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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저희들을 구원했습니다.
게시물ID : gametalk_2160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창렬지수계산기
추천 : 15
조회수 : 665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4/10/19 02:04:05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19713
↑이야기의발단
 
http://todayhumor.com/?humorbest_959738
↑오유등 기타 여러 싸이트에 글이퍼짐
 
그리고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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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탐정의 왕> 시나리오를 집필한 신소음입니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직접 인사드리는 건 설정 공개 이후로 처음인 것 같네요.
 
 
 
다소 좀 ‘오그라드는’ 글이 될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만 
저희 팀원들의 심경을 조금이나마 여러분께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본래 팀장님이 작성해야 할 게시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번 경우에는 제가 직접 인사를 드리는 것이 여러분의 성원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여 
부족하게나마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사건이 알려지고 나서 제법 정신없이 움직였습니다. 블로그에 호소문을 작성한 뒤에도,
“우리가 이렇게 대처하는 것이 옳은 선택인가.” 라고 몇 번은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공개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보안을 강화하고 이번 사건을 아예 드러나지 않게 하자. 그렇게 주장했었죠.
 
 
 
그러나 그렇게 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이내 사내 회의에서 ‘디앤씨 게임즈 해체검토’ 안건이 나오게 되었죠.
 
 
처음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매출을 거둘 거라 기대했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그리 만족스럽지 않더라. 
그렇다면 이 팀의 이 작품은 실패한 컨텐츠인 것이 아니냐.
 
 
 
……예상했던 회의 결과였죠.
 
 
 
그리고 팀장님은 남몰래 게시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그게 처음이었습니다. 
“야, 우리 뭐뭐 할래?” 라고 언제나 팀원들에게 물어보던 우리의 리더가,
 
결성 이래 처음으로 아무런 의견도 구하지 않고서 독단적으로 그런 게시글을 작성했지요.
 
결제 크랙에 대한 서러움이 담긴 게시글이었습니다.
 
이튿날 출근하고, 팀장님에게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건 “유저들에게 동정을 구걸하는 것 밖에 되지 않겠냐” 부터 시작해서, 
“역효과가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조롱을 살 지도 모른다.” 등등.
 
 
 
그 날, 하루 종일 팀장님하고는 말도 안했네요;;
 
 
 
그렇게 많이 팔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이 팔려서 놀랐던 게임이었습니다.
사실은 팔리지도 않았던 것이어서 울적했던 게임이었습니다.
 
 
 
재미있게 즐겨주신 유저분들께는 죄송스럽지만, 약속했던 DLC들을 끝으로 탐정의 왕 관련 컨텐츠를 접자.
 
 
 
후회는 없었잖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했어. 이번 DLC 시나리오에서 억지로 우겨넣길 잘한거야.
 
쓰면서 즐거웠잖아.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독자(유저)와 만난 적 없었잖아.
 
비록 내가 안 팔리는 작가라는 걸 재확인 했다고 하더라도 말야.
 
저거 봐. 팀장님 또 트위터에서 이상한 얘기 하고 있어.
 
 
 
……대충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탐정의 왕 후속작은 어떻게 되는 거죠?”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했어요!” “계속 만들어주세요!” “펀딩 계획은 없으신가요?” “탐정의 왕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프리퀄도 보고 싶고 후속작도 보고 싶어요!” “좀 더 비싸게 받지 그랬어요!” “이대로 끝내긴 아쉬워요!”
 
 
 
“그러니까, 저희들이 더 결제할게요!”
 
 
 
꽤 많은 응원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미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구매해주셨던 유저분께서 티스토어를 통해 결제해주시고,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해 결제해주시고. 그걸로도 부족하셔서 친구분께 적극 추천해주시고.
 
 
이러한 ‘인증 샷’을 상당히 많이 받았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블로그 글을 SNS에 링크해주시는 분도 계셨고, 
음으로 양으로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리고 한 통의 전화를 받았죠. 게임 웹진으로 유명한 인벤 측의 전화였습니다.
 
기사화가 되었고, 이것을 통해 게임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
 
 
 
긴급회의가 다시 한 번 열렸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팀 해체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되었습니다.
 
 
 
 
블로그 글을 계기로 소소하게나마 다운로드 건수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설치 수’ 가 눈에 띄게 증가하였습니다.
 
아직 이렇다할 매출적인 반응은 크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만.
 
저희들로서는 ‘폭발적이었다’는 감상밖에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내가 사지 않으면 이 이야기가 끝난다.
 
 
저는 이런 말을 국내 서브컬처 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반응은 유저들이 이끌어낸 것이고, 이토록 충성도 높은 유저를 확보해낸 팀이라면 이후 출시할 타이틀에서 기대해볼만 할 것 같다.”
 
“다음 타이틀부터는, 보안에 신경쓰도록.”
 
 
 
 
윗분들의 말씀을 요약하자면 뭐…… 이런 느낌이네요.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저는 이력서 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차기작이나 후속작…… 뭐 그런 것들도 이대로 물거품이 되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함입니다.
 
 
 
 
고맙습니다, 유저여러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 이야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해주셔서, 
버그투성이에 미흡한 점은 잔뜩 있고 추리요소도 궤멸적인데다가 어딘지 모르게 맛이 간 녀석들밖에 안 나오는 
 
 
이런 게임을 사랑해주셔서.
 
 
이런 저희들이 만드는 게임을 사랑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저희는 탐정의 왕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저희가 잘해서 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저분들께서 사랑해주셨기에 극적으로 회생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여러분의 것. 앞으로도 이 못난 개발팀을 사랑으로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저희들을 구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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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하기만한 국내 게임 업계에
 
약하지만 한줄기 빛으로 보이네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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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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