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런데, 글을 쓰겠다는 핑계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결코 용서받을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사람 났고 글 났지, 글 났고 사람 났나.
'경험해야'글을 쓸 수 있다는 강박에 갇혀서 다 겪어봐야 글을 쓸 수 있다며 타인에게 상처주는 행동을 일삼는 것은 자기 상상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여실히 드러내는 행동이다.
살다 보니 '경험할 일이 생기고' 그 경험이 글에 베어드는 것이지, 억지로 글을 쓰겠다며 하는 경험은 진실성을 의심받기 쉽고, 더구나 타인에게 상처 주는 경험일 경우 그것은 '글'을 핑계로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행위에 불과하다.
애초에 문자가 탄생한 이유는 소통하기 위해서이고, 소통은 오해가 없기 위함이며 오해가 없기를 원한다는 것은 사회가 갈등에 처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고, 갈등에 처하지 않기 원하는 것은 애꿎은 희생자가 나오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만일 글로 예술 하겠다며 타인을 상처준다면, 그것은 '글'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동인 것이다.
제발, '예술'한다면서 타인에게 상처주지 말아라. 그것은 당신들이 그토록 열정에 불타 마지 않는 '예술'을 나락을 떨어뜨리고, 사회와 격리시키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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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게 밝히지만 사실 저는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본래 예체능 하는 과가 그렇듯이 또라이 많기로 유명했지요. 과 동기나 선후배 중에 타인에게 상처주면서 그들이 늘상 대는 핑계는 이것이었습니다.
'다 경험해봐야 글을 쓸 수 있어.' 혹은 '예술가는 경험이 많아야 해.'
저는 경험론을 거부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냥 '사람'으로서 저 말이 제일 경멸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의 본질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예술을 핑계로 타인에게 함부로 상처를 주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