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대한제국을 집어삼킨 지 1년 뒤인 1911년 초. 총독부는 대한제국 황실에서 일하던 궁녀 등 326명을 해고했습니다. 그중에는 어린 시절 아기나인으로 궁에 들어와 일하고 있던 궁녀 박자혜도 있었습니다.
박자혜는 숙명여학교에 들어갔다가, 사립 조산부양성소에 입학했습니다. 당시에는 조산부(산파)는 여성이 할 수 있는 직업 중 괜찮은 편에 속했습니다. 조산부 자격증을 딴 뒤에는 총독부의원 산부인과에 취업했습니다. 나름대로 안락한 삶이 보장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일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