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집을 나선다. 가리봉 시장을 지나 오거리에서 수출의 다리 쪽으로 걸으면 2공단 네거리.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한 대우어패럴과 효성물산이 있던 길, 2공단과 3공단 길에는 무수한 노조들이 있었다. 당연한 권리지만 노조를 만들면 해고당하고, 투쟁하면 머리채 잡혀 질질 끌려가는 일, 무지막지한 주먹에 시퍼렇게 멍드는 일, 난지도며 고속도로 한가운데 버려지는 일이 숱하게 벌어져도, 다음날이면 회사 앞에 나가 출근 투쟁하던 사람들이 있던 길. 그 길은 이제 이름도 모습도 달라졌다. 그런데
노동자로 사는 일이 힘겨운 건 여전하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해고, 비인간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는 지난 시절에 한정된 말이 아니다. 그 무게에 짓눌려 도저히 안 되겠다고 노조를 만들면 노조가 무슨 적이라도 되는 양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자본가의 모습도 똑같다. 공단이 디지털단지로, 공장이 유리빌딩으로, 삶은 달걀을 팔던 매점이 이름 있는 음식점이나 커피집으로 바뀌는 동안, 자본가나 자본가를 가장한 투기꾼이 공장 부지를 팔아 거대한 이득을 얻는 동안,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내몰렸다. 노동할 의무는 있되 노동자의 권리는 없는, 일회용으로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처지로. 그 길을 걸어서 가면 어디쯤에선가 멈추고 되돌아설 것 같아 택시를 탄다. 일요일로 54일째 단식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기륭전자.
모든 조합원이 시작한 단식, 이제 두 명 남았다. 지난 금요일에 병원으로 실려 간 노동자는 몸이 음식을 거부해 계속 토한단다. 분회장은 전화로 오늘은 어떠냐고 묻고 다른 조합원이 챙겨 간 미음과 된장국을 숟가락에 묻혀 조금씩 먹어보라고 일러준다. 자신도 심장이 안 좋고 기력이 떨어지면서도 세심하게 사람을 챙긴다. 조합원들은 몸이 쓰러져 단식을 멈추었지만 모두 단식 중이나 마찬가지다. 병원에 있는 동료들이, 옥상에 남은 두 동료가 아픈 만큼 모두 아프리라. 지난 금요일 기륭 조합원들은 종교계와 사회단체 대표로 이루어진 공동대책위와 함께 국회에 갔다. 벌써 오래전부터 사회문제가 된 기륭 문제를 해결하자고 민주노동당, 민주당,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다. 한나라당 쪽은 문을 열지 않고 “절차”를 말했다 한다. 절차를 밟아도 묵묵부답이던 이들이. 한나라당은 절차가 아니라 50일 넘게 단식하는 노동자들을 걱정하는 말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앞서 한 차례 만난 일이 있어 기륭 문제를 모르는 것도 아니니. .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해결하자고” 했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은 정치적인 수사였을까. 끝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했다. 토요일 밤, 마찬가지로 절차를 말했던 국회 사무처는 공권력을 동원해 단식농성하던 이들을 연행하게 했다. 늘 그런 식이다. 정부도, 국회도, 사법부도 노동자에게만 엄격하게 절차와 법을 들이댄다. 노동자에게는 가로막혀 있고 꼬여 있고 냉정한 절차와 법. 3년이 넘는 동안 기륭 노동자들은 노동자의 생존이나 권리를 무시하며 저 높은 곳에 있는 절차와 법 앞에서 진저리를 쳤을 것이다. 국회에서 그이들을 들어냈다고 기륭 노동자들의 문제가, 비정규직의 문제가 사라질까. 쉽사리 뒤돌아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 우리 신화에 나오는 뼈살이꽃, 살살이꽃, 피살이꽃이 떠오른다. 기륭 노동자들을 살릴 이 꽃들은 오래전 서천꽃밭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한테 있을 것이다. 앙상해진 저들에게 이 꽃들을 안기면 이 사회는 숨살이꽃, 혼살이꽃을 얻을 것이다. 기륭 노동자들은 지금, 이 시대를 온몸으로 말한다. 박수정 르포작가 오늘 기륭전자에서 4시부터 집회가 있었습니다. p.s 현장문자]사람이 많이 필요하다고만 하십니다 물대포건 머건 사람이 없어서 밀린다고...ㅠㅠ 8:40현재 윤활유님 상태) 왼쪽눈 부상, 안압때문에 오늘밤은 앉아서 지내야 하고 병실이 없어 대기중이라고 합니다. 아프리카 현장방송
http://www.afreeca.com/opentv/opentv_pop.asp?szStr=5b5d1d0e4c0a4d13564940114c13564611585e1e&nWidth=480&nHeight=360&isAutoPlay=1 전국 229개부대, 6주간 경찰봉·방패·물포·분사기 사용 훈련 강화 http://www.vop.co.kr/A00000225927.html 10~11월 대규모 촛불집회 등이 예정된 가운데 경찰이 집회·시위 진압훈련 강화 지시를 내리는 등 본격적인 촛불 진화 작업에 착수했다. 20일 경찰청 경비국은 “10월~11월 중 예상되는 대규모 상황을 대비, 전국 상설부대를 대상으로 훈련을 강화해 집회시위 현장대응역량을 제고하겠다”며 ‘대규모 상황 대비 전국 상설부대 훈련강화 지시’를 각 지방청과 전국 229개 상설부대에 내려 보냈다. 지시사항에 따르면 경찰은 오는 22일부터 11월 28일까지 6주간 부대별 집중훈련을 실시한다. 훈련대상은 경찰관 기동대를 포함한 전국 229개 상설부대로 시설전담·해안경계 부대를 제외한 모든 전의경 및 경찰관 부대이다. 이에 따라 229개 상설부대들은 부대별 집중훈련일을 주1회 지정해 집중훈련을 실시하고 지역 실정에 맞게 부대간 연합훈련도 실시한다. 집중훈련에서 경찰은 불법폭력시위 유형에 따른 상황별 전술(연합)훈련, 각종 집회시위 관리 장비의 조작·안전사용 숙련훈련, 상황별 지휘요령 및 부대원과의 전술교감체제 확립, ‘집회시위 현장 법집행 매뉴얼’ 활용 및 기본적인 법집행 요령 숙지 등을 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경찰봉·방패 등 개인장구 안전사용수칙 숙지 및 반복훈련 △물포·분사기 운용지침 습득 및 규정·상황에 맞는 사용 훈련 △각종 집회·시위 관리장비 점검 △무전에 의한 부대 배치·이동 등 기본전술 숙달 훈련 등을 하게 된다. 경찰은 경찰청 점검단까지 편성해 훈련기간 중 2회 훈련점검을 하는 등 집회시위 진압훈련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새로운 연대기구 ‘민생민주국민회의(준)’는 오는 25일 ‘1% 강부자 정권에 맞서는 99% 국민 희망 만들기’ 집회를 서울 청계광장에서 개최하는 등 '촛불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또 26일 서울 대학로에서 ‘2008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11월 8일 서울 여의도에서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비정규직 철폐, 공공성 쟁취 촛불문화제’, 11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농민대회’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들이 예정되어 있어 촛불이 되살아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