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유사역사를 신봉하는 분들 특히나 그중에서도 "대쥬신" 및 "환국"을 칭송하는 사람들의 부류가 있습니다.
이들은 일제시대 민족주의 역사가들의 연구와, 금과옥조와 같은 몇몇 역사서를 들어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역사라고 주장하죠.
그런데 이들이 주장하는 역사가 과연 "민족적"역사인지에 대해서는 지적한 적이 별로 없는거 같습니다.
사실 나랑 상관없는 벌집 건드려봤자 쏘이기만 하고 별 이득이 없죠. 특히나 그 벌집이 꿀도 없는 빈 집일 경우는 더욱이.....
여하튼 사설은 이쯤에서 접고 그분들이 그렇게 신봉하는 "민족주의 역사"가 어떠한 배경에서 나왔는지를 고찰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소위 유사사학자들의 연구는 무슨 역사서를 기반으로 삼고 있을까요? 태백일사? 삼성기? 환단고기?
아닙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역사를 가장 많이 반영하고 있는 책은 "일본서기"입니다. ㅋㅋㅋ
어이쿠 웃음이 나와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라..... 민족주의 사학자를 칭하는 분들은 크게 2개의 뿌리로 나뉩니다.
한부류는 신채호 선생님을 주류로 하는 부류입니다.
이쪽의 학문적 근원은 "중국사"입니다. 신채호 선생님도 중국의 역사서적들을 기반으로 해서 연구를 하셨고, 그 결과 조선 상고사같은 책을 써내기도 했죠. 사실 이쪽은 이론에 대해서 비평이 있어도 현대 역사가들에게 비난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저도 굳이 언급하고 싶진 않고요. 오히려 이분은 지금 환단고기등을 믿는 사람들이 자신을 근거로 대는거에 어안이 벙벙하실지도.....
그러면... 다른 부류는 누구일까요? 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들이 맞습니다.
이들은 일제치하에서 일본이 만들어낸 역사를 기반으로 가진 분들입니다. 거짓이라고요?
먼저 저번에 이슈를 만드셨던 백제 동남아 경락설 주장하시던분....
그 많은 역사서중에서 백제가 동남아를 지배했다는 내용은 "환단고기"와 "일본서기"에만 나옵니다. 신기하죠? 그 많은 사서중에서 딱 맞는 내용이 일본서기에만 나오다니.
그런데 말입니다.....
환단고기의 내용은 묘하게도 1개 사서랑 대입이 됩니다.
예를 들어 요서 경락설은 삼국사기에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환단고기에서는 이미 없어진 서적을 거론하면서 요서 10성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안시성주 양만춘이라는 이름은 신채호 선생이 처음으로 조선상고사에서 언급했으며, 동춘당선생 별집이라는 책에 기록되어 있다고 되어 있지요. 그런데 환단고기는 또 태백일사라는 책을 들어서 거기에 이 내용이 나온다고 씁니다.
이러한 문제때문에 지금도 환단고기는 일제시대때까지 나온 역사적 사실들을 묶어서 없어진 책에서 봤다고 해서 묶은 책이란 의심을 받고 있지요.
다음으로는 유사역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내용이 식민사관과 매우 닮았다는 겁니다.
식민사관은 크게 일선동조론, 정체성론, 타율성론의 3가지를 기반으로 합니다.
일선동조는 한민족이 원래 일본민족과 하나라는 내용이고,
정체성론은 한민족은 조선이후로 근대화가 되지 못했다는 내용이며,
타율성론은 한민족은 스스로 발전을 하지 못하고 외세의 영향으로 발전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유사역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보면 묘하게도 이들 주장과 매우 유사합니다.
정체성론 : 유사역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조선을 흑역사로 규정하고 조선시대는 근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망한 개판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당파싸움과 유학이 조선을 발전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당파론은 일본이 조선의 후진성을 이야기할때 18번으로 쓰던 소재이며, 아시아에서 최초로 유학을 비판한 사람이 1870년대의 "후쿠자와 유키치"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유키치가 쓴 구절을 보시지요.
