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배경음악으로 하나 들으면서 읽어주세요
비싼 악기 하면 페라리 스포츠카만큼 비싼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도 있고 목관악기 중 바순도 유명하지만서도
아예 급이 다른 하프가 떠오르는 분들이 많으실 거에요
하프는 백조와 같아서
멀리서 보면 우아하고 한가로이 물 위를 노닐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물 밑에서 발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고생하고 있다는 표현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디 오르간만 하겠습니까만은...)
실제로 가까이서 하피스트의 연주를 관찰할 기회가 있어서 유심히 보니까
과연 3단으로 조작되는 페달이 무려 7개나 달려 있고 계속 바쁘게 각각을 올렸다 내렸다 하더군요.
대체 뭘 하길래?
하피스트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 제가 크게 오해했던 건
하프의 촘촘한 현들이 12음계를 모두 표현하는 12현들로 구성돼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실제로 하프의 현들은 도레미파솔라시 7음을 담당하는 현들의 나열이며(빨간 줄이 도, 검은 줄이 파)
이 각각의 음마다 반음을 올리거나 내리는 페달 7개가 있는 거라고 하네요.
대략 이런 장치들에 의해서
각 현마다 2개씩 달려 있는 튜닝 디스크tuning disc 중 하나만 조여지면 원래 음, 두개가 조여지면 sharp, 모두 풀리면 flat이 나는 구조라고 합니다
조표가 찍혀있는대로 처음에 세팅만 해 놓고 그대로 뜯을 수 있으면 편하지만,
특히나 복잡한 선율을 담당하는 하프는 걸핏하면 마주치는 임시표마다 페달 조작을 다 해 주면서...
우아하게 연주를 해야 하는 악기였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