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춤출때 연습 늦게까지 하고 합정에서 지하철 타고.
신도림에서 간신히 막차 탐.
자리 많아서 제일 가까운 자리 앉음.
맞은편에 술 취해서 자고 있는 아가씨 계심.
머리가 긴데 얼굴을 휘감고 있음.
치마는 입었는데 다행히 다리는 오므리고 계심.
너무 피곤해서 계속 깜빡깜빡 졸다 깸.
깰 때 마다 실루엣 식으로 앞이 보이고 또 자고.
반복하던 도중에 아가씨 옆에 뭔가 있는걸 발견.
눈을 더 크게 떠서 봤더니 중절모 쓴 할배.
확인하고 또 다시 졸고 있었음.
근데 어느 순간 보니까 할배 손이 아가씨 무릎에 올라가 있음.
잘못봤나 싶어서 정신 차리고 눈 앞이 맑아질 때까지 응시.
역시나 손이 허벅지에 정확히 올라가 있음.
뭐 움직이거나 움켜지거나 하지는 않는것 같음.
눈 크게 뜨고 큰 소리로 스으으읍. 쯧!!!!! 함.ㅋㅋㅋ
그 왜 어른들이 애들 혼낼 때 하는 의성어.
내가 원래 그 소리를 자주 씀.ㅋㅋ
그랬더니 할배가 날 쳐다 봄.
그래서 있는대로 최대한 인상을 씀.
근데 이 할배 정장에 중절모에 외모도 완전 점잖.
그랬더니 아주 가볍게 까딱? 목례를 하더니.
천천히 일어나서 옆칸으로 가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교복인데 뭔 인사지? 잠깐 당황했지만.
생각해 보니 상습범인듯 함.
그래서 혹시 내가 신고하면 골치 아파지니.
나름 사죄와 용서의 제스쳐를 목례로 하지 않았나 싶음.ㅋㅋㅋ
속으로 자존심 상했을까.
본인이 자식들이나 손주들 혼낼 때 쓰던 소리를.
처음 본 고딩한테서 그 소리를 들었으니.ㅋㅋㅋ
스으으으읍..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