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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라는 것에 대해(펌)
게시물ID : humorbest_2284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원석
추천 : 61
조회수 : 1604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3/28 13:00:44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3/28 11:01:10
↑ 조선일보의 장자연 리스트 관련 보도 http://blog.ohmynews.com/tetsu/ 이춘근PD의 체포와 "상식"이라는 것에 대해 (2) 한국 단상 2009/03/28 10:36 테츠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그걸 접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기 기준에 따라 생각한다. 법리적 해석을 가져다 대기 이전에 "어? 이건 말이 안되는 거 아냐?"라고 느낄 경우도 종종 있다. 편의상 이걸 상식적 영역이라고 부르자. 그런데 중요한 건 이 상식적 영역이 그 사회의 수준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이춘근 PD가 체포를 당했을 때, "아 씨바 잘못한게 없으면 당당하게 가서 수사받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사람보다 많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걸 앞으로 바꾸어 나갈것인가 말것인가는 둘째치고, 현재 대한민국의 수준은 이 정도가 된다. 물론 이건 이춘근의 체포등 법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다른데서도 적용된다. 예컨데 장자연 리스트를 둘러싼 보도행태가 그렇다. 단순히 장자연 리스트의 실명을 까냐 마냐가 아니라, 장자연 리스트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는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문제다. 그런데 이 사건이 나온 직후 대한민국의 자칭 3대 일간지의 보도는 이랬다. 조선일보는 "문건유출이 장자연씨의 자살을 불러 일으킨 게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중앙일보는 "장자연 리스트는 관음증"이라고 오히려 장자연 리스트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까대었다. 참고로 동아일보는 경찰의 말을 빌려 "충격으로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평범했지만, 조선과 중앙은 본질을 흐리는 이른바 물타기 보도를 했다. 그리고 이러한 보도 행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여기서 대강 상황이 어케 돌아가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을까 한다. 앞서의 이춘근 피디 체포와 같은 맥락인데, 문제는 이런 물타기 보도들을 아무런 생각없이 써대는 인간들과 또 이런 보도를 그냥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보다 많으면 그게 또 어쩔 수 없는 그 사회의 수준이 되고 만다. 밑에 5만원권 지폐 포스트의 월매도 논쟁(5만원권 <월매도> 도안, 정말 문제일까?)도 그렇다. 한국은행 및 자문위원들은 원작을 "재창조"했다고 주장하지만, 누가 봐도 "훼손"이다. 그런데 이 "훼손" 디자인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지폐를 결정하는 문화적 수준은 이 정도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장선상에서 이번 이춘근 PD 체포소동을 다시 복기해 보겠다. '석방시켰으니 괜찮잖아?'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다시 이야기하자면 법리적 영역이 아니라 상식적 영역에서 볼 때 이번 사건은, 석방은 곁가지에 불과하다. 이 사건의 본질은, 검찰이라는 최고의 공권력이 언론을 "긴급체포"했다는 것, 또 그 체포의 근거가 명예훼손죄가 규정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사실, 혹은 허위 사실 적시가 아니라, "국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었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를 농림수산식품부, 즉 정부의 공적 기관이 "수사의뢰"를 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전후 과정을 싹 지우고 "석방시켰으니 되었잖아?"로 끝내버리면 또 이게 사회의 수준이 되고 만다. 그런데 이건 또 괜찮다. 가장 큰 문제는 "광우병 보도 거짓말이니까 수사받고 당연히 벌을 받아야지"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피디수첩>의 일명 "광우병 보도"를 비판하는 인간들 거의 대부분이 이 체포의 "전후 과정"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게 정말 두렵다. 왜냐면 "이춘근 피디 체포의 전후과정"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상식의 영역을 무참하게 짓밟아버린 이번 체포과정에 대해 문제의식은 커녕 무시하거나, 혹은 "잘 되었다"고 박수를 치고 있다. 이렇게 이념의 영역이 상식의 영역을 뛰어넘어 버릴 때, 또 이런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늘어갈 때 나오는 국가형태가 바로 <독재국가>다. 물론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독재국가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직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이런 사고방식의 최고 정점에 앉아 있는 이명박 대통령 및 그의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30%선에서 머물고 있고, 나같은 일반민초도 여전히 이런 류의 비판글을 쓸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를 어떨까? 이춘근 피디에 대한 긴급체포는, 거의 모든 언론계통(웹상의 블로그 포함)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체포될 수도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특히 이춘근이 밤늦은 시간에 아내와 길을 걷고 있는데 체포되었다는 사실은, 당신이나 나나 누구나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나 골목길 옆의 가로등 밑에서서 잡힐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움을 선사했다. 이래가지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권력을 비판하는 보도를 할 수가 없다. 이런게 몇년간 쌓여가면, 즉 땡전뉴스 아닌 땡이뉴스가 2,3년간 지속되고 미네르바 구속에서 보여지는 인터넷 검열이 강해지다 보면 이 지지율 30%가 70%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나치의 선전책임자 괴벨스가 괜히 히틀러의 최고 신임을 받았던 게 아니다. 이렇게 70%이상이 되면 국민의 지지를 근거로 유신헌법에 버금가는게 나올 수도 있다. 피디수첩 팀의 송일준 피디였던가? 누군가가 "우리는 우리가 만들고 쟁취한 이 언론환경이 상당히 단단한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린 모두 착각하고 있었을 수 있다. 이번 이춘근에 대한 긴급체포는,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나 언론의 자유같은 기본권이 보장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던 "상식"을 박살낸 것이나 다름없다. 더불어 미래가 어떻게 돌아갈 지, 즉 신(新)유신헌법이 나올 가능성은 물론, 그리고 우리들의 자랑스러웠던 조국이 어느날 하루아침에 <독재국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시사해 버린 대사건이다. 이념의 차원을 넘어 상식의 영역에서 저항하고 또 비판해야 한다. 지금 여기서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당신을 위해 나서줄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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