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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 원장은 간척공사에 실패한 채 초라하게 섬을 떠납니다.
이렇게 2부가 마무리 되고, 소설은 3부로 넘어 갑니다.
지난 회에서 언급한 황 장로의 평가, 그리고 3부에서 나오는 이정태 기자의 평가와
이상욱의 편지를 제외한다면 조 원장이 '위선적인 독재자'이며,
작가가 그를 비판하고 있다고 해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2부 끝부분부터 시작되는 이 세 사람의 조 원장에 대한 갑작스런
찬양이 그에 대한 평가와 함께 주제까지 모호하게 만듭니다.
기존의 해석은 이 세 사람의 찬양에 좀더 비중을 두었고,
저의 해석은 조 원장이 2부에서 보인 행동에 좀더 비중을 두었습니다.
323 페이지부터 3부가 시작되는데,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섬의 세대교체'입니다.
이상욱은 탈출했고, 황 장로는 죽었고, 조 원장은 떠났습니다.
이렇게 1, 2부의 주인공들이 모두 섬을 떠났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하는 사실은 3부가 시작되면서 나오는 저 나레이션의 주인공이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화자'의 목소리가 아닐까 생각하실텐데, 그러기엔 뭔가 이상합니다.
나레이션은 오마도 간척공사만 완성되면 갑자기 낙원이 펼쳐지고,
원생들도 지난 날의 타성을 버리고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간척공사만 완성되면 모든 게 바뀔까요?
간척공사는 이미 7년 동안 주인 없이 방치되어 왔고, 이제 원생들은 그 땅에 관심도 없습니다.
그걸 전지적 시점의 화자가 모를 리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나레이션의 주인공이 화자가 아니라 조 원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저 나레이션은 자신의 동상을 세우기 위해 어떤 핑계를 대서든 간척공사를
완성하고 싶은 조 원장의 욕망의 목소리입니다.
그리고 3부에서는 1, 2부의 이상욱 대신 이정태 기자가 관찰자로서 등장합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megado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