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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out (feat. 양치질 전쟁)
게시물ID : baby_213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카고댁
추천 : 6
조회수 : 71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08/19 11:12:31
세살이 된 둘째는 양치질을 무지 싫어합니다.
칫솔만 들이대면 온집안을 도망다닙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양치 잘 하면 캔디 주겠다고 꼬셔도 봤습니다.
그래도 안 됩니다.
남편과 둘이서 아이의 사지를 누르고 울며 불며 반항하는데 억지로 이를 벌려 양치를 한 적도 있습니다.
양치에 대한 인상만 더 나빠지는 것 같아 이 방법도 곧 포기했습니다.
선천적으로 건강한 이를 타고 났으면 좀 봐주겠는데,
세 살인데 벌써 충치를 세 개나 치료했습니다.

세 살이지만 아들이라 그런지 힘이 장사입니다.
엄마는 포기하고 아빠에게 맡겼습니다.
아무리 아빠라도 아이의 입을 강제로 열어서 3분간 유지시킬 요량이 없습니다.

하다 못해 아빠가 타임 아웃 제도를 도입합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벽앞에 서서 몇 분동안 아무 것도 못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벌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한두 번이지, 이놈이 슬슬 꽃게처럼 벽을 타고 옆으로 기어가더군요.
그래서 좀 무서운 데로 보냅니다.
바로 불이 꺼진 깜깜한 차고입니다.
깜깜한 데에 혼자 우두커니 서 있으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줄 거 같아 그 방법은 말리고 싶었으나
다른 모든 방법을 써 봐도 효과가 없기에 옆에서 말릴 도리가 없었습니다.

물론 저도 무서운가 봅니다.
컴컴한 차고로 쫓겨나고 등뒤로 문이 닫히면 금방 차고 안에서 "야!"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끼익 문이 열립니다.
"양치할 거에요?"
"네~"
그러면 얌전하게 들어와서 양치를 합니다.

어느덧 양치 거부와 차고에서 벌서기가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루 두 번 아침 저녁으로 우리집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점심 후 양치는 제가 어르고 달래서 합니다.)

"양치하자~"
"싫어!"
"그럼 넌 거라지에 가서 타임아웃하고 있어."
끼익~ 문이 열리고 아이는 차고로 쫓겨납니다.
문이 닫히면 1초 만에 차고에서 아이가 "야!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끼익~ 문이 다시 열립니다.
"양치할 거에요?"
"네~"
얌전하게 들어와 양치를 합니다.

오늘도 아침식사가 끝나자 또 양치전쟁이 시작됩니다.
"양치하자~"
"싫어!"
"그럼 타임아웃할 거에요?"
"네~"
그리고 아빠는 친절하게 문을 열고 아들은 순순하게 또 어두컴컴한 차고로 걸어들어갑니다.
이제는 밥먹고 차고로 걸어들어가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_-
1초 만에 야!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양치할 거에요?"
"네~"
아들은 얌전히 양치를 합니다.

어차피 거라지로 쫓겨나고 야! 소리 지를 거고, 1초만에 들어올 거면,
타임아웃 없이 소리지르기 없이 얌전하게 양치를 하면 안되는 걸까요?

오늘도 익숙한 듯 어두컴컴한 차고로 걸어들어가는 아들을 보니 웃음이 나기도 하고 딱하기도 합니다.
에효...
이러다 양치가 아니라 타임 아웃이 일상이 되면 어떡하죠? ㅠㅠ
출처 http://foodiechicag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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