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청계천이 '습지 모범사례'라고? 10월 28일 람사르총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는 이명박 대통령.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세계 환경회의 '람사르총회'의 개막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가 논란을 빚고 있다. 청계천이 자연생태하천으로 앞으로 진행할 습지와 하천 보호의 모범으로 제시되는가 하면 습지 보전이 핵심인 람사르 주제영상물에 청계천 모습이 담긴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람사르총회 개막식 축사에서 "우리는 청계천을 복원하고 서울숲을 조성해 도심 한가운데 새로운 자연생태공간을 만들어 낸 값지고 소중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귀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훼손된 습지와 하천을 되살려 놓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일부 참가자는 "람사르 영상물에 청계천이 왜 들어가 있나"며 "청계천은 환경부도 인정한 실패한 생태하천이며 이는 습지 보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부는 지난해 8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 '자연형 생태하천으로는 실패한 사업'이라고 평가 절하한 바 있다. 당시 환경부는 청계천이 과거 물길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인공적인 조경시설 등 편의시설에만 치중해 친수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람사르 개막식 중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총회 개최국 어린이 참가자들./사진 경남도민일보 이와 함께 개막식의 외연을 꾸미는 데 치우쳤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환경부 한 관계자는 "외국인 참가자들이 개막식인지 개막연회인지 헷갈려했다"고 전했다. 총회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는 다소 거창했다는 말이다.
특히 개회사는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사무총장 몫이었으나 개막 당일 오전에는 이 대통령도 개회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 측에서 검토돼 한때 논란을 일으켰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역대 총회를 보더라도 이렇게 융숭하게 대접하고 겉치레에 충실한 총회가 없었다"며 "축사는 이명박 대통령을 위시해 이만의 환경부장관과 김태호 도지사 등을 위한 정치 쇼였다"고 주장했다. 임 사무국장은 "이번 총회 모습은 한국의 습지정책의 모순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이런 겉치레에 충실한 총회를 열어 앞으로 총회 개최국에 부담을 주고 총회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람사르 총회 장앞에서 벌어진 환경단체들의 퍼포먼스. /사진 경남도민일보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29일 낮 12시 세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람사르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국가 전략으로 내세운 저탄소 녹색성장의 주요 내용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갯벌인 시화호, 새만금, 인천만, 강화갯벌, 천수만, 가로림만 등 6개 연안습지를 방조제로 막아 조력발전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내용을 람사르총회 장소에서 국가장기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람사르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사기 축사"라고 맹비난했다. 녹색연합도 이날 오전 10시 세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새만금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고 또 하나의 청계천을 만들겠다는 야심만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이만의 환경부장관의 축사는 국민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라고 비난했다. 황평우 제주 문화연대 위원장은 "이번 총회처럼 고탄소를 배출하는 총회가 없을 것"이라며 "습지 보전은 립서비스가 아니라 실천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천주교제주교구 관계자들이 참여해 국방부가 지난 10월에 구체화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철회하고 연산호 군락지인 강정 앞바다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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