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6년만에 외출해 대전현충원등등을 다녀와봤던 Toddle이라는 녀석입니다.
대단치 않았던 여행기였지만 6년만이라는 사연 때문이었는지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았었기에
제게 적잖은 힘이 되었더랬습니다.
지금은 사회복귀 겸 운동도 필요하고해서 필요한 일이 있으면 일단 움직이고있습니다.
그동안 못만나봤던 지인들도 만나보려 하고있고 누워지내느라 못했던 일들도 하나둘씩 해결해보려하고 있지요.
저는 인생 대부분을 서울 은평구에서 살아왔었는데 사고가 난 이후로 부모님께 몸을 의탁하면서
6년동안 경기도 파주시쪽의 외진동네에서 살고있었습니다.
작년엔 저희 동네에 안성기 선생님이 떳다고 시끌시끌 거리길래 뭔일인가했더니만 영화를 촬영하시기위해
찾아오신 것이더라고요. 아마 제목이 "사냥"이었나 그랬을 겁니다.
(전 영화를 안봤지만... 영화 내내 산속을 헤집고다니는 내용이라고 들었는데 저희동네가 딱 그런가봅니다ㅎ)
암튼, 저희집은 서울에서의 물리적인 거리는 가까우나 교통편이 안좋아서 외출 한번 하기가 수월치가 않습니다.
하루에 몇번, 시간표가 정해져있는 버스를 기다려 탄 뒤 읍내에 나가서 버스를 갈아타고 한시간 가량을 달려야
서울 연신내근방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어서어서 몸도 만들고 독립을 해서 이 동네를 벗어나야 겠습니다.
초야에 뭍혀 운무 데리고 청산(靑山)을 바라보기엔 아직 너무 이른나이거든요.
(사실 아는체나 하고있는 홍진의 썩은 명리라서 그런가봅니다ㅋ)
집앞에 도착하는 시간표에 따라 탈 수 있는 버스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집 근처 읍내에 가서 서울로가는 버스를 갈아 탈 수 있지만 시간이 안맞으면 좀 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집앞(마을버스) => 보광사앞에서 하차후 버스를 갈아타는데 이 버스도 한시간에 한대꼴로 지나다닙니다.
그걸 타고서는 고양동이란 곳엘가서 다시 서울로가는 버스를 갈아탑니다.
마을버스에서 내린 뒤 보광사앞 정류장에서 45분을 기다려 탄 333번 버스입니다.
산길을 시원스레 달리는데 오랜만에 탄 버스여서인지 교통사고후 PTSD인지 좀 무섭더군요.
보광사앞 정류장에 뜬금없이 거울이 있길래 한번 찍어봤습니다ㅋ
아직 몸무게를 재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120kg에서 130kg 정도 나가지않을까 합니다.
6년간의 운동부족, 아니 운동ZERO 였기때문에 살도 살이지만 근육이 부족해 비율도 이상해졌습니다.
사고 전에도 뚱뚱했긴 했는데 그래도 그땐 활동량이 많았기에 나름 건강한 뚱보였지만 이젠 옛날이야기입니다...
윗 사진은 고양동의 버스정류장 풍경입니다. 투병생활중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이후 여기저기 병원을 옮겨다니며 입원을 했었는데
이곳에 있는 정형외과에서도 대략 반년정도 누워있었더랬죠.
여기 말고도 서대문 적십자병원, 일산병원, 파주의료원 등지를 전전했었습니다.
330이나 703을 타면 되겠네요. 경기도 북부라서 버스에는 휴가나온 군인들이 많이보입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망가진 MSI 노트북을 고치기위해 용산에있는 A/S센터, 그리고 옷과 신발을 사러 이태원엘 다녀왔습니다.
노트북은 검사를 받아본 결과 수리비가 중고로 한대 사는것보다 많이 나온다는 판정을 받고 수리를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오다가 땅바닥에 떨어뜨려서 박살...ㅜㅜㅋ)
살이 너무 쪄버려 맞는 바지가 없어 이태원에 가 새로 바지를 샀습니다.
제 허리가 몇인지도 몰라서 이것저것 입어봤는데 결국 맞는 바지는 허리사이즈 40인치더군요...ㅋㅋㅋ
사고 전에는 33사이즈를 입었었는데 그당시 프리미엄 청바지를 사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청바지에 돈을 많이 썼었습니다.
