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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에 누나가 결혼하는데요...
게시물ID : lovestory_384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ar
추천 : 6
조회수 : 141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12/01 21:39:44
안녕하세요, 샤아입니다.

글은 자유 게시판에 잡담만 몇개 써봤다가...

그냥 좀 간만에 생각나는게 있어서 한번 써봐요.




저는 아버지, 어머니랑 3살 위 누나랑 살고 있어요.

이런집들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항상 컴퓨터, 휴대폰, 그외 잡다한 기계랑 관련된 건 모두 제 일이예요.

집에 컴퓨터 업그레이드할때도,

집에 인터넷이나 인터넷 TV 가 안나올때도,

엄마가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보고 부러워서 누구한테 물어볼때도...

항상 저한테 물어봤고, 열심히 찾아보고 바꿔주기도 했었고...

바쁠땐 짜증도 냈었어요.

( 이건 어느집이나 다 비슷한거 같아요. 회사에서 학교에서 착한 후배들도 집에서는 나쁜 아들 ㅎㅎ )




오는 12월 10일에 우리 누나가 드디어 결혼 하시는데요...

( 29 때는 아홉수라고 핑계대더니 31살 되서 드디어 가네요. 빨리 가라~ )

역시 청첩장 주소 입력은 제 몫이더라구요.

어머니가 직접 손으로 쓰시려는거 '라벨지' 라고 스티커 용지 같은데 인쇄해서 붙이면 된다 하니까 목록 주시고...

아버지도 손으로 하나 하나 쓰시려다가 그 이야기 듣고는 목록만 만드시던데.




이래 저래 놀면서 핑계대고 라벨지 사오는데만 일주일이 걸렸어요.

명단을 빨리 주세요, 몇명인지 알아야 사죠...

사실 400 명 가까이 되는 주소 치려니 귀찮기도 했고, 어느 집 아들이나 비슷하겠지만 이런 일 올때마다 맡겨지는것에 대한 반항 같은것이기도 하구요 ^^;




그래서 아버지한테 명단 받고, 결국에는 라벨지에 주소를 옮겨 적으려고 하는데...

좀 많이 놀랐어요.

어머니는 54년생이고, 아버지는 50 년생이신데...

직장, 동문 명단에 '사망' 이라고 적혀계신분들이 너무 많네요...




동문 명단에 계신 분들은 다들 연배도 똑같으신 분들이고, 저 만한 아들, 딸들이 있으신 분들인텐데...

대한민국 남자가 가장 힘든게 40대에 가족을 부양하는 기간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많더라구요.

아마도 저 명단에 주소대신 저 두글자가 써있는 분들은 매년 늘어날거고...

제가 결혼할때 즈음에는 더 많이 늘어나계시겠죠.




아버지 어머니가 장례식장간다고 나갈때는 이런 생각 해본적이 없는데...

덜컥 아버지 어머니가 영원히 제 옆에는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래서 명단 한번 보고는 괜히 부모님한테 죄스러워서...

원래는 몇일 동안 만들려고 했던 주소 목록 열심히 쳐서 그제 전부 완료해서 드렸습니다.

이미 잔뜩 손으로 써놓으셨다가 라벨지로 뗴서 붙이시니 편하다고 좋아하시네요.

그다지 어려운것도 아니고, 

그거 하는데도 이 핑계 저 핑계로 몇일 걸렸는데...





이제 스마트폰 쓰고 싶어하시는 어머니 욕심도 채워드려서 아들 노릇좀하고...

아버지도 스마트 폰 쓰실 수 있게 해드려야겠습니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가족이 시킨 심부름 귀찮다고 미루고 계신거 있으신 분들...

만에 하나라도 후회할일이되지 않고 뿌듯한 일로 마무리 되셨으면 합니다.

 - 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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