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있었을땐데 캘리포니아에서 잡오퍼받아서 면접 보러 다녀왔습니다.
미국 회사 그 쪽에서 왕복표를 끊어줘서 본의아니게 하루만에 다녀왔어요.
미국 입국할때는 간단합니다.
미국 입국심사관 : "왜 왔니? 미국에? 어라? 하루만 있다가 가는거네? "
나 : "ㅇㅇ 내가 포토아티스트인데 산타모니카 사진이 필요해서 오늘 잔뜩 사진찍고 돌아갈려고."
미국 : "아 그렇구나, 사진이 필요하면 그럴수 있지 ㅎㅎ 뭐 어차피 오늘 갈거니 잘 보고 돌아가" 입국도장 쾅쾅.
팁이라기에는 뭐 다들 아실것 같지만 그래도 모두가 아는 팁을 드리자면
미국에서 잡오퍼를 받고 미국으로 입국시에 절.대.로 면접때문에 왔습니다. 이러진 마세요.
바로 쫓겨납니다. "님, 지금 취업비자도 없는 상태로 미국에 취업을 시도하는거 자백함?"
간혹 1000명중 1명 정도가 그런말 해도 별 문제 없던데? 라고 하는 사람들 꼭 있는데
빌딩에서 떨어져도 1000명중 1명은 별탈없이 살 수 있습니다.
굳이 그런 이상한 레퍼런스를 따르지 말고 일반적인 룰을 반드시 따르세요.
취업이 확정되고 워킹 퍼밋 받기 전까지는 방문 목적은 무조건 여행입니다.
여튼 미국에 도착해서 면접은 나름 성공적으로 보고
인앤아웃 먹고 놀다가 시간맞춰 다시 밴쿠버 복귀를 위한 공항행.
그리고 밴쿠버를 떠난지 약 9시간만에 밴쿠버로 다시 도착.
밴쿠버는 워킹퍼밋으로 나름 큰 IT회사에 재직중인 상태라
밴쿠버에서 한국 왕복, 밴쿠버에서 미국 왕복 지금껏 입국시에 큰 문제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얘기가 다르더군요.
밴쿠버로 돌아오는데 입국 데스크에서 제 표와 여권을 보더니 이유도 설명안하고
손가락으로 딱하고 구석을 가르키네요."저 쪽으로 가시오"
손가락이 가르킨 방향은 이미그레이션 센터.
아시다시피 입국시에 걸리면 입국데스크에서 취조하는게 아니라
이미그레이션 센터로 보내는데 여기는 왠만한 사람들은 평생 올 일 없는 곳.
입국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99%가 동남아, 인도, 무슬림들..
공간도 뭔가 굉장히 삭막하고 캐나다도 아닌 제 3지대라는 그런 기운이 막 돌고,
여기서 잘못되면 정말 모든걸 다 망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잘못되더라도 곱게 우리나라로 보내지게 되도록 기도할 정도니깐요.
공무원 아가씨랑 아저씨가 한조(오버워치 한조 아님.)가 되어서 가방검사부터 속속들이 시작.
짐에 큰 문제가 없는걸 파악하고는 질의를 하는데 문제는 이 부분이더라구요.
"왜 하루만에 미국을 다녀온거지?"
여튼 미국에 인터뷰하러 갔다는건 왠지 추후 미국 워킹에 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는 너 관광하러 갔다고 했잖아, 근데 면접보러 갔다고? 이 정보는 미국입국기록장에 넘겨야겠다."
또 하나는 "뭐 캐나다 워킹 퍼밋을 발급받아서 일하고 있는 상황인데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해?"
이런식으로 양국에서 다 문제가 될 것 같은 어마어마한 불안감.
그리고 그게 뭔가 큰 불법인것 같은 느낌이 엄습...ㅠㅠ
어쩔 수 없이 거짓말로 "미국에 지사가 있어서 업무처리하고 돌아온거."라고 둘러댔는데
"그게 가능하냐? 해외 지사일을 하루만에 끝내는게?"등의 끊임없는 질문세례.