디젤이나 G-star raw, 에비수 오사카, 아디다스+디젤, 푸마+에비수 등등 수백만원어칠 모았더랬죠.
근데 이젠 다 소용없어서 친구놈에게 줘 버렸습니다.ㅠㅠ
그래서 새로 바지를 두어벌 정도 사고싶었지만 가격도 만만찮고, 또 앞으로 살을 팍팍 뺄 계획이니 다음에 사는게 나을 것 같아
아, 운동화도 한켤레 샀습니다.
연신내에있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ABC를 돌아다녀봤는데 제 발사이즈에 맞는 운동화를 살 수 없었습니다, 쩝
결국 이태원에서 샀는데 여긴 300사이즈도 파네요ㅎ
나이키에 가서 신발을 골랐습니다. 원래는 에어맥스95였나? 그라데이션이 이쁜 운동화를 사고싶었지만
300사이즈가 없어서 줌에어인가를 샀습니다.
300사이즈인데도 발 볼이 좁게 느껴집니다.ㅋ
그리고 이태원의 G-shock 매장에가서 시계 건전지를 갈아달라고 했는데...
보증서가 없으면 못갈아 준답니다, 읭?
건전지 교체하는게 보증서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결국 연신내쪽에서 시계방을 찾아 교체했습니다.
여기는 연신내 버거킹입니다.
투병중 식사때문에 곤욕을 많이 치뤘기에 햄버거를 한번 꼭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근데 주문을 기계로 받네요... 기술적 특이점앞에 바들바들 떨고있었는데 기계 뒷쪽에 평범하게
주문을 받는 직원도 있길래 거기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한국에서 햄버거를 사먹어보는게 10년만인데 옛날엔 어마어마하게 크게 느껴졌었던 와퍼가 이젠 작아보입니다.
호주에서 사먹었던 동네 햄버거가게의 웍스버거(works burger)의 사이즈가 머릿속에 박혀있는가봅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의 눈갱을 피하기위해 얼굴공개는 꺼렸지만... 눈 윗쪽에 반창고를 인증하기 위해서 얼굴을 깝니다.ㅋㅋ
6년간 누워있다보니 눈 윗쪽에 이상한 반점이 생겨서 서서히 커져가더군요.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안검하수 황색종이라는 병이라고하기에 성형외과에 가서 절개수술을 받았습니다.
윗쪽 눈꺼풀을 절개해서 봉합했습니다 (눈이 좀 커질 것 같습니다)
아, 머리도 다듬었었네요. 연신내에 있는 미용실에서 다듬었는데 17,000원 이더군요.
이거 비싼건가요 아닌가요? 감이 안잡힙니다.
사실 지난 6년간 한번도 머릴 자르지 않고 꽁지머리 상태로 누워있었습니다.
그리고나서 그동안 기른 머리를 잘라 소아암환자 가발만들기에 기부했습니다.
이젠 주기적으로 머릴 다듬어야할텐데 생각만해도 귀찮네요.
성형외과에 소독을 받으러 다시 연신내에 나왔는데 나온김에 혼자 극장에 갔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극장에 가본게 언제였는지... 호주에 살던시절 극장엘 가서 월-E를 본 적이있고
한국에서는 원빈이 나오는 "아저씨"가 마지막인 것 같군요.
암튼, 요새 재밌다고 소문이 들리는 "로건"을 봤습니다.
본디 슈퍼히어로 영화는 그닥 취미가 없지만 이 영화는 히어로 영화라기보다는 "그랜 토리노"에 가깝다고 하길래 봤죠.
연신내의 매가박스라는 극장을 찾아갔는데 사람이 너무 없습니다... (영업 안하는 줄 알았죠)
표를 끊고 입장을하니 상영관 안에 관람객은 저를 포함 세명 뿐이었습니다ㅋ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연신내 버스정류장 풍경입니다.
어서 돌아가서 아버지 식사 챙겨드려야합니다, 어머니가 장기간 여행을 가셨거든요..
여기까지가 제 근황이었습니다.ㅎ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더욱 더 빨빨거리며 돌아다녀 보겠습니다!
(위시리스트 진행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