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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blogs.microsoft.com/blog/2014/09/15/minecraft-join-micro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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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마인크래프트.
PC, 모바일, Xbox, PS 등의 플랫폼으로 발매되어, 2014년 기준 총 5400만 개가 팔린 마인크래프트는 최고의 인디 게임입니다.
유치원생부터 학부모까지 전 연령대가 즐기며, 마인크래프트의 무한한 가능성과 스스로가 창조하는 컨텐츠에 열광했습니다.
게임 자체의 한계를 넘어서, 실제 교육기관에서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덴마크·영국 등지에선 마인크래프트로 자국의 영토를 그대로 재현하고,
피규어, 레고, 영화 등 각종 문화산업으로도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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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인크래프트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결코 작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마인크래프트라는 단 한 게임이 수많은 인터넷 개인방송을 성장시켜 왔고, 이제는 마인크래프트 하면 떠오르는 인물을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국내 유저 개개인이 만든 마인크래프트 서버에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까지 드나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그런 열광이 조금은 식어간다는 느낌이 드는 건 착각일까요?
수많은 유저가 스스로의 마인크래프트를 창조하고, 함께 플레이해온 때는 그저 지나가는 유행이 되어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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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 몇가지 사건이 있었고, 또한 달라진 흐름이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이 국내에서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침체기라면, 그 원인이 될 요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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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킷 DMCA 사태
2014년. 모장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면서, 최종 사용자 사용권 계약, 즉 EULA 약관을 공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마인크래프트 최신버전은 1.8 초기, 아직 1.8버전 버킷이 개발 중이던 상태였습니다.
이 때 EULA가 발효되면서 버킷 개발자 사이에 혼선이 있었고,
버킷 API에 일부 코드를 제공했던 인물인 웨슬리 울프가 디지털 밀레니엄법에 기반하여 저작권을 주장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DMCA 테이크다운이 일어나고, 그의 모든 코드가 포함되어 있는 버킷 관련 페이지가 말 그대로 테이크다운, 접속이 금지되었던 사태입니다.
버킷 API를 기반으로 개발된 서버인 크래프트버킷, 스피갓, 콜드론 등이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DMCA를 우회한 API들이 속속들이 나오긴 했으나,
대부분의 서버들이 버킷을 이용하던 국내 마인크래프트계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서버 파일과 서버 기반 API의 개념도 숙지하지 못하고 서버를 여는 경우가 많았고,
마인크래프트의 주 활동무대는 유럽/미국이었기 때문에 소식이 전해지는 것도 느렸기 때문입니다.
결국 1.8 버전 이상의 서버는 현재로서도 얼마 되지 않는 축에 속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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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질적인 저작권 의식
이미 마인크래프트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에서도 늘 회자되었던 문제점입니다.
복돌이라고 부르는 비정품 유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최신의 버전은 1.5.2며,
현재까지도 1.5.2 버전의 서버가 점유율이 제일 높습니다.
이러한 무분별한 비정품 사용은 특히 마인크래프트란 게임에서 더욱 심하게 침체를 초래하게 됩니다.
2.1 컨텐츠 발전의 정체
마인크래프트를 주로 플레이하고 주도하게 되는 유저 중 많은 수가 비정품을 사용하게 되면서
마인크래프트가 자체적으로 버전을 업데이트하고, 내놓은 새로운 기능을 즐기고 이용할 수가 없게 됩니다.
또한 수많은 종류와 다양한 기능을 가진 플러그인, 모드, 리소스팩 등 유저 컨텐츠 또한 이용할 수가 없으며,
거꾸로 그러한 컨텐츠를 생산할 수도 없습니다.
─즉 해외에서는 최신 버전의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하면서, 서로 기능을 공유하고 유저 컨텐츠를 개발하는 공동체가 형성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정체되고 폐쇄된 공동체를 유지하게 된다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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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선두주자의 개인주의적인 발전방식
선두주자라 하면, 이미 오랫동안 해왔던 활동과 경험을 통해 어느 지점까지 올라온 사람들, 즉
마인크래프트 유명 BJ, 커뮤니티 운영진 등. 마인크래프트의 상당수 유저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지금껏 마인크래프트의 유명세를 높이고, 많은 유저들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준 역할이 크긴 합니다.
