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의 괴롭힘을 못 견뎌 지난 20일 스스로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대구의 김모(14·중2)군은 가해 학생들로부터 분 단위로 휴대전화 메시지로 협박받으며 온라인게임 레벨 올리기와 숙제를 대신 해주고, 돈과 옷 등을 갈취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조폭보다 더한 것 같다"고 했다.
'청소 그만하고 방에 가서 빨리 (내 숙제) 15장 써라', '(내 숙제) 안 하면 내일 50분 맞지 뭐', '1분 안에 두 가지 중에서 정해라. 50분 맞을래 15장 쓸래? 다른 답 할 때마다 5분씩 맞는다'….
김군 휴대전화에 들어와 있던 문자메시지다.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수개월 동안 김군은 같은 반 친구인 서모(14)군과 우모(14)군으로부터 마치 리모컨으로 조종당하듯 시시각각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23 일 경찰이 숨진 김군과 가해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문자메시지를 복원한 기록에 따르면, 서군 등은 하루에 적게는 3∼4건, 많게는 40∼50건씩 메시지 지시를 보내며 김군을 괴롭혔다. 경찰은 "서군이 김군에게 컴퓨터게임을 대신 시키면서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한 '메이플 스토리'라는 온라인게임은 오래 할수록 레벨이 높아지고 아이템도 얻을 수 있어, 서군은 자신의 캐릭터 레벨을 높이기 위해 김군이 자기 이름으로 게임하도록 시켰다.
서 군은 김군의 잠자는 시간까지 체크하며 게임을 대신 하도록 했다. 서군이 무려 40여통의 메시지를 보낸 지난 9월 14일에는 '자고 싶으면 빨리 해라. 못 잔다', '지금 가서 샤워하고 잠 깨라. 그리고 바로 겜'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게임을 시켰다.
김군이 말을 잘 듣지 않았는지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아. 디질래?’ 하며 욕까지 퍼부었다.
며칠 뒤엔 ‘빈폴 바람막이 사라고’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옷을 가져오라고 강요했고, ‘일하고 돈 받으라니까 똥파리 새끼야’, ‘어제 많이 했으니까 용돈 주세요. 이렇게’ 등 어머니에게 돈을 받는 방식까지 지시했다.
10 월부터는 ‘5대 추가. 닥치고 하라는 대로 하라고^^ 요즘 안 맞아서 영 맛이 갔네’, ‘문자 답 늦을 때마다 2대 추가’, ‘그냥 해라 미친 것. 살고 싶으면 해라’ 등 구체적 폭행과 협박의 정황이 드러났으며, 수시로 ‘지금 내 기록 다 삭제하고 전체잠금으로 비번 걸어놔라’, ‘기록 다 삭제’ 등의 문자로 흔적을 없애려고도 했다.
김군이 숨지기 전날인 지난 19일 밤 11시 36분엔 ‘게임 빨리 안 하나’라고 보냈고, 대답이 없자 3분 뒤 ‘와 대답 안 하노’라고 보냈다. 김군이 받은 마지막 메시지였다.
대구 중학생 유서 전문(진짜 눈물남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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