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이란 무엇일까요? 요새 고민하고 있는 화두중 하나입니다. -물론 저런 고민은 시험에는 하등 쓸데없습니다. 몇 안되는 취미생활일뿐. 무식함과 당당함은 비례한다고 하지요. 하늘을 찌를듯한 당당함을 가지고 강의실로 입성합니다. 물론 푹 눌러쓴 모자는 필수요소 입니다. 없으면 안되지요. "X와 Y타입의 차이점, 이로운 점 및 해로운 점을 서술한후 각각의 타입의 사람이 경영자의 역할을 맡았을 시에 회사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어떤 타입의 리더쉽이 타입별 경영자에게 잘 어울리는지를 설명하고, 자신의 타입을 분석하고 자신의 되고싶은바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경영자의 태도 및 자세를 서술하시오." 손가락 끝까지 올라온 "who cares?" 를 도로 집어넣는 데는 상당한 인내심이 소요됩니다. 무슨무슨 형태의 기업이 어떠한 경우에 유리하고 불리한지, 또 그에 맞는 적당한 이유와 사례를 들지 않겠나, 식의 문제가 꽤 있더군요. 뭐 수학같이 정답이 하나밖에 있을 수 없는 과목과는 달리 이런 식의 문제는 제 의견을 적을 수 있어 나름 쉬운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리가 없습니다. 쉽기는 뭐가 쉽습니까. 대체 왜 사례를 외워야 하는건데요! 이게 무슨 법과목 판롑니까. 울부짖어 봤자 시험지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면 왠지 글자들이 절 비웃는 것 같기도 하네요. 어찌됐든 시험을 본 후에는 3분동안 저어기멀리 있는 건물로 뛰어가야 합니다. 시험을 못봤느니, 잘봤느니, 한국 고등학교 때 아이들과 답 검사하던 때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몇년 지나지 않았지만, 그때가 그립군요. 수학수업을 듣지만... 아무래도 수학수업같은 경우에는 전공과목이 아닌이상 지루한 분위기입니다. 아무리 미적분이라지만 필요과목이라 듣는경우가 반이상인데다 정말 수학이 좋아서 오는 학생들은 이미 옛날에 다 학점 따놓고 상위수학과목을 듣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업 분위기가 즐겁긴 힘듭니다. 아 물론 전 즐겁습니다. 조용히만 한다면 얼마든지 떠들 수 있는데다, 앞뒤로 처자들이 포진해있구요. 노트필기를 하는 중간중간 이 글 구상도 할 수 있는 유일하게 여유롭게 진행되는 과목이라 마음은 편합니다. 이러니까 수학점수가 안나오는 거겠죠. 일주일의 스케쥴은 대강 종료됐습니다. 일단 넘을 산은 다 넘었다는 성취감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다음 주 과제검토및 이것저것 벌려놓은 일들을 정리해야하지요. 번역팀에 소속되어 잇는 터라 번역작업도 해야하고.. 오유에 들러 트렌드를 분석하기도 하고, 디씨에 버스좀 태워 주세요 굽신굽신 하기도 하고, 들어온 메일을 확인하고 분석해서 답장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일을 다 끝내고보면 결국 점심때를 놓치기 일쑤 입니다. 3시쯔음 해서 늦은 점심을 먹고, 텅빈 방을 둘러보며 망중한을 즐기기도 하구요. 물론 손에는 먹을게 들려있습니다. 놀러오는 친구들이랑 웃으면서 수다도 떨어줘야 합니다. 때때로 내려가 주기도 해야 하구요. 별 시답잖은 농담에도 웃어주고, 영양가 없는 얘기도 감탄사 쳐주면서 들어주다 보면 또 한시간입니다. 대충 스케쥴이 끝난셈입니다. 방에 들어오니 5시정도 됩니다. 이때쯤 미국 증권거래가 끝날 시간이지요. 확인해 보니... 이날 700포인트정도가 하락한 날입니다. 예측이 맞았다, 하면서 개인적인 충족감을 느끼지만, 아 이러면 안되는데 싶은 마음도 듭니다. 결국 한국쪽 환율도 내려가는척 하다 반등하고, 코스피도 주춤하다가 내려가는 기색을 보이구요. 지갑을 더욱 열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뭐 어차피 돈쓰는게 먹는것과 전화비 정도만 쓰는입장이라... 살이 절로 빠지겠군요. 이때쯤해서 하루를 마감하는 기사들이 올라옵니다. C모 뉴스라던가, F모 뉴스라던가 들어가서 뉴스 확인을 하고 모르는 단어 좀 찾고 합니다. 선거철이라 맨날 오맥 얘기만 줄창 떠들어 댑니다. 별 시답잖은 기사올라오는건 미국도 마찬가지 인듯 싶네요. 연예인의 대선후보 지지소식, 무슨무슨 코미디언이 맥케인을 풍자했다는 소식... 이런게 뭔 뉴스거리입니까. 다행히 낚시 수준의 기사는 아무래도 잘 올라오지 않습니다만. 8시쯤 되면 슬슬 어둑어둑 해질 시간입니다. 이 시간즈음해서 목요일날 일주일 스케쥴이 끝나는 아이들이 쳐 웃기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조용한걸 좋아하는터라 문을 다 닫아도 들릴정도로 크게 떠들고 놉니다. 가끔은 그런데 나가 스트레스 풀기도 하고, 여유롭게 시간 보내기도 하지만... 매주마다 술판을 벌이니 술을 안마시는 저같은 입장에서는 영 꼴보기 싫은것도 사실입니다. 어둠은 점점 내리깔리고, 어둠이 깔리는 만큼 아이들의 웃고 떠느는 소리는 높아만 갑니다. 미국이란 나라에 처음 온날을 회상해 봅니다. 너무 긴장해서 말한마디 걸었을때 머리가 텅비는 느낌을 받았던 날. 너무 어려워서 표지판 간판 하나 제대로 읽기 힘들었던 날. 너무 힘들어서 오자마자 돌아가고 싶었던 날. 하지만 미국이란 나라에 처음으로 발을 딛었던 날의 기억은 어둡다기 보단 밝은 느낌으로만 떠오르네요. 잠시동안의 회상은 두드리는 문소리에 깨어집니다. -"놀자!" 저 간단한 말을 듣는데 3일이 걸렸습니다. 저 간단한 말에 대답하는데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저 말을 하게 되는데 한달이 걸렸습니다. 이젠 아무런 거리낌없이 저런말을 주고받습니다. 왠지 모를 느낌에 얼굴에 미소가 그려집니다. 문을 잠그고 따라나섭니다. -"뭘 웃고 있냐." -"그냥, 즐거워서." --------------------------------------------------------------------------------------------------- 저 날을 기점으로 해서 세계증시및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한것 같군요. 뭐 조짐은 있었지만 가장 크게 터진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촌신청 해주신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최대한 들리려고 하는 편입니다. 요새 뭘 하나 써보고 있는데... 역시 경험을 적는것도 어렵지만 스토리를 지어내는건 정말 힘들더군요. 왠지 쓰다보니까 스릴러가 되버렸는데-_-; 심심할때 보고 웃자고 시작한건데 이젠 안돌아가는 머리 돌리는라 머리가 다 아프더군요. 읽어주시는분들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