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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과계의 현실
게시물ID : science_227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아걸
추천 : 17
조회수 : 953회
댓글수 : 167개
등록시간 : 2013/08/12 21: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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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 애국심이 뚝뚝 떨어진다. 과학이 없는 OECD국가가 말이 되나?
닐 암스트롱은 69년도에 달에 착륙하고 작년 8.25에 죽을때까지 미국의 극빈 대접을 받았다. 유리 가가린은 아직도 전 세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있다. 이 나라는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에게 어떤... 지원을 해줬는가?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소연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가? 아니, 고산은 누군지 기억하는가?
이소연이 UC버클리에서 현재 MBA과정을 밟고 있다고 한다. 우주인이 경영학 박사라니. 내가 학문의 통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인지... 성과위주의 풍조는 과학계에도 적용되는가?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과학은 '대장장이'들의 학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고 첫 국어 수업시간에 과학은 대장장이의 학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잊을 수가 없다. 의대 선배에게 "왜 빛보다 빨리 갈 수 없어? 너도 빛보다 빨리 갈 수 없다고 생각해? 그건 너와 과학계의 고정관념 아니야? 난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라는 말을 내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

대부분의 문과생들은 과학의 중요성을 모른다. 과학을 배워보지 않았는데 체감할 리가 있겠나. 과학이 얼마나 무서운 학문인지 모른다. 과학이 얼마나 전능한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 특히, 정계는 과학의 중요성을 모른다. 대한민국 정부는 기초과학 투자의 필요성을 모른다. 국민성부터 잘못되었다. 과학 지원에 억단위가 넘는 투자는 여론부터 들끓는다. 정부에게 매년 EU에서 3조가 넘는 돈을 투자하는 CERN은 잘사는 복지국가의 사치스러운 이야기다. 자주핵을 외치면서 과학에 대한 투자는 없다. 일본의 슈퍼-카미오칸데가 유지비용만 몇천억씩 돈을 날려먹는데 그건 저 여유있는 섬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는 아직 과학 이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단다. 자주포는, 탱크는, 잠수함은 매번 불량이지만 그건 비리에 찌든 군수업체의 '관료주의' 문제일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노벨상이 안나오는 이유는 우리의 잘못된 교육정책과 학계의 비리가 천재의 배출을 억제했다는 것 뿐이다. 황우석 박사의 절박함을 모른다. 김수봉 교수가 입자가속기 전기세 2000만원이 없어서 대출을 하고, 사비를 털어 학문연구를 지속한다는 사실에 관심이 없다.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가 대한민국에 있다는 사실을 몇 명이나 알겠는가? 이휘소는 김진명씨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나오는 좀 중요한 인물일 뿐이다. Benjamin Lee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스피카는 걸그룹이고 빅뱅은 아이돌이며 아인슈타인은 우유고 시리우스는 해리포터의 등장인물일 뿐이다. 방사광가속기가 자랑스럽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은 위험하다고 한다. 사람들은 나사가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이뤘는지 모른다. 바코드, 비료, GPS, 손목시계 시간조절장치, 현존 최고 탱크에 쓰이는 열화우라늄, 열권에서 낙하산타고 멀쩡히 내려오는 기술. 전부 나사에서 만든 건데. 나사가 이 기술들에 특허를 걸었다면 미국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큰 기술, 경제적 강대국이 되었을지 생각해보면 소름이 끼친다. 

이 나라는, 이 사람들은 나로호에 쓴 돈을 아까워한다. 대한민국 기술진이 얼마나 천재적으로 비용을 절감해서 나로호를 쏘아야 했는지 그 절박함을 모른다. 삼성은 국위선양의 위대한 기업이지만 삼성의 엔지니어들은 대한민국을 넘어선 인류 발전의 선구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물론 이소연씨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결혼할 자유는 당연히 있고 그건 개인의 선택 문제다. 문제는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이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있으며 재미교포와 결혼해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고 한국 시민권을 포기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대한민국 정부가 21세기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미국인이 되어 버리는 아이러니가 생긴다는 것이다. 우주인이라는 명예직은 밥벌어먹고 살기에는 좋은 직업이 아닌가보다.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명예로움보다는 미국 시민권자라는 타이틀이 더 실용적인가보다.

 우리 민족만큼이나 천재 출현 빈도가 잦은 민족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한국의 폰 노이만, 제2의 김웅용을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을수만은 없다. 이육사의 시 '광야'에서의 백마타고 나타나 노벨상 수상하는 초인은 없다. 

아서 클라크가 말했다 '고도로 발전된 과학 문명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나는 이 나라가 마법을 부리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나라의 과학자의 이름을 딴 상이 제정되고 그 상을 과학자들이 받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으면 좋겠다. 나는 이 나라의 언어로 과학용어가 제정되고 전 인류가 그 한국어로 된 용어를 학술지에 썼으면 좋겠다.

 일개 시민이 이런 글을 쓴다고 노벨상이 나오지도 않고 하다못해 맥스웰 메달을 주지도 않지만 난 하다못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좀 더 과학을 사랑하고 과학에 관심을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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