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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빠도 환까도 아닙니다.
게시물ID : history_216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fro
추천 : 1/7
조회수 : 996회
댓글수 : 66개
등록시간 : 2015/06/22 01:50:32
안녕하세요? 저는 역사게 오늘 처음 들어온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역사를 참 좋아해서 책도 많이 봤는데 본 책 중에 환단고기도 있었죠.
고물상을 하시고 계신 외할아버지를 통해 우리 집으로 흘러들어온 책인듯한데..
아무튼 저는 사실 그때 굉장히 재밌게 본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꽤 높은 수준의 믿음까지 가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요.

'신화와 문화'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독일이 아리안 족의 우수성을 증명하기 위해 게르만 신화에 대해 국가적인 연구를 진행했고,
게르만 신화를 사실인 양 조작해서 당대 지식인 사회에 퍼뜨리는 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배웠습니다.

오늘에서야 나무위키만 보면, 환단고기를 사서로 인정하는 것이 굉장히 비합리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정을 한다면 어떨까요?
웬인인지 중국과 일본, 미국을 가뿐히 뛰어넘는 국방력을 대한민국이 가지게 됐을 때,
환빠 분들이 대한민국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지금도 뭔가 환단고기를 사실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더 널리 퍼지고 있는 인상이 느껴집니다.
때문에 암송대회도 열고, 독후감 대회도 열 수 있는 것이겠죠.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일본의 우경화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대중 의식 일부도 변하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중국이 동북공정하고, 일본이 신대문자가 한글의 원형이라고 바득바득 우긴다고 해서
우리까지 그래서는 안 되는 겁니다.
소크라테스의 말마따나, 불의를 불의로 갚아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또 다른 배움입니다.
'신화'는 학문적으로 연구할 가치가 있는 대상입니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파헤치는 것 말입니다.
신화학이라는 학문이 있는데, 그 영역에서는 인간의 상상력이 발휘되게끔 하는 의식이나 무의식의 구조에 대한 탐구가 주로 이뤄집니다.
환단고기를 무시하지 않으면서, 합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여기에 있어 보입니다.

환단고기도 그렇고 규원사화도 그렇고, 이것을 읽고 많은 분들이 그 많은 분들을 사실로 믿고 또 많은 분들은 이게 위서다라고 주장을 하는데. 저는 이것이 '사실이다 위서다’라는 그 차원에서 이제는 한 차원 좀 넘어가야 된다고 계속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뭐냐면은 '환단고기 사(史)'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환단고기의 내용이 맞다 틀리다라는 차원이 아니라, 환단고기를 한번 본격적으로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 이덕일"고구려는 천자..." 저자간담회, 2007.09.12.

나무위키에서 따온 인상적인 구절입니다.
물론 환단고기를 찬양하는 건 지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만화판 환단고기를 지금 기억해 보면, 환단고기의 원전(?)들도 신화적 상상력이 남긴 흔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원전을 보진 않았지만요.

즉, 여기까지 요약하면 이런 겁니다.
'확실히 환빠의 관점은 이상하지만, 그렇다고 환단고기를 완전히 무시할 건 아닌듯하다.
신화학의 자료로서 유용해 보인다.'

제 결론은 게시판의 독립이 확실히 필요해 보인다는 겁니다.
과학과 유사과학은 다르기 때문에, 이 커뮤니티는 과게 외에 다른 게시판을 많이 세운 걸로 압니다.
확실히 역사게시판은 유사역사를 향유할 게시판은 아닌듯합니다.
그러나 환단고기에도 학문적이든 어떻든간에 인간이 향유할 가치가 조금은 있어 보이니,
유사역사(가칭)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그들이 온라인에서 노니는 것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신화학의 관점으로 환단고기에 다가가진 않겠지만요.
출처 걍 제가 들어간 수업을 듣고 나와서 생각한 것들?
https://namu.wiki/w/%ED%99%98%EB%8B%A8%EA%B3%A0%EA%B8%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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