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는데요.
다른 글에서 일제시대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을 문제삼으면서 쓴 글인데, 생각보다 비공감을 많이 받아서 역게 분들의 조언을 좀 듣고자 합니다.
댓글 전문입니다.
"음 일제시대 문제는 원체 예민해서 다루기에 조심스럽지만 등산 각오하고 몇 자 써보고자 합니다.
우선 일제로 인해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한 것은 통계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일본 자본에 의한 강압적이고 타의에 의한 전략적 개발이었지만, 통계로만 보면 분명 일제에 의해 근대화가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 해방 직후 일본 자본과 인력이 유출되면서 경제지표가 대거 하락한 것이 이를 입증합니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모든 가치판단의 척도는 아닙니다. 일제 하에서 민족성 말살과 각종 수탈 정책과 탄압, 고문 및 자주권의 강탈과 같은 요소를 모두 고려해서 일제 강점기를 판단해야 합니다. 경제지표와 생활수준이 향상된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가치평가하는 것은,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사람의 오류입니다. 근대화는 일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분명 맞다고 보지만, 그 대가로 일제에서 강탈당한 수많은 사람의 생명과 정의와 자원과 행복을 생각한다면 일제 강점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헙니다.
또한 일제가 조선인에게 유화적으로 대한 것 역시 맞다고 봅니다. 유대인과 비교하는 것이 무리인 것은, 독일은 유대인을 공공의 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탄압해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방법을 썼지만 일본과 조선인의 관계는 좀 달랐습니다. 조선의 땅과 자원뿐만이 아니라, 조선인이라는 인적 자원 역시 이용하고자 유화책을 편 것이지요. 허나 이걸 두고 일본이 나치보다 착해서 조선인에게 잘 대해줬다고 하면 그건 헛소리겠지요. 어디까지나 양쪽 모두 정책의 결과일 뿐입니다. 성격이 다른 정책 두 개를 비교하면서 어느 쪽 더 낫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바보짓이며, 둘 다 똑같은 제국주의자에 불과합니다."
논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제 강점기 하에서 경제 성장이 일어난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각종 경제 지표가 그것을 증명한다. 이 부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 하지만 경제지표만이 모든 가치판단의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경제외적인 측면의 계량화할 수 없는 가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일제에 의한 통치가 긍정적이었다고 평가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
- 일제가 조선인에게 일부 유화책을 편 것도 사실이다. 허나 이는 조선인이라는 인적 자원을 그들의 생산과 전쟁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었지, 조선인에 대해 선량하고 우호적인 의도(근대화를 시켜주겠다)는 의도로 한 것이 아니다.
이 댓글이 쓰여진 곳의 상당수가 일본 우익과 동조자들을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서, 논리적인 측면에서 일제 강점기에 대한 평가하는 입장 역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제 글이, 자칫하면 일본의 편을 드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오해가 있어서일까요. 아니면 논리적으로 잘못된 측면이 있어서일까요. 비공감을 많이 받았지만 코멘트가 딱히 없어서, (사실 마음에 좀 걸리기도 하고) 문제가 있다면 생각을 조금 더 해보고 싶어서 민감한 주제이지만 역게분들의 의견을 부탁드리고자 가지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