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ㅎㅎㅎ 이 게시판에 맞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꼭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몇일전에 가족들과 함께 한해를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지금은 홍콩이 세일기간이라 엄마와 저의 쇼핑 목적도 있었습니다^^;;) 홍콩과 가까운 곳에 살아서 제집 드나들듯이 한 곳이지만 가족끼리 간건 2년만이라 감회가 새롭더군요 역시 홍콩이 쇼핑의 천국이니만큼 엄마와 저만 엄청 신이 나있었죠ㅎㅎㅎ(아빠 미안행..ㅠ_ㅠ) 저녁에는 홍콩 야경을 바라보며 와인도 한잔하고 가족끼리 한해도 정리하며 기분좋은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저희는 집으로 돌아가기위해 기차역으로 돌아갔습니다. 전날 미리 표를 끊어놔서 기차를 타는 시간까지는 1시간 정도가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딱히 할것도 없어서 동생이랑 사진찍은걸 보며 장난치고 있었죠 그런데 그때, 뒤에서 어떤 외소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다가오시더니
"저기..한국분이세요..?"
이렇게 물어보셨습니다. 저랑 동생은 어리둥절해서 쳐다보고 있는데 아빠가 "네 맞는데 무슨일이세요?" 라고 반문하셨습니다. 요즘에 하도 낮선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다가 되려 당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경계부터 한게 사실입니다ㅠ_ㅠ
몇마디 얘기를 나눠보니 할아버지께서는 친구분들과 여행사를 통해 부산에서 홍콩으로 놀러오셨다가 그만 일행을 놓쳐서 길을 잃어버리셨던거였습니다. 기차시간이 별로 남지않은 시간이였지만 도와드릴 수 있는데까지는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그럼 여행사에서 나눠준 책자나 비상연락망을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께서는 여행사에서 나눠준 이름표나 그런게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때 할아버지가 개인적으로 갖고다니시는 비상연락망을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아빠가 5개쯤 되는 번호에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안받으시더라구요.. (국번을 잘못건건 절대 아닙니다. 아빠께서는 사업상 항상 핸드폰을 로밍해서 쓰시거든요) 기차시간은 별로 안남았지 할아버지 지인들께 연락은 안되지 정말 황당했습니다..
다행히 할아버지께서는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고 몇시에 한국에 돌아갈지를 알고계셨습니다.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은 직접 홍콩 국제 공항으로 가서 기다리시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생각하고 할아버지 수첩에 택시기사에게 보여줄 할아버지의 목적지와 공항 직원에게 보여줄 할아버지의 상황을 영어로 적어드렸습니다. 그걸 적는데 3년전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자꾸 나서 주책맞게 눈물이 나려는걸 꾹꾹 참았습니다ㅠ_ㅠ (잘해드린게 없어서 그런지 할아버지 생각만 나면 아무데서나 웁니당..ㅠ_ㅠ)
그래서 아빠가 택시 잡아드리려고 나갔는데 역 문 앞에서 얘기를 나누시는가 싶더니 할아버지가 다시 들어오셔서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허리 숙여 인사하시는데... 아... 정말 목이메어서ㅠ_ㅠ.......
아빠가 나중에 하시는 말이 자식들에게라도 연락해본다고 했더니 막 말리시면서 괜찮다고 하셨답니다. 괜히 걱정끼치기 싫다고ㅠ_ㅠ.........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나서 기차를 타고 가는내내 그 여행사에 너무 화가나서 전화라도 해서 따지고싶었습니다. 하지만 번호가 없으니 원...
집에 도착한 후에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 아빠가 계속 전화를 했는데 결국 다시 일행들 찾으셨답니다. 저희랑 헤어지고 얼마 안있어서 그 주위에 있던 가이드에게 발견이 되서 찾았다고하네요ㅠ_ㅠ.. 엄마랑 저랑 얼마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지 모릅니다 아무나 도와드릴 수 없는 각박한 세상이지만.. 외면만했다가 정말 저러신 분들께서 피해를 입을까봐 씁쓸했네요.. 에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