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백범일지>와 <나의 소원>을 읽으면서 이승만 대신 김구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통일 한국에 살고 있을 거라는 행복한 상상을 해왔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책은 '그 행복한 상상이 하나의 악몽에 불과했다'고 주장한다. 김구의 홍보부장 격인 엄항섭은 잡지 <한민> 창간호(1936년 3월 1일자)에 기고한 글 '아독립운동(我獨立運動)의 동향(動向)'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이러한 정명강간(精明强幹)한 중심인물을 영수로 하고 그의 영도에 절대복종하여 정성단결 되는데서만 우리의 독립은 완성될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에게서도 얼마던지 그 예를 찾을 수 있으니 의대리(意大利)의 무소리니, 독일(獨逸)의 히틀러, 토이기(土耳基)의 게말파샤, 중국의 장개석, 아라사(俄羅斯)의 스타린 등이 이 각기(各其) 유일무이한 영수가 되여 그의 지도하에 당세는 발전되고 국가운명을 보장하고 있다. 강적을 상대로 하여 일장혈전(一場血戰)을 경(經)하고 우리의 자유를 획득할 중임을 자부하는 우리는 일개 강유력(强有力)한 당과 정명강간(精明强幹)한 영수의 영도가 없어서는 될 수 없다."김구를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인물로 만들어 그의 영도에 절대복종하여 단결하는 것이 우리의 독립이 완성될 것이라는 발상에 소름이 끼친다. 추천사를 쓴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는 1947년 북한 거리에 걸려있던 '타도 김구, 이승만' 펼침막과 1947년 실시된 '가장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단체'를 묻는 질문에 김구의 한독당이 2위로 꼽힌 사실을 언급한다. 그러면서 왜 당시 1947년 서울시민은 '한독당과 김구를 반통일의 전형인 이승만을 능가하는 집단과 사람으로 보았을까'라며 문제제기한다. ---
참고로 강정구 교수는 골수 사회주의자로 꼽히는 분입니다.
저자도 뉴라이트등의 계열과는 거리가 먼 분이구요
( 김구선생을 의도적으로 폄훼하려하는 정미홍등의 부류와는 다르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남북한의 분단은 이승만 탓도, 김구선생의 죽음때문도 아닙니다.
애초에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반으로 갈랐을때, 분단은 시작되었고,
그들이 도저히 화해할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때 사실상 완성됐습니다.
( 이승만이나 김구선생의 정치적 방향, 신탁통치를 둘러싼 내분은 보조변수일 뿐입니다 )
김구선생이 상징했던 남북통일정부의 대의를 추종하나,
선생의 생애 전체를 보았을때, 그 분은 우익전체주의자입니다.
선생이 평생에 걸친 독립운동에 대한 헌신에 존경과 고마움을 가지지만
그 분이 통치하는 국가에서 살고싶지는 않습니다.
( 그러면 친일파 국가가 좋냐는 드립은 사양합니다 )
민주주의와 통일을 원하지만, 하나된 지도자에 절대복종하는 충실한 종복이 되길 원하지는 않습니다.
위대한 독립운동가로서 김구선생의 생애와 현실에서 정치지도자로서 그분을 구분해서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