"학문의 목적은 국가의 문명화에 있고, 국가의 문명화의 목적이 바로 국가의 독립에 있다. 학문의 목적은 일본의 구습일소이며, 국민성 개혁이다. 일본의 구습과 악습, 그리고 문명화를 지연시키는 관습들은 주로 유교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왔다. 그러니 유교적인 기풍을 일본에서 완전히 일소해야 한다."
어디서 많이 들은 글 같죠? 여러분의 착각입니다.
일선동조 : 이를 알려면 먼저 만선사관이 먼저 선행되는데 이것은 조선은 만주의 역사에 따라서 이리저리 끌려다녔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본은 만선사관을 확립하기 위해서 만주땅을 파헤치면서 만주에 근원적인 국가가 있으리라 주장을 하는데, 이것이 훗날 유사사학자들에게 "환국"의 떡밥이 됩니다. 특히나 요근래들어서 그들이 우리 문화라 주장하는 홍산문화는 사실 1908년 일본의 학자인 "도라이 류조"가 발견했으며, 이후로 엄청나게 연구가 되었다는 사실은 무시합니다. 마치 최근에 발견되었으며, 우리의 역사인데 중국이 먹으려 한다고 주장하죠.
아. 얼마전에는 어떤분이 대표로 가서 중국한테 훈장인지 뭔지 받고 오신걸로 알고있습니다.
중국의 수작에 놀아난다더니 홍산문명을 중국에 넘겨주고 오셨더군요.....ㅋㅋㅋㅋㅋㅋ
그럼 일본이 왜 이렇게 만주벌판을 헤집고 다녔느냐...... 이게 만선사관을 확립하기 위한 전초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내세우는게 그 지긋지긋한 임라일본부설이지요. 과거부터 우리 민족은 북으로는 만주, 남으로는 일본에게 쥐락펴락하는 민족이였고, 그러다보니 서로 피가 섞이고 문화도 교류되어서 우린 하나이다. 라는게 일선동조의 주 컨셉입니다. 뭐 사실은 일본의 문화적 기원을 어디서 보느냐로 연구되던것이 통치적인 철학으로 변질된것이 원인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내용을 조금 바꿔서 유사사학자는 "만주와 일본에게 한민족이 지배당한것이 아니라 거꾸로 우리가 다 지배한거다"라고 엎은겁니다. 애시당초 상대의 거짓말에 대응해서 더 큰 거짓말로 덮은거란거죠. 그러다보니 만주와 일본, 나아가서 중국까지도 지배해야 하는 거대한 국가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환국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타율성론 : 네 마지막으로 타율성론입니다. 조선은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를 못하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죠.
정체성론과 일부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 내용이 왜 들어가느냐. 유사사학을 주장하시는 분이 조선타령을 하면서 이를 신나게 주장하시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거 일본에서도 똑같이 써먹었어요. 그래서 결론이 -> 일본이 개항을 돕고, 그걸 바탕으로 조선을 근대화 시켜주겠음. 이지요.
김옥균 선생이 이거에 혹해서 넘어간거죠. 뭐 후대에 임승국이라는 분이 전두환 대통령께 "숙청"을 통해서 현 사학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우리나라 사학계는 타율성에 젖었다는 요청도 하신적이 있지요. 하하하하.....
결론적으로 유사사학자들은 그들의 학문적 기반을 일제시대의 사학적인 발견 및 일제의 교육에서 온 문화들에 기반을 둡니다.
이들도 이걸 모르진 않아서 최근에는 여러가지로 새로운 발견을 꾀하기도 하지요. 답사도 제법 다녀오시는걸로 압니다^^
하지만 이들의 학문적 근본이 문제가 너무 큽니다.
이들은 현 사학계를 비판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기반을 비판하는데는 인색합니다. 아니, 인색이 아니라 비판의 대상이 아니지요.
대전제의 수정 없이는 의미있는 발전이 있을수가 없습니다.
진정한 학문의 발전은 건전한 사고를 바탕에 둔 비판에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