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수배자들의 농성을 지원하던 문아무개(39)씨 외 시민 2명이 조계사 앞에서 9일 새벽 2시께 박아무개(38)씨가 휘두른 칼에 찔려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칼에 찔린 시민 3명 중 문씨는 칼이 머리에 깊이 꽂혀 현재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시민은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카페 소속회원들로 조계사 근처에서 오랫동안 수배자 농성을 지원해왔다.
새벽 2시께 조계사 근처를 들른 박씨는 시민들과 말싸움을 벌이다 홧김에 칼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목격한 김홍일(52)씨는 “한 남자가 시민들에게 다가와 ‘미국 쇠고기보다 한우가 더 위험하다’며 논쟁을 벌이다 돌아가는 듯 하더니 갑자기 긴 칼 2개를 가져와 시민들을 찔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먼저 시민 2명의 얼굴을 칼로 긋고, 다른 시민 한명의 뒷목을 강하게 내리친 후, 넘어져 있는 사람의 이마를 칼로 찔렀다”고 덧붙였다.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박씨가) 30cm 이상의 횟감을 손질하는 용도의 긴 칼로 사람을 찔렀다”고 주장했다. 또 박씨는 건장한 체격에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이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박씨는 시민 셋을 찌르고 도망가던 중, 조계사 근처를 순찰하던 종로서 형사들에게 안국동 로터리 근처에서 붙잡혀 현재 종로경찰서에서 자세한 범행동기 등을 조사 받고 있다. 조사를 진행중인 종로서 한 경찰은 “ 박씨가 ‘시민들이 욕을 해서 홧김에 찔렀고, 자신이 운영하는 조계사 근처 식당에서 칼을 가져왔다’고 진술했다”며 “현재까지는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칼에 찔린 시민들은 현재 서울대병원,국립의료원 등에 나뉘어 치료를 받고 있고, 문씨 외 칼에 찔린 시민 2명은 생명이 위독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몇몇 시민들은 “피의자 박씨가 시민을 칼로 찌르기 전 주변 경찰들이 적절히 제지를 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며, 현장에 나와 있던 경찰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09274.html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