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공격의 배후가 밝혀져 다들 들떴지만 이 이야기에도 관심을... 폐쇄하는 이유가 코믹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세요.
우선 삼성의료원 설립 취지를 네이버 백과에서 찾아보면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그룹 최대의 공익사업으로 1982년 설립 당시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해...(중략)...건립 이념은 최선의 진료로 국민에 봉사하고, 첨단의학 연구로 의학 발전에 기여하며, 우수 의료인력 양성으로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http://100.naver.com/100.nhn?docid=795992)
즉, 공익사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출발이 좀 늦지만 막대한 자금력으로 엄청난 시설,장비를 갖추고 우리나라에서 서울아산과 함께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성균관의대도 전폭적으로 밀어서 학생도 전액장학금으로 뽑고 교수진도 최고만 섭외해 와서 원래 서울대, 연대, 가톨릭대로 대표되던 3대 대학병원 라인에 아산과 함께 새로 추가되었고, 그 결과 지금 5대 대학병원 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역사를 제외한 규모와 병원 수준만 따지면 아산과 삼성을 따라올 병원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삼성의료원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삼성 의료분야도 손본다" "삼성은 25일 윤순봉(왼쪽·55)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 단장에 내정했다...(중략)...이에 따라 의료원장 직제가 폐지되고, 기존 의료원 산하 3개 병원도 독립적으로 운영돼 서로 경쟁하는 방식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현 이종철 삼성의료원장도 감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본격적인 조직개편이 뒤따를 전망이다." 2011-10-26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11026019010)
간단히 말해 전문 경영인이 투입됐습니다. 이 변화의 요지는 "의사들이 경영해서 병원이 좀 지지부진 했으니 경영인을 전면 투입해 획기적인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다.." 정도입니다. 의료원장 직제가 폐지 됐죠, 형식적으로는 원장이 있지만 경영권에서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삼성의료원 치과 돈안된다? 폐쇄 추진" "병원 측은 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에 “단 한명의 전공의도 배정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중략)...치협에 “12월 1일부터 치과에서는 신환을 받지 않을 계획이며, 내년 2월말까지 모든 환자를 정리키로 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종합 병원에 치과를 없애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유는 돈이 안 돼서 그렇다네요... 의문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1) 치과가 정말 돈이 안될까? 2) 안된다 치더라도 종합병원에 치과를 없애는 것이 말이 되는가? 3) 원래 비영리를 목적으로 세운 병원이 아니었나?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한 번 생각해 볼게요. 먼저 석선장을 살렸던 이국종 교수님이 삼성의료원에 있었다고 합시다. 그럼 그 교수님이 운영하던 외상 센타가 아마 치과보다 먼저 폐쇄 됐을 겁니다. 비영리를 목적으로 세워진 대학병원들에 전문 경영인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하면 철저히 돈의 논리로 병원이 굴러갑니다.
오유 여론을 모니터링 하면서 의사/치과의사에 적대적인 글을 많이 봤습니다. 대부분 "돈도 많은 새끼들이 마인드가 썩었다. 징징 댄다" 등등의 반응을 보이셨는데 이번 사건은 치과 의사가 돈을 잘 버느냐 못 버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종합 병원에서 경영진이 돈이란 잣대로 과를 맘대로 폐쇄 한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어차피 치과의사들은 짤려도 돈 많이 버니까 괜찮잖아?"란 문제로 볼 것이 아닌게 치과 말고 다른 과도 얼마든지 돈이란 이유로 맘대로 폐쇄 될 수 있습니다. 돈을 경영 윤리로 삼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올지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전 삼성을 맹목적으로 까고 싶은 게 아니라 이 글을 읽고 흔히 얘기하는 의료민영화에 어느 정도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을 썼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당장은 투표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없지만 다들 알아두고 깨어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