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베르메르,
우리에게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로 가장 유명한 화가이죠.
그런데 그의 그림을 통해 17세기 세계경제사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저명한 역사가 티모시 브룩(Timothy Brook)이 저술한 <Vermeer's Hat: The Seventeenth Century and the Dawn of the Global World >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그에 따르면 세계화라는 현상은 근대에 처음 발생한 게 아니라 17세기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는 요즘 새로운 주장은 전혀 아니긴 하지만, 이를 베르메르의 회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예컨대 <장교와 웃는 여자>라는 회화에서는
캐나다에서 수입한 모피로 만든 모자를 볼 수 있고 또 일반 가정집에서 세계지도를 걸어놓는 등, 당시 일반인들의 세계지향성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 그림들을 보면 다른 집에서도 지도를 걸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래 그림에서는 중국산 도자기에 과일이 담겨있고, 그 도자기는 터키산 카페트 위에 올려놓아져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네덜란드인들이 수입했던 물건들이 무엇이었나를 보여주는 자료이며, 또한 그 가격이 꼭 엄청 비싸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한편 아래 그림에서는 한 여인이 은을 저울질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당대 주요 결제 수단이었던 은화의 중요성과 보편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런저런 그림들을 보여주면서 그 그림 뒷배경에 숨어있는 17세기 세계경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쓰고 있는데, 상당히 참신한 시도이며 아울러 당대인들에게 <세계화>란 무엇이었나를 보다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거 같습니다.
정말 강추하는 책이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