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딩크족 얘기가 많이 보여서
제 이야기도 써볼까 합니다.(넋두리 주의)
전 올해 26살로 신랑과 동갑내기 부부인
신혼 유부징어입니다.
제가 주변사람들에게 아이를 가질까 말까
고민이라고 말하면
"무슨 벌써 아이 생각이야? 천천히해~"
"둘다 아직 젊으니까 하고싶은거
실컷 해보고 생각해!"
등등의 답을 듣습니다.
반면 지 앞가림도 못하면서
"이미 늦은 나이다 빨리 낳아라" 하는 놈도 있어서
이건 병신이구나 하고
사람을 다시 보는 일도 있었습니다.
(오지랖에는 오지랖으로 "남의 자식 신경끄고 연애부터 해라 모쏠새꺄ㅡㅡ" 라고 해줬습니다.)
잡설은 그만하고...
이제 저희 부부가 임신을 망설이는 이유를
얘기해드릴께요.
여러가지 자잘한 이유들이 많지만
큰 이유 몇가지만 끄적여 보겠습니다.
첫째, 하고싶은게 너무 많다!
저희는 덕후 부부입니다.
19살때 덕질하다 알게된 사이인데
사회생활하면서 줄어든 덕질이
신랑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면서
두사람 다 참아왔던 본능이 폭발하였습니다ㅡㅅㅡ;;
저희의 취미는 코스프레입니다.
이쁘고 잘생기고 몸매좋은 분들처럼 고퀄리티는 아니지만
자기만족으로 즐기면서 나름 스트레스 해소도 됩니다.
그런데 임신을 하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하 생략...
이 아래부턴 진지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둘째, 돈
저희는 모아놓은 돈도 없는 주제에 무슨 배짱인지
결혼 준비를 하면서
양가 부모님께 받은 돈이 없습니다.
모아놓은 돈도 없기 때문에
결혼 허락을 받고서 부터 일 하면서 들어온 월급으로
천천히 결혼준비를 했습니다.
따로 지내면 데이트 한답시고 날리는 돈이 클것 같아
친정에는 얘기없이 혼인신고를 먼저 하고 같이 살면서
조금씩 돈을 모아 결혼 준비(결혼식과 살림살이)를 했습니다.
(저희 친정에선 아직도 모릅니다ㅠㅠ
아버지께서 식 전에 혼인신고를 반대하셔서...)
쥐꼬리만도 못한 월급으론 감당이 되지않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습니다.
(월세방 보증금 및 결혼식 준비 비용)
부모님께 도움받아서
나중에 간섭받거나 아쉬운소리 듣기보단
은행 빚을 선택했습니다.
(다행히 신랑도 저와 같은 생각입니다.)
결혼식도 무사히 마치고 열심히 살고있으나
둘다 벌이가 시원치 않아 아직 대출금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신랑은 은행 대출금을 다 갚기 전엔
아이는 미루자 싶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빚이 생길거 같은데
빚이 있는 상태로 시작하고 싶지않다고 해서
이 부분은 저도 동의 했습니다.
셋째, 유전병
시댁에는 유전병이 있습니다.
갈비뼈가 안으로 자라서 심하면 장기를 손상시키는 병 입니다.
시댁 남자분들이 대부분 오목가슴이라는데
워낙 등빨들이 좋으셔서 크게 티 안납니다만...
(아버님만 해도 운동선수 출신입니다!)
신랑은 시댁 식구들 중에서
가장 증상이 크게 나타나
장기손상이 우려되어 수술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신랑은 이 병이 우리 아이에게도 나타날까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생길 치료비도 문제지만
사랑하는 아이에게 태어날 때부터
아픔을 주게 될까봐 맘이 아픕니다...
넷째,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
시어머니와 친정아버지에게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두분 다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하십니다.
괜히 아이 낳아서 고생하지 마라.
애 낳더라도 데려오지 마라. 쳐다도 안볼꺼다.
애 봐줄 생각 조금도 없다.
너네 다 떠나보냈으니 내 인생 살거다.
아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빈말과 장난일 수도 있는데
두분 성격상 진심입니다.
부모님들이 매몰차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만...
저희는 양가가 이혼가정이며
부모님들이 자식때문에 포기한게 많은 분들이라
저희 부부는 저 말들이 너무하다 싶으면서도
부모님들이 힘들었던걸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제가 아이를 낳고 인사드리러 갔을때
정말로 아이가 외면 당한다면
생각만으로도 벌써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이건 저나 아이 모두에게
평생 상처가 될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희는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출산을 하면 외벌이가 되는데
당연히 신랑에게 큰 짐이 될 것이고
지금 벌이로 육아는 힘들테니
돈벌기 위해 무리하다가 건강을 망칠것 같아
그럴바엔 아직 없는 아이 굳이 만들지 말자.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아직 신혼이라서 그런건진 몰라도
신랑을 세상 그 누구보다 1순위로 생각하려는
제 욕심 때문인거 같습니다.
(신랑이 먼저 저를 가장 먼저 위해주기 때문에
저도 그러기로 다짐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하여 임신을 미루고 있으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는 얼마나 예쁠까? '
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ㅎㅎ
이미 아이가 있는 친구녀석이
"힘들어도 애 낳길 잘한거 같아. " 라고
하는거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만
근 1, 2년 사이에 10년은 더 노화가 진행된 얼굴을 보면
아이 끼우면서 신랑얼굴이 망가질까봐 걱정됩니다ㅠㅠ
(친구놈 디스 맞아요ㅋ 디스 당해도 쌈)
이런저런 이유를 다 따져봐도
현실적으로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망설이는거 같아요...
인생은 실전인데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
라며 자신에게 물어보지만
항상 갈등한 하다가 결론없이 흐지부지 되는거 같아요.
언젠가 특별한 계기로 인하여
임신을 할지 말지 결정하게 될거라 믿고
조바심 내지 않고 자신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자 합니다.
단, 32살 전까지 임신을 하지 않으면
아이없이 둘이서 예쁘게 지금처럼 잘 살자고 했습니다.
마무리는 덕질로...
출처 |
야심한 시간 신랑을 먼저 재우고 오유를 하고 있는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