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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군대 에피소드....
게시물ID : military_217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치킨주의자
추천 : 4
조회수 : 111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16 15:00:42

군대....어떤 보직인들 안편한게 있겠습니까마는

저는 3분류의 전,행,취 중에 행 이었습니다.

 

대충 큰 에피소드가 몇가지나 있나.... 생각해보면

 

1. 싸이월드1440시간

2. 기무대 파견

3. 야근 후 행군

4. 진급 누락

5. 공관 귀신

6. 촬영중 하이바

7. 의무대 야간긴급후송

8. 알박기 vs 군대

9. 후임 사격 후 점검중 하늘에 실탄발사

10. 전역 7일전 유격훈련

11. 경계근무 고라니 어택

 

정도...??

 

밀리터리 게시판 구경하다보니

저도 썰풀어보고 싶던 에피소드들이 몇개 있어 적어보려 합니다.

 

 

1. 싸이월드 1440시간

 

저는 정훈부에 있었습니다.

영상,촬영,행정등의 업무를 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정훈부 처부사무실에는 인터넷 pc가 있습니다.

(원래 군부대 안에 인터넷 pc를 둘 수 없습니다)

 

부대관련 기사체크 등이 주 사용목적이죠.

 

물론 이 인터넷 pc는 통신대에 모든 로그가 기록되고

사용시에도 사용목적과 시간등을 필히

인터넷pc 사용 장부에 기록해야 합니다.

합동조사시 체크대상 1호 리스트.......

 

헌데 어느날

점검 후 날아온 충격적인 인터넷 pc사용 로그...

싸이월드. www.cyworld.co.kr : 누적 사용시간 1440 시간.....

 

"니가 미치지 않고서야 인터넷 pc를 마음대로 사용을 해?!"

 

폭풍 갈굼과 징계가 기다리는 상황...

 

이게 도대체 뭔가

당시 일병이었던 제가

하루에 몇시간씩 꼬박꼬박 싸이질만 했어도

말도 안되는 기록이었던 데다가.....

 

정말 중요한건.....

 

전 싸이월드를 하지 않습니다 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대 하기전도 전역한 후도

싸이월드는 계정만 있을뿐 사용하지 않습니다.

헌데.....

 

게다가 차라리 징계라도 내리면

싸이월드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계정 로그인 기록이라도 보내달라고 해서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마는......

 

"좋게 넘어가니 다시는 그러지 말라" 는

쓸데없이 훈훈한(?) 결과로 은근슬쩍 넘어가

해명해도 이상한 상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단 사용이라는 누명을 쓰고

전역할때까지 내내 1440시간이나

싸이질 한 놈으로 간부에게 갈굼당하던

불편한 진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야근 후 행군

 

보통 행정병들이 풀야근을 하게되거나

당직근무를 서게되면

하루 밤을 꼬박 세는지라

다음날 근침(오침)이라 해서 취침시간을 조금 만들어 줍니다.

 

어느날도 풀로 밤을세운 야근을 하고 아침 8시

출근하는 사무실 간부들에게 경례하고

터덜 터덜 내려오는 길이었습니다.

 

행정반에 들어가 소대장에게 보고를 합니다.

 

"어 그래 마침 잘왔다. 빨리 군장준비해서, 연병장 집합해"

"??????잘 못들었습니다????????????"

"빨리가서 군장 챙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별히 큰 훈련(유격이나 혹한기 등)에 딸린 행군이 아니더라도

연례행사로 중간중간 행군 자체가 하나의 훈련처럼

진행되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행군에 인원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행군이라는게....마냥 걷기만 하는것 같지만

사실 걷는 그 자체가 정말 지옥같은 겁니다.

 

풀군장의 무게도 무게지만

걷는 코스가 기십키로미터니만큼

아스팔트 조금이라도 더 피해

한줌 흙이라도 밟으려는 발바닥의 고통...

 

게다가 야간행군이라면

다들 졸면서 걷기때문에

모르겠지만서도

 

준비중인 전원이 쌩쌩하게 아침부터 준비하는 그 행군에

나홀로 밤샘 후 행군투입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는 뜨겁고.....잠은 오고.......걷는 내내 구역질이 나옵니다

 

그날 부대복귀하고나서

선임 한명이 불쌍하다며 근무를 바꿔줬습니다.

 

 

 

5. 공관 귀신

 

공관이란....일정 급 이상의 간부들이 거취할 수 있도록

군대에서 마련해주는 별도의 숙소를 말합니다.

 

저희 사단장 공관도 마당 앞에

출입을 통제 및 경계할 수 있도록

야간 경계근무가 투입이 됩니다.

 

저희 소대는 야간근무를 위병소, 공관 으로 투입이 되었는데

그날은 공관으로 근무투입한 날이었습니다.

 

사실 위병소(부대 입구) 근무는

밤에 왔다갔다 하는 간부들 출입통제라던지

불시에 기습점검을 나오는 당직사령이라던지를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괴롭습니다마는

 

공관근무는 오고가는 사람도 없고

병사들이 들어가 있을수 있도록

따로 작은 방 처럼 마련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 꾸벅꾸벅 졸기 마련입니다.

 

그날도 저와 제 사수는 그안에 들어가 졸기시작했는데

갑자기 밖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여기 있어요?"

 

여자 목소리.

