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조 시~작~! 우리는 지금 한 시대의 마지막에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국가'라는 지상가치를 내세우며 일궈낸 모든 것들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가치로 바뀌어 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숫자로 2012년인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한국인은 1920년대를 살아온 사람, 1930년대를 살아온 사람, 1940년대,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기 동안 일제 강점기를 거쳤고, 해방을 했고, 한국전쟁을 겪었습니다. 독재를 경험했고, 군사 정권을 겪었습니다. 기적 같은 발전을 했고, 민주화를 이루었습니다. 10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다른 국가에서 몇 백년에 걸쳐서 겪을 일들을 모두 겪어 왔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그 경험의 산 증인들이 사라져가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일제강점을 겪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그들의 증언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채 남을 것입니다. 한국전쟁의 비극도 차가운 문서들과 몇몇 기록 영상들, 사진 이미지들로만 남을 것입니다. 군사독재의 공포와 두려움도 옛 조선의 비극처럼 먼 이야기들로만 남을 것이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 경제발전도 심각한 실업율과 앞으로 이어질 세계적인 금융위기들과 세계화 안에서 먼 낭만처럼만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또한 민주화의 벅찬 감성들도 차가운 조소 속에 식어갈지 모릅니다. 우리를 규율하고 통제했던 그 많은 것들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또 다른 규제 속에 길들여져 갑니다. 이러한 서둘러서 변한 한국사회를 가로지르는 마지막 유물을 함께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또 다른 군부가 들어서지 않는 이상 똑 같은 움직임을 하면서 동원될 일들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에 동일하게, 혹은 다르게 각인되어 있는 하나의 움직임을 사회적 조각으로 구현해 보고자 합니다. 바로 국민체조 입니다. 국민체조는 1977년 대한 체육회에 의하여 제정 공포된 것으로 전 국민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운동을 생활화하여 외적으로는 체력을 증진하고 내적으로는 범국민적 단합을 꾀하자는 근본취지를 가지고 사회단체와 학교를 통해 널리 보급하였다. (김태일, 1984) 국민체조는 구시대의 산물이면서 우리 세대에서 마지막으로 공유할 수 있는 움직임들 입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공통된 움직임을 주입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아니 이미 동원적인 움직임을 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 경험으로 새겨진 기억들은 여전히 유효한 것입니다. 이번에 행해지는 사회적 조각은 전위적인 예술의 영역에 속하지 않습니다. 한 시대의 끝트머리에 우리가 항상 앞서고 새로운 것을 추구해 나갈때, 잠시 쉬어 우리가 살아 온 사회를 돌아 볼 수 있는 사회적인 조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국민체조 시~~작!은 서울 스퀘어와 서울역 광장에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가장 근대적 움직임의 대표인 국민체조를 가장 현대적인 모임 방식인 플래쉬 몹 형태로 서울스퀘어와 연동하여 시연될 계획입니다. 참여자들의 신청은 온라인 혹은 모바일을 통해서 받고, 공연 당일에만 만나서 각자의 국민체조를 하게 됩니다. 참여하실 분들은 아래 주소 [email protected] 1. 이름 2. 소속 3. 전화번호 4. 국민체조에 대한 간단한 생각이나 경험 을 써서 주시면 참여신청이 되시고 메일로 구체적인 계획을 보내드립니다. 공연 후에는 감사의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기획 : 가나아트센터 / 문지문화원 사이 / 오재우 010.7931.1255 홍보담당 : 안홍휘 010.8920.8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