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마지막으로 연락을 했습니다.
그 전에 붙잡고 혼자 참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연락을 했는데.
이제 확실히 끝났네요.
그 사람은 여전히 제 걱정을 하면서 관계가 끝난 것에 대해 자책하지 말라고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냥 마음이 다른거라고
자기한테 잘해줬다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다라고.
끝까지 좋은 사람이었어요.
저에게 꿈같은 사람이었고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에요.
20대 후반에 들어가는 나이에 이렇게 어렵게 만난 사람을 놓치게 된것이 너무나 아픕니다.
다시 이런 사람 만날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묻어두고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여태까지의 삶을 돌아봤을 때 힘들 것 같아요.
이 사람을 과연 마음으로 보내줄 수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 이만큼의 사랑을 줄 수가 있을까.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떠나가지 않았을까.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살이 빠졌어요.
그 사람의 주변에 있는게 힘들어서 자취방에서 본가로 돌아왔더니 부모님이 놀라시네요.
걱정하실까봐 말씀을 못드렸어요.
3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속이 뒤집히고 입맛이 없네요..
돌아올 가능성이 이제 전혀 없어 보이기에
그런 막연한 기대나 희망고문은 더 이상 하진 않지만.
이제 그냥 꽉 막힌 듯한 먹먹함만 남아있네요..
친구를 만나도 집중할 수가 없고 원래 빠릿빠릿한 이미지였는데
예전에 안하던 실수도 계속 하고 말 수도 없어지고...
이래도 나아지려나요. 묻고 넘어갈 수 있을까요..
평소 시를 좋아했으나 그 동안 사랑과 이별에 관한 시는
그저 피상적으로만 이해했는데.
이제는 시인들의 애절함과 고통이 제 얘기처럼 이해가 되요.
이 과정을 통해 분명히 배운 점도 많고 성숙해졌다고 생각해요.
그토록 갈구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제야 알 수 있게 되었어요.
사랑 후의 이별과 함께 말이죠.
그 전까지 이별은 한 순간일 줄 알았으나.
이별과 이별하는 순간까지가 진짜 이별이었네요.
세상의 많은 부분들이 많은 노래들이 이제야 이해가 가요.
그 사람이 언제라도 꿈결처럼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꿈으로 올게 아니라 꿈처럼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