사방에는 논밖에 없고 뒤로는 산밖에 없고

주변에 민가나 도로가 나있는 것도 아닌

외진 공관인만큼 사람 목소리가 들릴리가 만무한 상황.

시간은 밤 2시.

 

그런데 여자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헛것을 들은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같이 있던 사수 표정을 보니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얼굴로 '나 무섭다' 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

 

그도 그럴것이

그 사수 동기가 귀신을 본다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귀신이야기는

누구보다 리얼하게 실감하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너도 들었냐?"

 

정말 진부하기 짝이없는 그소리가

그 상황에서는 어찌나 무섭던지

 

벽쪽으로 나있는 창밖으로 내다보니

역시나 아무것도 없습니다.

직접 나와 문 앞을 쳐다봐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때

불이 뙇!! 켜졌습니다.

 

공관 입구바깥으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쪽에

사람이나 차량이 접근하면

정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센서가 달려있어서

바깥에 센서등이 있는데 그게 갑자기 저절로 켜진겁니다.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도 없는 길 중앙을 스포트라이트처럼 비추고 있는데

정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쫙...........

 

근무 내내 둘이서 총만 부여잡고

지리다가 복귀했었습니다.

 

 

6. 촬영 중 하이바

 

보직때문에 촬영을 나가는 일이 주 업무였습니다.

카메라 3대를 메고 지고 들고

훈련이나 행사등을 촬영하게 되는데

 

호국훈련이었나

부대 어떤 행사중에

어느날은 육군참모총장이 부대방문을 잡은 것이었습니다.

 

역시나 육군 톱클라스 인지라

사단급에서도 매일 보는 분은 아니었고....

더더욱이 훈련장을 방문하는 만큼

한치의 오차도 없는 준비를 하겠다고

해당부대는 더 긴박한 상황.

 

군대는 그런 상황이면

점점 낮은 계급 순차적으로 미리 와 있게됩니다.

 

보통 훈련이라고 하더라도

저는 그 부대소속도 아닐뿐더러

부대에서 근무중에 바로 촬영지원을 나온 것이기때문에

보통의 전투복에 전투모 차림이었습니다.

 

가장 목 좋은곳에서 촬영 준비를 하는데

지나가던 해당 훈련부대 교육장교가 저를 부릅니다

 

"너는 왜 하이바가 없냐?"

"촬영지원 나오는데 훈련장인줄 모르고 왔습니다"

"그래? 기다려봐"

 

하더니 어디서 다른 병사 하이바 하나를 구해옵니다.

 

"이거써"

"감사합니다"

 

전투모는 카메라가방에 넣어두고 하이바를 쓰고 카메라를 셋팅합니다.

헌데 카메라 뷰파인더를 볼때나 촬영하기에 너무 불편한겁니다.

 

계속 하이바를 손으로 들었다 놨다 하며

셋팅을 하고있으려니 지나가는 교훈참모님이 저를 부릅니다.

 

"너는 왜 하이바 쓰고있냐?"

"여기 교육장교가 하이바 구해줘서 쓰라고 했습니다"

"무슨 촬영하는데 하이바야. 벗고 있어"

"네 알겠습니다"

 

하이바를 벗고 준비합니다.

역시 촬영은 맨머리로 해야 제맛입니다.

 

헌제 아까 하이바를 구해다준 친절한 교육장교가 지나가다 다시 저를 부릅니다.

 

"야 하이바 구해준거 어쨌어?"

"교훈참모님이 벗고 있으라셨습니다"

"그래?? 그래..."

 

조금 있으려니 훈련부대 대대장님이 지나갑니다.

지나가다 촬영준비하는 저를 보고 부릅니다

 

"자네는 왜 하이바를 안쓰고있나?"

"촬영 지원 나와서 하이바를 안챙겨 왔습니다."

"그래?? 교육장교!"

 

아까 그 교육장교를 부릅니다.

 

"하이바 하나 구해다 줘"

 

다시 구해옵니다.

친절한 사람인데 조금 불쌍합니다.

 

다시 하이바를 쓰고 불편하게 작업하려니

아까 교훈참모님이 다시 지나가다 저를 발견합니다

 

"하이바 거 불편하면 벗고 있으라니까"

"xx대대장님이 쓰고있으라 하셨습니다"

"그래?"

 

아마 그 대대장님이 짬이 더 높았나봅니다.

그냥 그렇게 보고 갑니다.

 

헌데 여단장님도 왔습니다.

여단장님도 점검하며 슥 둘러보고 다니다가

촬영하는 절 발견합니다.

 

"자네 촬영하면서 하이바 불편하지 않나"

"네 그렇습니다."

"그럼 그냥 벗고있지 그래"

 

다시 교육장교를 찾아가 하이바를 돌려주고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

참모장님이 왔습니다.

.............쓰라네요.

곧이어 사단장님이 왔습니다.

.............벗으라네요.

 

그 친절하던 교육장교는 화가났나봅니다.

그냥 쓰던 안쓰던 갖고 있으랍니다.

 

결국 몇번을 더 썼다 벗었다 하다가

촬영할때는 벗고 시작해서

끝날때 부대복귀하려 돌아와 보니

 

하이바는 그곳에 놓아둔 곳에서 사라져있고

교육장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이바 주인인 병사는 하이바를 돌려받았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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