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역사나 유사과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 다음의 논리(적 오류)로 진행됩니다.
1. 과학이 되었건 역사가 되었건 학문은 주어진 자료와 근거에 대한 객관적 연구를 토대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는 것입니다.
즉 타당한 근거가 여럿 쌓이고 자료가 연구되면 거기에서 타당한 객관적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이죠. 즉 자료수집 및 분석, 연구->잠정적 결론 유사학문은 그 반대입니다. 결론을 내려놓고 거기에 맞는 자료를 찾아 끼워맞추는 형식이죠. 이는 미리 도출해논 결론->결론에 맞는 자료수집 및 자의적 해석.
이렇다보니 그 자료의 해석이나 연구방식이 타당한지 객관성을 띄는지는 무시되기 마련입니다.
2. 학문은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유행이나 인기여부, 투표따위로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과학이나 역사를 "학문"으로 접근할 때 그 결론은 치밀하고 냉정한 객관성과 보편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리고 교차검증과 연구논문에 대한 동료평가(peer review)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유사학문의 경우는 그러한 과정을 싹 무시한 채, 대중에게 감정적 호소와 언변을 통한 인기에 기댑니다. 그리고 학문적연구보다는 미디어나 로비등을 통한 인기몰이에 더 연연합니다. 그 과정에서 민족성이나 도덕성, 전통같은 것을 이용해 일반대중에게 호소합니다. 우리의 전통은 이러이러해 오지 않았냐고, 우리 인간이 도덕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혹은 우리 민족이 이렇게 위대하지 않냐고.
3. 때때로 유사학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학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유명인이나 학자의 주장을 마치 권위를 가진 전문가가 하는 주장인 것처럼 포장을 하기도 합니다.
빌게이츠가 이런이런 말을 했으니 양자역학이 이렇고, 무슨 스페인어 교수가 이런이런 글을 썼으니 아메리카원주민과 고구려의 관계가 이렇고, 무슨 철학자가 이런이런 말을 했으니 대륙백제가 이렇다는 식입니다. 보통 어떠한 글이나 주장이 권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해당학계의 보편적 입장을 해당학계의 전문가가 발표를 하거나 논문으로 써서 인정되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해당학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의사가, 사회유명인이, 아무런 관련없는 전공의 박사나 교수가 주장했기 때문에 거기에 전문가적인 권위가 있듯 포장하는 것을 논리학에서는 권위에 의거한 논리적 오류라고 부릅니다.
4. 자신들의 주장이 논박되면 보통 세가지 방식중 하나를 채택합니다.
4-1) 원천봉쇄의 오류
유사과학의 경우 그 논쟁에 종교 (특히 기독교나 이슬람교)적 가치관이 걸려 있을 경우, 창조론자들은 때때로 보통 진화론자들이 신을 부정하며 신으로 부터 창조된 도덕조차 부정하는 사람으로 매도합니다. 이런 경우 보통 히틀러와 스탈린을 진화론자와 동일시하기도 합니다. 다른유사과학의 경우도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편협하고 자기세계에 갇힌 사람으로 매도합니다. 유사역사의 경우, 자신들의 주장을 비판하면 식민사학주의자나 매식자로 근거없이 폄훼합니다. 이는 상대방 주장의 타당성보다는 상대방 개인에게 그 화살을 돌리려는 행위로서 논리적 오류에 해당합니다.
4-2) 학계가 기득권을 유지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주장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는 경우
유사역사나 유사과학이나 또 한가지 특징은 자신들의 주장이 반박당하거나 비판당해 그 근거가 제시되면 기존학계에서 주장하는 것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인다는 겁니다. 유사학자들은 기존학계가 비합리적으로 기득권을 얻었고 그 기득권을 억지로 유지하기 위해 올바른 자신들의 해석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엉터리 학설을 정설화시켰다고 합니다. 특히 역사학계에서 이병도 이후의 현대 사학계는 모두 식민사학주의자이며 만약 반드시 식민사학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본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본인들의 주장을 억지로 무시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외국에서는 마찬가지로 창조주의자들이 과학계에 대한 불신을 보이며 기득권지키기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4-3) 말돌리기
유사역사주장에 대해 반박이나 비판이 있을 경우, 보통 유사역사학자들은 그 반박이나 비판이 타당한지에 대해 고려를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주장을 해서 A가 이러이러한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라는 반박이 있다면 유사학자들은 거기에 대한 재반박을 하지 않습니다. 또다른 B라는 주장을 하고, C라는 주장을 하며 결국 반박을 하는 사람이 귀찮아지거나 지쳐서 무시하게 되면 본인들의 주장이 맞았다고 결론을 내리는 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