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유샤' 출판사의 중학교 역사교과서. '5세기경의 동아시아'지도에서 한반도의 가야를 '임나(가라)'로 표기함.
ⓒ 지유샤
조선반도 남부에는 4세기경부터 다수의 나라가 분립한 지역이 있었다. 일본서기에는 '임나', 조선 측의 칭호로는 '가라', 혹은 '가야'라 불리었다. 이 지역은 백제와 함께 일본 열도 사람들과 깊은 교류가 있었다. 임나는 철의 산지이며, 야마토 조정은 이 지역으로부터 철을 수입하여 지방에 배분함으로써 국내를 통일하려 하였다.
- 지유샤 역사교과서 검정 합격본 p.40........ ......... '임나일본부설'은 한국과 일본의 공동연구로 2010년 공식적으로 폐기된 학설이다.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는 임나일본부의 존재 자체가 없었다는 데 합의했으며, 더불어 임나일본부라는 용어도 쓰지 않기로 했다. ..........
'임나'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지유샤만이 아니다. 검정을 통과한 역사교과서 총 8종 중 4종에서 '임나' 명칭을 사용했다. 이는 양국 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공동의 연구 성과와 양국의 합의가 일본 정부에 의해 부정되는 결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교과서 전반에 나타나는 고대 한반도 영역표기 오류 제국서원'의 역사교과서에 실린 '기원 전후의 동아시아' 지도는 중국 한나라 시기와 한반도의 고조선의 시기를 나타낸다. 지도를 보면 한나라의 영역이 한반도 지금의 경상북도 북부와 전남 서부 지역까지 표시되어 있다.
▲일본 '제국서원'의 역사교과서. 기원 전후의 동아시아 지도로 한나라의 영역이 한반도까지 넓게 표시되어 있음.
ⓒ 제국서원
'시미즈', '이쿠호샤' 출판사의 역사교과서 '3세기경의 동아시아' 지도에서도 오류가 나타난다. 중국의 삼국시대 위나라의 영역이 한반도의 현재 평안도와 황해도, 경기도 일대를 장악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시기 한반도는 고구려, 신라, 백제와 가야, 부여로 구분되는 시기이다. 이 지도에서는 한반도의 삼남 이북지역의 고구려 영역을 위나라와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3세기경의 동아시아'지도로 위나라의 영역이 고구려의 영역까지 확장되어 표시되어 있음. 왼쪽부터 '시미즈출판', '이쿠호샤'
ⓒ 시미즈출판-이쿠호샤
또한 시미즈 출판사 역사교과서에는 8세기경의 발해의 영토와 당의 영토가 하나로 묶여서 표시되어 있다.
▲일본 '시미즈출판'의 역사교과서로 발해의 영토가 당나라의 영토와 하나로 묶여 표시되어 있음.
ⓒ 시미즈출판
'마나비샤' 역사교과서를 비롯한 다수의 교과서에 실린 또 다른 지도에는 만리장성 위치 오기도 확인되었다. 진나라 시기(기원전 3세기) 지도의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어져 있다. 이는 애초에 만리장성의 동쪽 끝이 산둥지역의 '산해관'이라고 알려진 것과 차이가 있다.
심지어 동북공정의 결과로 만리장성의 시작 지점을 요동반도 호산산성으로 새롭게 발표해 한국과 논란을 빚은 중국보다, 이번 일본 교과서가 만리장성을 훨씬 아래쪽까지 왜곡해 표기한 것이다.
▲일본 '마나비샤'의 역사교과서.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걸쳐서 표시되어 있음.
ⓒ 마나비샤
이에 대해 아시아역사연대 안병우 공동대표는 "한국 고대사의 출발이 일본의 영향 아래서 시작되었음을 나타내기 위한 서술로 한국 역사의 독자성을 부정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