그러나 다년간 이들을 가까이, 또 멀리서 접해온 사람으로서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본인들만의, 혹은 본인들이 소속된 그룹만을 위해 컨텐츠를 개발하고, 또 소모하고, 활동해왔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시선을 들어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더 넓은 곳을 바라보지 못하고,
본인이 방송할 새로운 컨텐츠, 당장 진행할 이벤트 따위에 매여 왔던 것이죠.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타고, 국내 마인크래프트는 세계와 방향을 달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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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소외
마인크래프트는 대단히 아마추어적인 게임이라서,
유저가 게임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완하고, 만들어갑니다.
서버API, 서버, 모드API, 모드, 플러그인, 리소스팩, 맵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든 아마추어든 모두 모여 다양한 방향으로 완성시켜 나가는 게임이죠.
이러한 컨텐츠의 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 마인크래프트 포럼과 같은 해외 사이트 등지입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몇몇 잘 알려진 컨텐츠들은 번역되거나 수많은 국내 유저들의 손을 거쳐 국내 커뮤니티에 들어와 동화됩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마인크래프트를 깊숙히 탐구하며 즐기려는 사람들은
곧 돌아오는 한글 자료의 부재와, 찾기도 까다로운 영문으로 된 자료에 막막함을 느끼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국내 커뮤니티는 폐쇄적인 흐름을 타게 됩니다.
단적인 예로, 저는 2013년부터 마인크래프트 건축을 도와주는 플러그인 '복쉘스나이퍼'의 사용법을 강좌해왔습니다.
제가 배울 당시엔 한글로 된 튜토리얼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명령어 목록도 없어, 모두 영문 사이트에서 어께너머 배웠습니다.
그렇게 해서 남긴 강좌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개되어 있는 복쉘스나이퍼 강좌입니다.
비단 복쉘스나이퍼 뿐만 아니라, 수많은 컨텐츠들이 이렇게 언어의 차이 때문에 국내에서 쓰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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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몇가지 짐작가는 원인을 고찰해봤습니다.
이제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마인크래프트가 소위 '망겜' 이 아닌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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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세계적 흐름
알파 버전 이후로 7년쨰, 정식 발매 이후로 5년째 되는 해가 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마인크래프트는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다양한 플랫폼에서 출시가 되어 왔습니다.
특히 콘솔에서 잇다라 출시되는 마인크래프트는 벌써 PC버전의 판매량을 훌쩍 뛰어 넘은지 오래입니다.
또한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발표 당시에 마인크래프트가 홀로그램으로 등장하기도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인기에 힘입어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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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침체기가 아닌 과도기
마인크래프트 1.0.0의 정식 발매를 기점으로 마인크래프트의 인기가 폭발했습니다.
현재 시기는 그 당시에 플레이하던 주 유저층은 떠나고, 신규 유저층이 유입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모장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이후로 아직 새로운 버전을 내놓지 않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다만 굉장히 두터웠던 기존 유저층이 점점 빠져나갔고,
마니아층만 남게 되면서, 주로 연령대가 낮은 신규 유입 유저들과의 갭이 생겨, 위에 서술했던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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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마인크래프트를 잘 아는 사람이든, 잘 모르는 사람이든 이 게임을 보고 말합니다.
무한한 자유도와 가능성을 가진 게임이라고.
그러나 마인크래프트는 유저가 만들어 나가는 게임입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 개개인의 힘이 있어야 그 무한한 가능성도 생겨나고 발전합니다.
스스로가 즐기는 게임의 가능성을 깎고, 가치를 떨어트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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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서 및 기사
▷'[월드리포트]미국은 왜 마인크래프트에 열광하는가' 2013.07.07
▷'마인크래프트, 어디까지 확장할까' 2014.10.12.
▷'MS 홀로렌즈와 마인크래프트의 만남' 2015.06.16
출처 | 출처 : 본인 블로그 http://andy7899.blog.me/220575060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