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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악한 이 세상에 두터운 밀랍의 성을 짓고.....
게시물ID : freeboard_2160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완마루
추천 : 5/14
조회수 : 600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06/08/11 12:23:34
.....지지 않겠다 매번 다짐하는 나이지만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시련이 오더라.

오늘 내 생일인데 내가 친한 동생에게 나 없는 동안 내 친구 좀 지켜달라 부탁했더니
알바 아니라는둥 자기랑은 상관없다는둥 내가 하는말이
아주 소설을 쓴다나? 언니한테 반말하고..너는 소설이니? 나에겐 현실인데......

나 아파 죽겠다. 일어서는게 너무 신기해
야생동물 같다 나 두 다리로 꼿꼿이 서서 말야

그래도 걸어 너랑 실컷 다투고 미안하다 사과하고
아프다고 울고 싶지만 난 울진 않고 이젠 눈물조차 나오질 않아

우는 건 약한거야

날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 눈물을 지어 봐
난 나를 위해 울지 않을거야
난 약하지 않으니까 말야

아침엔 소금으로만 간을 맞춘 미역국을 먹었다.
아주 깔끔하고 좋더라 속이 다 풀리는 것만 같아서 기분 좋더라.

나한테 덤벼 얼마든지 덤벼봐
나를 죽일 수 없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라는 격언을 안다
그러니까 나는 마음은 참 강해
거봐 지금도 다시 웃잖아
칼 맞을지언정 지지를 않아
죽을 힘을 다해서 눈물 참고 다시 웃는단 말야

암튼 너무했어 나 오늘 생일인데
친구들 보면 미안해서 보지도 못하는데 말야
넌 어쩜 그리 이기적이야 언니가 너 지켜준다고 했으면 날 믿어

그냥.....따지지 말고 날 믿으라구
있는 그대로의 날 좀 봐.

나의 진실을 보아줘. 너무들 이기적이야 머리가 아파

지하철 안에서 저 이야기 들어주고 챙겨주신 성함도 모르는 언니
세상에 알지도 못하는 애를 챙겨주시고 걱정해 주시다니 언니는 천사네요
제가 꽃 드렸죠? 성화 오라버니가 걱정 된다고 들고가면 그래도 누가 안 찝적댈거라 주신거지만
그냥 언니 주는게 좋아요

국화꽃 같이 그 자그마한 꽃송이처럼 아름다우시네요

언니한테 좀 안아달라 그럴 걸
저 힘든데 언니가 얼핏 안아주신듯도 해요
이제 번호 아니까 제가 지켜드릴래요

앞으로는 연락해요 우리

언니 힘든일 있거든 저도 지켜드릴테니까
아셨지요? 그리고 언니 이외에도 저 피곤해서 잔다고 걱정돼서
챙겨주시던 낯 모를 남자분들 감사했어요
괜찮아요 괜찮아 저는 제가 지키니까요
걱정마세요 약한 애 아니니까

오늘은 미용실가서 앞머리 좀 자르고
하얀 원피스랑 하얀구두랑 미진이가 생일 날 준 목걸이랑 반지 같은 거 하고
전에 일하던 원장님 좀 찾아뵙고 인사 드리고
환자분들도 얼굴 좀 뵙고 오랜만에 좀 도와드리고 와야지
솜도 좀 빨고 소독솜도 만들고 침상 정리하고
바닥도 닦고 소독기 돌리고 세트 좀 씻어서 잘 두어야겠다

원장님 예쁜 사람 좋아하니까 잘 꾸미고 가야지
헤헤 이왕 청순하게 하고 가야겠다
마음이 어두우니 청순해지고 싶어

난 그런 사람 아니지만 후후 그래도 나쁜애도 아니야 나;

원장님 좋아하는 김가네 김밥하고 너구리 라면 하고 더 원 담배하고
꽃을 사들고 가야지
그리고 잘 지내시냐 꼭 여쭈어보고 악수 꼭 하고 와야지
우리 존경하는 원장님
내 인생의 본보기이신 그 분
잘 지내실까? 보고싶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식구들하고 친척들하고
영화 한편 보고 유람선을 타던지 63빌딩 수족관 가서
물고기 신나게 구경하고

오는길엔 돌고래 인형 하나 사야겠다

아프지만 행복한 하루가 될 거 같아
그래도 난 힘내요 괜찮아요 강하니까요...약하지만 그래도 강하니까

다시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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