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유머라 할까요?
제가 애국자는 아닙니다.
군시절에도 나라에 대한 충성이니 뭐니 하는 사명감 따윈 없었고요.
국기에 대한 맹세 할 때도 그냥 서있는 편입니다.
저에게 애국심이란게 생길 때는 국가대표 축구할 때 뿐이죠.
이런 제가 애국심을 비슷한 걸 발휘한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애국심이라기 보다는 약한입장에서의 마지막 자존심 같은 거였죠.
작년 5월 전세계가 월드컵의 분위기로 들떠 있을 때 저는 호주에 있었습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있었는데요.
당시 저는 달링하버라는 야경이 매우 아름다운 유명한 항구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일을 하며 생활비를 충족하고있었습니다.
그 때 달링하버 근처의 피어몬트라는 곳에서 살고 있었는데, 일을 마치고 귀가 할때면 몇몇 펍을 지나곤 했습니다.
그 중 한 곳에서 월드컵을 맞아 월드컵에 진출한 32개국의 국기를 가게 안에 걸어두어 월드컵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는데요. 당연히도 태극기도 그 중 하나로 카운터에 잘 보이는 곳에 걸려져 있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태극기가 거꾸로 걸려 있던 겁니다.
뭐, 자국 대통령도 구별하지 못할정도로 헷갈리는 것이니 이해는 했습니다만, 왠지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에 고쳐달아 달라고 얘기 했습니다.
오전 시간이라 펍이 문을 열기 전 청소 하는 사람들만 있더군요.
뭐라고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나 : "Hey, how are you mate, you look busy this morning."
청소 : 'Good, yourself?"
나 : "Good too, look mate, I wanna let you know that the flag of Korea, between the Denmark's and the French. Can you see that?
청소 : "Yes, what's wrong?"
나 : The flag is upside down, so if you tell your manager about it, that would be great.
청소 : Okay, no worries buddy.
그런데 다음날에도 역시 거꾸로 걸어진채 있더군요. 오후 시간대라 마침 맥주 생각도 나겠다 펍으로 들어가서 맥주를 하나 시키면서 바텐더에게 말했습니다.
나 : Hey mate, can I talk to your manager?
바텐더 : Is there something wrong?
나 : Yeah actually Korean flag is upside down, I want you guys to hang it correctly.
그러자 바텐더가 메니져에게 얘길 하더군요.
메니져 : Oh sorry mate I didn't know that.
나 : That's fine, I just wanna let you know that. you know, the bunch of Koreans live in here, Sydney. I guess it's not relly good for your business if you keep hanging like this, you can make them angry about it possibly.
메니져 : I got it, thanks for that.
맛있게 맥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곤 다음날...
태극기가 없어졌더군요...ㅎㅎ
아예 걷어 버린 것 같았습니다.
뭐 그래도 거꾸로 걸려있던 것보다 나았으니 만족했습니다.
애국심과는 먼 저에게도, 내나라를 상징하는 상징물을 타국인들이 멋대로 다루니 기분은 좋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