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앞서,
모자란 글(극존칭 컨셉으로 랭겜 돌린 사연) 베오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바일로 작성한 글이라 짤막하게 적은건데 재밌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한번 했던 극존칭(~합니다. ~십시오.)컨셉은 제 멘탈 관계상 무리일지라도,
게임 내 존댓말쓰는 것은 습관으로 만들겠습니다.
댓글들 중에 십 년전 인터넷 예절 문화를 써주셨던 분이 계셔서, 덕분에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철 없는 아이들 때문에 오염됬던 멘탈이 그분들 덕분에 조금 정화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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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강등멋쟁이가 되었다가 월요일 밤 다시 승급전을 치르게 되었음.
승급전 첫 게임이었지만 퇴근 후 조금 피곤한 상황이라서 "서포터 갈게요"라고 말함.
근데 1픽이 조용히 말함.
"15픽 봇듀오요 ㅇㅇ"
하필 승급 첫판부터 봇듀오라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ㅋㅋㅋ
내가 봇듀오 외치던 때는 생각하지도 않고 15픽 봇듀오를 찢어버리기로 결심함.
"저 개인적으로 봇듀오 안 믿는데 제가 서폿가면 안되나요?"
"3픽님 서폿말고 다른건 안되시나요?"
그런데 5픽의 태도가 예의 발랐고, 4픽도 내게 다른 포지션 가고 싶은곳을 물어봄.
이게 왠일이래;; 다들 너무 착하잖아
3초 고민하고 정글 간다고 말함.
근데 밴픽이 끝나자마자 상대 1픽이 블리츠 고름.
그와 동시에 1픽이 멘붕 시전
"으아 ㅅㅂㅅㅂ 블리츠 뺏겼어."
5픽도 멘붕함. 아무래도 블리츠 할 생각이었나 봄.
"아 1픽아 어쩌지. 나 레오나랑 알리 없는데."
니네 10초전만해도 자신만만한 봇듀오 아니었니?
그래서 다시 마음을 바꾸고 서폿 간다고 말함.
"그냥 내가 서폿 갈게요. 5픽보단 서폿 잘하니까 블리츠 빈깡통처럼 구겨드림."
"... ㅇㅋ 전 딱 한대만 칠게요. 양념해주셈."
그렇게 되어 나는 룰루를 고름
4픽이 정글가고 5픽이 탑을 가게 됨
이게 베스트 초이스가 된 이유가 뭐냐면,
저는 정글=서폿>원딜>미드=탑 순으로 솔로라인에는 자신 없음.
정글 서폿 원딜을 좋아하는 이유는 상대방과 싸울때 우리 팀원과 함께 싸울수 있기 때문임.
정글러일 경우 라이너들과 함께 백업하거나 커버하고
서폿 원딜은 봇 듀오니까 둘이서 함께 싸우고...
아무튼 그래서 솔로라인은 별로 자신 없음.
그리고 우리 5픽은 탑 아칼리를 골랐고
상대 탑은 티모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대팀 1픽이 블리츠 칼픽이었다면
상대팀 2픽이 티모 칼픽이었음.
탑은 라인전에서만 아칼리가 3킬을 땀.
티모가 제대로 찢어짐.
요새 티모 유저들의 반란이 많다보니 아칼리가 걱정되긴 했는데
다행히 상대 티모는 대위가 아닌 그냥 일개 병사였나봄.
근데 랭겜에서 티모를 픽할만큼의 실력은 있었는지
3뎃을 기록하고도 CS는 아칼리와 비슷하게 챙김.
그리고 미드에서 우리 피즈가 상대 카타리나한테 탈탈 털림.
아무래도 일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었던건지 카타리나가 장미칼 사시미로 피즈를 회 떠버림.
마침 카타리나 스킨도 빌지워터 해적이었음 ㅋㅋㅋㅋㅋ
역시 뱃사람들이 생선 먹을줄 아는구나 싶음.
님들 나미도 함부로 픽하지 마세요. 카타리나가 사시미 막 던지고 그래요.
봇은 말할거 없었음.
상대가 블츠 미포였는데
블츠가 괜히 겁준다고 W로 우리한테 옴. 뒤질라고
W로 블리츠 압축시키고 E걸고 Q짤을 미포 블츠 둘다 맞춤.
그담에 미포한테 탈진 걸고 미포 일점사.
봇에서는 더블킬 냄.
그 후로도 계속 더블킬 냄.
블츠 그랩 -> 내가 끌려감 -> 셀프 커져라! -> 미포 궁씀 -> 변해라! -> 더블킬
그렇게 라인전 끝내고
저쪽은 카타리나가 제일 잘컸고
우리는 이즈리얼이 제일 잘 큰 상황.
한타 잘못하면 카타리나가 모조리 쓸어담을수도 있으니까
시야싸움이 치열해짐
그래도 블리츠가 블리충은 아니었는지 오라클 빨고 개념있게 와드를 지움.
나도 오라클에 핑와 대량구매해서 버섯이랑 와드 지움.
그러다보니 나랑 블리츠랑 템 차이가 심했음.
30분 당시 2/1/20이었던 나는 루비시야석,룬방벽,자이언트벨트,기괴한가면,아이오니아장화,핑와로 템창 채웠는데
블리충, 아니 블리츠는 루비시야석, 슈렐, 기동력 장화, 끝
저쪽은 제일 카타리나만 끊으면 되니까
마지막 한타때 궁 쓰려고 뛰어오는 카타리나한테 W 걸고, W 풀리기 직전에 탈진 걸음
우리 팀원의 일점사로 인해
결국 카타리나는 피즈의 상어뱃속으로 들어감.
뱃사람의 숙명인듯
물고기를 먹는자, 물고기밥이 될것을 각오하라는 명언이 생각남.
미포는 와하하하 궁쓸 시간도 없이 궁킨 올라프의 도끼찍기와 아칼리의 궁 대쉬를 맞은 뒤,
마무리 피즈의 삼지창을 맞고
카타리나를 따라 물고기 밥이 됨.
그러게 뱃사람의 숙명이라니까.
님들 아깐 착각했어요. 물고기 무시하면 큰일남.
끝내는 3/1/26의 기분좋은 KDA로 랭겜 첫 승급전 이김.
겜 끝나고 대기실에서 카타리나랑 얘기함.
"카타 미안. 나 계속 너만 바라봤어."
"아냐 룰루 잘했어. 그게 맞는거지."
"근데 혹시 니네 블츠 미포도 봇듀오였어? 1픽이 블츠 5픽이 미포 고르던데"
"하 ㅅㅂ ㅡㅡ 미포 ** 봇듀오간다고 자기네들만 믿으라고 하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타야. 너네가 진 이유가 뭔지 알아?"
"?? 뭔데"
"봇듀오를 믿었기 때문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도 15픽 봇듀오 간다는거 내가 찢어놓음."
"......"
"담판은 건승하길 바래. ㅅㄱㅇ"
"ㅅㄱㅇ"
요약 : 물론 잘하시는 봇듀오분들 계시는거 압니다. 근데 전 안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