http://www.realclearscience.com/video/2013/05/08/6_surprising_blood-drinking_animals.html

http://www.newworldencyclopedia.org/entry/Microbat

http://animaldiversity.ummz.umich.edu/site/accounts/information/Chiroptera.html

http://www.departments.bucknell.edu/biology/resources/msw3/browse.asp?id=13800393









견인차


편집 : 홀짝


 



안녕하세요. 

견인차입니다. 
오유에 처음 올렸었던 예비분들이 모두 업데이트되고 저번 견공편부터  이제 새로운 시리즈들이 시작 되었습니다. 
오유님들 덕분에 뉴스에 칼럼도 실어보고...정말 감사합니다. 몇번을 말해도 계속 다시 말하고 싶네요 :)
감사함니다. 

ps. 저번 견공편의 마지막 사진이 였던 삼색 코카스파니엘이 제가 키웠던 코코라는 개 였습니다. 
이제 다음달 중순이면 이 녀석이 무지개 다리 건넌지 2년이 돼요. 
내가 좀 더 많이 알았다면 더 잘해줄수 있었을 것을, 
떠나던 날 아침에 좀 더 오래 안아주고 있을걸 그냥 나가지 말고 집에 함께 있을걸
전 날 오랜만이라 반갑다고 같이 있겠다고 방에 왔을때 거실로 보내지 말껄
왜 그날 막히던 고속도로 한 가운데 차안에서 뜬금없이 눈물이 터졌는지...
당황하시던 엄마 얼굴이 아직도 생각나네요..ㅎㅎ
후회가 많이 남아 코코를 생각하며 썼던 글이 였는데, 
딴지에서도 오유에서도 반응이 뜨거워서 정말 기뻤습니다. 
항상 제 마음에 기댈 곳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열심히 연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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