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태양계 밖에서 '제2의 지구'를 찾겠다는 인류의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날부로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기능을 완전복구하려는 시도를 중단했다.
케플러 망원경 프로젝트의 부수석 연구원인 찰스 소벡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가까이 NASA 기술진이 복구에 매달렸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밝혔다.
2009년 NASA가 6억 달러(약 6천681억원)를 투입해 쏘아 올린 이 망원경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외부 행성을 추적하던 중 작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부품 결함으로 일부 기능을 상실했다.
소벡 연구원은 "망원경의 반작용 휠들이 더 이상의 선체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망원경의 근거리 초점을 조절하고 방향을 통제하는 기능을 하는 반작용 휠 4개 중 2개가 연달아 작동을 멈추면서 더는 외부 행성을 추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케플러 망원경이 제 기능을 하려면 최소한 3개의 반작용 휠이 필요하다.
이제 두 개의 반작용 휠이 남은 케플러 망원경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지와 그 자금조달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소벡 연구원은 덧붙였다.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딴 이 망원경은 95메가픽셀의 카메라를 통해 외부 행성의 빛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외부 행성 135개를 발견했으며, 3천500여 개의 외부 행성 후보들을 추적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런 케플러 망원경의 고장으로 인해 인류의 외부행성 추적 프로젝트가 좌초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NASA의 폴 허츠 천체물리학 담당 국장은 "지금도 과학자들은 케플러 망원경이 남긴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최상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