원래 관광비자 갱신용으로 미국 잠깐 들렀다 오는 사례도 예전에는 있었다지만(요즘은 택도 없습니다.)
그것도 이미 90년대 얘기인데다가 말씀드렸지만 저는 워킹퍼밋 소유자고 번듯한 직장도 밴쿠버에 있었거든요.
"나는 워킹퍼밋이 있다, 내일부터 다시 출근해야 한다. 관광비자하고 나는 아무 상관없다."라고 말해도 씨알도 안먹힘.
도대체 미국을 하루만에 다녀온게 무슨 문제가 되나 이런걸로 붙잡히나 정말 고민스러웠어요.
서로 실랑이를 1시간여 가까이 진행. 저도 제 나름대로 굉장히 필사적. ㅠㅠ
그러던 중 입국센터 직원이 자기도 검증할 수 없는 무한 질문에 짜증이 났는지 핵심을 꺼내더라구요.
"We don't care what you have done in United. Cannot over this process if you don't tell the truth about staying USA.Can you?"
말인즉, "니가 미국에서 뭘했는지는 아무 관심도 없다, 니가 미국에서 뭘했는지가 이렇게 불분명하면 우리도 끝낼 수가 없잖아.안그래?"
이때부터 갑자기 이 사람들도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부담감도 좀 완화가 됐어요.
"물론 훼이크다 이 ㅄ아~ 너의 진술은 캐나다 거주 취소의 근거가 될것이야~"
이런 함정도 있지 않을까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공무원 아가씨의 저 대사가
"나는 얼른 퇴근하고 싶다고..그러니깐 핵심만 말해줘, 너도 집으로 가고 나도 퇴근좀 하자."
이런 느낌이 팍팍드는게 뭔가 이쪽이 더 진심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세계 막론하고 공무원들은 일을 대충수습하고 집에 가려고 할때가 가장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죠.
나 : "저기..사실대로 말하면...미국 회사에 인터뷰하러 갔어."
공무원 여직원 : (뭔가 으쓱하면서.) 그치? 하루만에 일한거 아니지? 근데 왜 자꾸 출장갔다고 뻥치심?"
나 : "미국 입국할때 관광으로 들어갔거든."
공무원 여직원: (아까보다 더 으쓱하면서) 그건 걔네 문제고, 나는 니가 미국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아무 관심도 없다고 했잖아. 그럼 면접보고 왜 몇일 더 있다 오지 않았니?"
나 : "그 쪽에서 보내준 표가 당일 왕복권이었거든요."
공무원 여직원 : "그래 그쪽이 훨씬 일리가 있네. 아 진작 말하지. 알았어 그럼 넌 이제 밴쿠버로 다시 들어가라."
나 : "넵 감사합니다. ㅠㅠ"
이렇게 인생최고로 불안했던 2시간여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_-
좀 의아하신 분들이 계실거예요. "다른나라를 하루만에 갔다왔다는게 무슨 문제가 되지?"
나도 업무상 일본 당일로 갔다온적이 있고, 중국 하루만에 갔다온적도 있는데. 등등..
그런데 그것은 자국민일 경우에 해당되는거예요.
당시 상황이 저는 캐나다 워킹퍼밋이 있긴 있었지만 엄연히 외국인인 관계로 굉장히 까다롭게 체크가 된 상황이었구요.
제가 캐나다 시민권자라면 우즈베키스탄이나 티벳에 하루만에 다녀왔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상관없죠.
나중에 미국회사에 합격하고 시일이 지난후에 면접관 이사한테 물어봤죠. 왜 티켓을 하루짜리 보내줘서 사람을 고생시키냐고.
면접 왕복권을 보내준 미국회사도 지금까지의 캐나다 시민권자에게 면접 항공권을 보내온 일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표를 보내줬다고 하더라구요.
여튼 밴쿠버 공항 입국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면이 있다는거 정도로 마무리 하면 될려나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