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내가 지금까지 들어보거나 만난놈 중에서.. 가장 군생활 꼬이고 불쌍해 보이기까지한 내 맞후임놈 군생활을 풀어볼까 합니다...
뭐 메이커부대는 아니지만.. 나름 최전방사단이었는데... GOP투입부대다 보니.. 소위 GOP투입직전 신병이 몰아서오는 GOP군번이라는게 존제합니다...
그중에 풀린군번에 속하는게 저였습니다.. 선임중 많은 인원이.. GOP근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서 타부대 전출을 갔고... 소대 30명중에 동기가 8명이라는... 한번에 많은 인원이 전입온 GOP군번의 대표주자였으니까요..
그러고나서 2주뒤에 온 제 맡후임.. 맡선임을 8명이나둔.. GOP군번의 피해자중 하나였습니다...
GOP에 올라가고나니.. GOP가보신분은 아시겠지만.. 그 오랜 긴~~밤.. 남정내 둘이서 초소에 있는다는거.. 보통 심심한일이 아닙니다...
제 맡후임놈이.. 명색이 문예창작과 놈에. 말주변이 좀 있어서.. 귀신이야기나 무서운이야기 같은걸 정말로 맛깔나게 잘했습니다...
정말 주위 빛도 없고 정막하기 그지없는 GOP에서 맡후임놈이 하는 귀신이야기는 한여름밤 무더위를 잊게하는.. 선임들에게 최고의 인기였습니다.
그소문이 저희 또라이 중대장의 귀에 들어가게 됩니다...
한번은 순찰돌다가 네가 그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잘한다며? 하면서.. 초소에서 귀신이야기를 해보라고 합니다...
와. 너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 잘한다... 라고 칭찬했던 중대장... 그러고 중대OP로 복귀하더니.. 몇일후에 맡후임놈이.. FEBA부대로 전출가게 됩니다...;;;
이유는 귀신이 보여서.. GOP근무에 부적합하다는 겁니다... 참 어이없는 이유로 FEBA부대로 전출당해버립니다..
그 맡후임을 다시본건.. GOP철수를 하고난 후입니다.. GOP근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맡후임놈은 전출당한 부대에서도 같이하지 못하고 FEBA에 그대로 잔류해서.. 철수해 내려온 저희부대와 합류.. 다시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GOP철수하고 전부대원이 GOP철수휴가라는걸 받아서 전부대원이 휴가를 나가는게 있습니다.. 물론 맡후임녀석은 GOP생활이 거의 없었으므로 이 휴가대상에도 제외되서.. 부대에 잔류해있습니다...
그녀석이 타부대로 전출되었던게 이등병때였다가. 다시 저희부대로 합류한게 상병때... 나름 군번이 풀려서. 거의 최고참급이였지만.. 대부분의 후임들은 그녀석을 선임대우 제대로 하기 힘들어 합니다....;;;;
보통 짬순으로 나눠주던 포상휴가하나 그녀석에게는 떨어지지 않았으니까요... 불쌍해서 하나 챙겨주려 했지만.. 그녀석 넉살도 좋아서.. 괜찮다고... 고생한 후임들 더 챙겨주라고...
그리고 병장이 다되어가던 그녀석이 일병정기휴가라는걸 쓴다고 합니다... 전출된 부대에서 관심병사취급을 받아서 휴가를 한번 못나가봤다고 합니다... 물론 포상휴가 한장 받아본적 없던 놈입니다... 내 그 휴가만큼은 보내주려 노력했지만.. 또라이 중대장에.. 훈련일정같은게 어찌어찌 겹치면서 한주 두주 밀리더니....
대망의 신종플루라는게 터지면서 전군 휴가제한이라는 개막장 시나리오가 펼쳐집니다....
그녀석.. 100일휴가 나가보고... 말년 전역직전까지 휴가 외출 외박.. 전혀 해본적도 없더군요..;;;;
결국 정기휴가는 다 내보내라는 군단 지침이 내려온 덕분에... 전역직전에 일 상 병 정기휴가를 몰아쓰는데....
진짜 그녀석 울먹이는게 제 가슴이 다 아팠습니다... 이게 얼마만에 맡아보는 사회공기냐면서......ㅠㅠ
수색 공수 특공같이 특수부대에서 군생활 강도자체가 높았던건 아니지만... 2년가깝게 휴가 외출 한번 못한채로 부대에서만 지냈던... 그녀석의 군생활도.. 상위1%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