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영국 해군의 어느 장교 얘기
게시물ID : history_227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emonade
추천 : 11
조회수 : 1545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5/09/01 21:54:14
옵션
  • 펌글
오랜만에 간략한 역사 포스팅. 18세기의 영국해군 얘기를 잠깐 해보자.

세계일주와 극적인 죽음으로 유명한 제임스 쿡 해군 중령은 평범한 상선 선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트라팔가 해전에서 넬슨 제독의 기함 '빅토리'의 신호기(Flag Signal) 담당 해군 중위였던 토마스 파스코는 퇴역할 때는 해군 소장이었다. 파스코는 플리머스 조선소 목공의 아들이었다. 마닐라의 보물선 약탈로 유명한 영국 해군 죠지 안슨 제독의 함상 시종이었던 쥬스티니안 너트는 훗날 해군 준위가 되고, 종국에는 해군 대령으로 퇴역한다. 제임스 암즈는 리치먼드 공작의 몸종 아들로 태어나 해군에 입대, 해군 대령으로 퇴역했고 또 그 둘째 아들은 해군 중장이 된다. (장남도 해군 장교로 복무하다 해전에서 전사)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집단은 당시 세계에서 로열 네이비가 유일했다.


위 사람들보다 더 대단한 사례가 있다면 그것은 존 파킨스의 사례다.

Post-Captain John Parkins.

존 파킨스는 군력을 소형 슬루프함의 측량사로 시작했다. 카리브해 일대에서 복무한 그는 나중에 임관하게까지 되어, 브리그함 '인데버'를 해군 중위로서 지휘하고, 결국은 함장급으로 승진, 훗날에는 5등급 프리깃함들인 '터크' 와 '아랍', '타타르'의 함장을 역임한 해군 대령까지 오른다. 그는 1805년에 건강이 나빠져 퇴역한다. 이게 왜 대단하냐면.




존 파킨스는 자메이카에서 영국 해군에 입대했는데, 그는 흑인. 그것도 노예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훗날 해군 대장에까지 오른 죠지 브릿지 로드니 제독 (1719~1792)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해로우 스쿨을 다니던 중 해군에 입대했다. 당장부터 지휘관직을 요구한 그에게 해군성은 총리 각하 본인이 와서 추천해도 그보다는 해군 제독 한 명의 말이 더 중히 여겨질 판에 지금 무슨 소리하냐는 대답을 했다. 결국 그는 늦깎이 사관생도 시절을 보내야 했다.


백작각하의 아들도 런던 빈민가를 거닐던 선원과 동일한 규범과 일과 속에 복무하고 일했던 조직.

유일하게 유의미한 '빽'이 있다면 그것은 해군성 요직에 있는 해군 제독의 추천사 한 마디인 조직.

능력과 실적만 있다면 노예의 아들이 프리깃함의 함장이 되고 목수의 아들이 대함대의 제독이 되는 조직.

영국은 그런 해군을 가지고 세상을 재패했다.


출처 월광 토끼님의 블로그에서 동명의 글을 가져와 봅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